생산성으로 ‘월드 베스트 하역사’ 노린다

생산성 세계 기록 경신 위한 하역연구 TF팀 구성

 

2002년 개장한 '동부 부산 컨테이너 터미널(DPCT)' 전경. DPCT는 06년 약 120만teu를 처리하여 단일기업 국내 최대물량 처리 기록을 수립했다.
2002년 개장한 '동부 부산 컨테이너 터미널(DPCT)' 전경. DPCT는 06년 약 120만teu를 처리하여 단일기업 국내 최대물량 처리 기록을 수립했다.

 

‘글로벌 시대’란 말도 일상적 용어가 된 이후, 수많은 기업들이 ‘국내 최초’, ‘국내 제일’을 넘어서서 ‘세계 최초’, ‘세계 제일(World Best)’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진실을 쉽게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근거없는 ‘월드 베스트’를 표방하는 기업들도 부지기수인 것이 현실이다.


동부 익스프레스의 하역부문 역시 ‘월드 베스트’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동부는 말뿐인 세계 제일이 아니라 실제로 항만하역 생산성 부문에서 세계기록을 차례차례 수립해가고 있으며, 동부의 전체 항만에서 모든 화종(貨種)에 대한 생산성 세계기록 경신을 목표로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부 익스프레스의 항만하역부문을 살펴보았다.

 

서울 대치동 동부 금융센터 빌딩 16층에 위치한 동부 익스프레스 본사를 찾았을 때에는 ‘우수화물운수사업자 서비스 품질 등급’ 인증을 받기위한 준비로 분주한 분위기였다. 동부는 가능한 모든 인증을 받는 것을 목표로 지금까지 ‘종합물류기업인증’, ‘정보화우수기업’ 등을 비롯하여 국내 최초로 ‘물류경영시스템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동부 익스프레스의 권순완 상무는 이에대해 “향후 국제 3자물류 시대에 대비하여 물류관련 국내외 인증은 모두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생산성 향상·물류효율화 위해 전문연구소 설립
권 상무는 동부 항만하역부문의 목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 향상이라며 “하역사의 고객은 선사다. 하역사가 선사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는 바로 높은 생산성”이라 설명했다. 동부는 이미 ‘동부 부산 컨테이너 터미널(DPCT)’과 인천 원목 하역부문에서 월드 베스트 생산성을 달성했으며, 2005년과 2006년 2년 연속으로 광양항 최우수 터미널 선정, 2007 상반기 부산항 컨터미널 생산성 평가 우수 터미널로 선정된 바 있다.

 

동부 익스프레스와 선진항만간 벌크 화종별 생산성 비교
동부 익스프레스와 선진항만간 벌크 화종별 생산성 비교

 

하역프로세스 개선 연구 통해 세계수준 생산성 달성
동부 익스프레스가 ‘월드 베스트’ 생산성을 실현하기 위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연구’와 ‘교육’이다. 동부는 물류부문 생산성 강화를 위해 산업공학 연구진을 대거 영입하여 자체 물류연구소를 설립한 후 현재 ‘전략연구소’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전략연구소는 ‘LOTEM(Logical Thinking, Open Minded, Teamwork, Excellence, Multi Player)’이라는 행동가치를 중심으로 동부의 물류사업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 △타당성 조사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관련산업·신기술·정부정책 등 물류 동향 분석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각 사업부의 과제를 지원하고 물류컨설팅 및 물류아카데미 운영을 실시하는 등 현장부서의 요구를 수렴하여 업무에 접목시키는 역할도 맡고 있다.


동부 물류영업기획관리팀은 지난해 물류생산성 연구를 위한 TF(Task Force)팀을 구성해 전략연구소와 함께 ‘벌크 하역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생산성 증대’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TF팀은 벌크 하역에 있어서 ‘프로세스 개선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한 손익개선으로 경쟁력 우위 확보’, ‘자사장비의 보유기준 설정 및 장비 운영형태 개선을 통한 원가절감 및 장비 통제력 강화’ 등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를 통해 현재 벌크 하역부문은 전반적으로 작업간 공정불균형을 가지고 있으며, 화종별로 △작업 중 대기시간 △작업자의 Cycle Time변동 △작업도구의 부적절한 사용 △선측 및 선내 장비 대기시간 등의 장애요인을 밝혀낼 수 있었다. 물류연구 TF팀은 이러한 프로세스의 문제점 파악과 함께 골프선수들이 동영상 촬영을 통해 자세교정을 하는 것과 같이 각 하역장비의 작업과정을 모두 비디오에 담아 그 동작과 동선을 분석하여 가장 효율적인 운용 방안을 도출해 냈다.

 

이 연구 결과를 원목하역작업에 적용한 결과 생산성이 17%나 증가했다. 또 국제 벌크 선사 ‘Gear Bulk’가 제공한 ‘부두별 생산성 비교자료’를 인용하여 로테르담과 앤트워프, 플러싱 등 화종별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한 항만들과 동부의 향상된 생산성을 비교한 결과 사료부원료와 INGOT, 펄프 부문에서 동부가 이 항만들을 능가하여 세계 최고 수준을 갖췄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로 동부 익스프레스는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제1회 물류혁신 성공사례 및 논문 현상공모’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IPA추최 고객만족 우수사례 공모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직원 1인당 연간 교육 177시간
권 상무는 “연구소의 산업공학 전문가들과 현장에 익숙한 차·부장급 임직원들을 4개월간 실무에서 완전히 분리하여 연구에만 전념하게 했다. 또 이 연구결과를 매뉴얼화 하고 각 항만별로 현장교육을 실시하여 지속적으로 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에 대해 권 상무는 “타사와 비교했을 때 절대 우위임을 자부한다”고 단언했다. 동부는 연간 직원 1인당 교육시간에 동업계 대비 46시간 이상인 177시간을 투자하고 있으며, 1인당 연간 교육비도 206만원가량으로 동업계보다 85만원이상 많이 투자하고 있다. 전사적으로 실시하는 ‘기본 역량 교육’은 직원 모두가 일정 시간을 이수해야 하며, ‘리더 역량 교육’과 ‘글로벌 역량 교육’ 등 다양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동부 익스프레스의 전사 교육체계
동부 익스프레스의 전사 교육체계

 

또 물류관리사와 물류컨설턴트 등 전문자격 취득을 위한 물류 아카데미도 개설하였으며, 이를 위한 부서별 학습조직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동부에는 업계 최대 인원인 총 132명의 직원이 물류관리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는 전체 취득 인원 270명을 목표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동부 익스프레스 물류 아카데미
동부 익스프레스 물류 아카데미


동부는 향후 국제화된 기업 운영에 대비하여 외국어 등 국제업무에 소양을 보이는 직원들은 국제 물류 부문에 최대한 배치하고 관련 교육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권 상무는 “광양항에서 물류개선으로 2년 연속 대상을 받았을 때, 우리는 2년차밖에 안된 직원이 프레젠테이션을 맡았다. 이것이 교육의 힘이다. 우리가 교육 투자에 집중하면 3~4년 내에 회사에 큰 힘으로 되돌아 온다”고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역생산성 향상 위해 선적항에 협조요청
교육은 현장에까지 이어져 안전을 위한 내부업무 교육이나 화종(貨種)·화태(貨態)에 대한 내용도 직원들에게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권 상무는 화물 중 비철 슬러그와 사료부원료를 예로 들며 “비철 슬러그와 사료 부원료는 방치해 두면 자연발화를 일으킬 수도 있는 화물이다. 이렇게 화물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맞춤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또한 선사에게 서비스는 생산성 향상이지만, 화주에게 서비스는 화물의 손상 없는 인도”라며 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한 안전교육도 결국 고객만족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한편 현장 혁신차원에서 작업 중 작업도구의 개량이 필요하면 이를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QSS(Quick Six Sigma) 시스템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예전엔 단순 관리감독을 맡던 현장직원들도 그 역할 범위를 ‘시스템 개선자’까지 확대하여 ‘장비에 대한 도구·장비에 대한 사람의 동작연구’ 등도 수행하게 하여 현장에서 실무적으로 효율적인 배치 이동과 차량 동선을 설정할 수 있게 했다. 또 이러한 개선 내용도 매뉴얼화하여 향후 교육에 사용하고 하역부문 ‘월드 베스트’화 작업의 기초자료로 이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동부는 원활한 하역을 위해 직원들을 선적항으로 파견하여 화물 적재 현황 파악과 하역편의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선적항에서의 적재형태가 하역할 때 편의를 좌우하기 때문에 선적항 운영사와 선사에 지속적인 요청을 하고 있으며,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컨테이너 ‘부산’, ‘광양’ 벌크 ‘인천’ 중심의 하역사업
조직구성도 ‘생산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 지사에 많은 재량권을 부여하는 현장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권 상무는 “전반적인 운영방향은 본사의 운영관리부가 결정하지만 지사가 현지 상황에 맞는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결정권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부문 역시 본사에서는 종합물류영업과 국제영업을 맡고 지사는 지역 영업과 전체적인 업무수행을 하고 있다.


동부 익스프레스는 전국에 부산항, 광양항, 인천항, 당진평택항, 울산항, 동해항 등 6개 항만에서 하역사업을 하고 있다. 이 중 컨테이너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부산과 광양, 벌크를 중심으로 하는 인천이 동부 하역부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2002년 개장한 ‘동부 부산 컨테이너 터미널(DPCT)’은 2개의 5만톤급 선석과 1개의 5,000톤급 선석, 7대의 갠트리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07년 동부가 부산에서 통관업을 시작한 이후 하역과 통관에서부터 컨테이너 유지·보수 및 정비까지 One-Stop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9만4,000여평 규모의 On-Dock 장치장을 보유하여 ODCY(Off-Dock 장치장) 이용으로 인한 물류비 증가를 피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DPCT는 06년 약120만teu를 처리하여 국내업체 중 단일기업으로 최대 물량 처리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역시 2002년 개장한 ‘동부 광양 컨테이너 터미널(DKCT)’은 5만톤급 1선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차원에서 제공하는 각종 세제 혜택과 컨테이너 무료 장치기간 연장 등 각종 할인이 장점이다.


인천은 ‘동부 인천 북항 다목적 터미널(DIMT)’의 개장과 더불어 동부 벌크 하역부문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DIMT는 최신장비와 벌크 부두 자동화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극대화된 생산성과 원스톱 물류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점을 무기로 대형 벌크 화주 유치에 힘쓰고 있다.

 

동남아까지 국내와 같이 인식
동부는 현재 해외항만에 대해서는 베트남 붕따오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가 진행하는 해외항만개발 사업에 대부분 참여하여, 4개의 해외 항만개발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국제 터미널 운영사(GTO) 관련 전략에 대해 권 상무는 “연근해에 위치한 동북아와 동남아 지역은 외국이라 보지 않고 국내 거점과 같이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상무는 유럽의 예를 들며 “유럽은 육지로 이어져 있어서 국경의 개념이 약한 반면 아시아 지역은 거리가 가까워도 바다나 산맥으로 국경이 나뉘어 있어서 외국은 먼 곳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며 “‘외국’이라고 하면 넘어서기가 쉽지 않으므로 인근 지역은 모두 국내라 생각하고 해외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뜻을 밝혔다.

 

인터뷰 / 권순완 동부익스프레스 상무
“사람, IT, 하드웨어에 대한 투자 확대”

 

권순완 동부 익스프레스 상무
권순완 동부 익스프레스 상무
△동부 익스프레스 항만하역부문이 지향하는 목표는
“고객만족을 위한 생산성 ‘월드 베스트’가 목표다. 지속적인 작업개선과 보급을 통해 전체 부두, 전체 화종에서 세계 최고 기록 경신을 노리고 있다. 또한 다른 하역사들과 마찬가지로 ‘3자물류(3PL)’를 지향하고 있다. 화주와 선사, 운송사, 물류회사 모두 Win-Win하려면 3PL로의 이행이 필수적이다. 동부는 항만하역을 시작점으로 하는 일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역부문 경쟁력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하역의 경쟁력은 사람, 장비, 선석, 장치장이라 할 수 있다. 이 4개가 잘 맞물려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야적장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동부가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야적장 공간이 충분해야 3PL이 가능하다. 우리는 On-Dock 장치장과 부두연계 장치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한 화주에 대한 서비스 강화를 위해 내륙 Depot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직원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는
“물류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운수회사’였던 곳들이 3PL을 지향하며 ‘로지스틱스’회사로 변모하고 있다. 빠른 변화에 맞춰 인력의 질도 지속적으로 향상되어야 한다. 3PL에 참여하려면 물류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동부에서는 자체 개발한 종합물류 커리큘럼에 따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물류관리사 등 관련 자격증 취득 여부도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있다. 한편 향후 국제교역 증가에 대비하여 외국어뿐만 아니라 외국과의 관습·법·제도의 차이를 인지할 수 있는 국제 감각있는 인력 양성을 위해서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이를 비용으로 인식하면 현재에 답보할 수밖에 없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분야가 더 있다면
“과거의 물류가 하드웨어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경쟁이다. 최근 2년간 IT부문에만 200억원 가량을 투자하여 물류전반의 과정 정보가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물류가 원활히 소통되기 위해서는 작업정보의 실시간 파악과 이에 따른 지시, 협력 등이 필요하다.

 

이를 가능케 해주는 것이 IT이이며, 향후 세계적인 물류회사와 경쟁하려면 IT가 주요 경쟁력이 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또 일괄물류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우리에게 3PL을 맡긴 화주 기업에 제공하면 기업의 물류 시스템에 대한 비용도 절감시켜 줄 수 있다.”

 

△향후 동부 익스프레스의 발전방향에 대해
“선진항만 벤치마킹이라 하여 외국항만을 돌아보는 데에는 이의가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수준의 부두가 많이 있다. 특히 벌크 부두는 동부 인천 북항 다목적 터미널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이제는 외국에서 우리 터미널을 벤치마킹하게 할 것이다. 또한 현재 동부가 매년 40%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올해에는 업계 2위, 2011년이나 12년경에는 국내 1위 물류업체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