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되돌아본 한국의 해운역사(1) 해수부 12년 역사 속의 장·차관들

초대 신상우 장관 현재 한국야구위원회 총재로 활약
강무현 장관 등 차관 출신 9명 중 3명 장관까지 역임
2005년 이후부터 ‘굵직한’ 해운선진제 도입 성과

‘한국해운 60년사’(한국선주협회 발간)는 한국해운의 역사를 <준비기(1945년-60년> <고도성장기(61년-80년> <조정기(81년-1995년)> <세계화시대의 한국해운(96년-현재)>으로 구분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한국해운이 독립적으로 성장·발전해온 역사를 시대적으로 나눈 것이다.

해운업의 고도성장기에 설립된 해운항만청은 이후 우리해운의 성장은 물론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의 해운불황기에 구심점 역할을 했다. <조정기>에 해운업계는 해운산업합리화 조치를 통해 구조 조정되었고 규제완화, 자유화,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정부의 보호에서 벗어나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 이후 <세계화 시대..>에 한국해운은 자유화와 개방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양한 선진 해운정책(제주선박등록제, 톤세제, 선박투자회사제 등)과 해운호황기에 힘입어 2008년 1월 현재 선복량기준으로 세계 6위의 외형성장을 이룩하며 ‘5대 해운강국’을 향해 내닫고 있다.

본지는 기획연재 <되돌아본 한국해운 역사>를 통해 <세계화시대와 한국해운의 발전기> 해운항만산업계의 내·외형 발전상과 정부의 제도들, 국제사회의 변화 등을 정리해보려 한다. 그 첫회로 1996년 8월 발족되어 12년만인 올 3월 국토해양부에 통합됨에 따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해양수산부의 역대 장·차관들을 회상해 보았다.     

- 편집자 주 -

부처존치에 대한 해양수산인들의 간절한 염원과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해양수산부는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났다.

12년이라는 결코 짧지만은 않은 기간 동안 해양수산부는 국내 해운산업을 세계 8위 산업으로까지 발전하는데 공로자 역할을 했다. 이제는 통합·이전된 국토해양부가 해운산업은 물론 국가의 중요산업으로 부각된 물류산업을 더욱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이끌어주길 희망해 본다.

12살을 끝으로 이제는 역사적 가치로만 남게 된 해양수산부. 그간 그 속에는 장·차관이라는 중책으로 해양수산인들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이들이 있었다. 길게 혹은 짧게 온전히 해양수산인들의 수장으로 활동했던 24인의 장·차관의 면면과 그들의 행적을 되짚어보았다.

96년 8월 김영삼 정부 시절 해수부 출범
초대 신상우 장관 이후 12인 장관 배출
해양수산부의 출범은 1996년 8월 해운항만청과 수산청이 통합·격상되며 이루어졌다. 당시는 김영삼 정부 시절로 김영삼 대통령은 해양의 중요성을 높이 사고, 해양관리 일원화라는 기치아래 해양수산부를 하나의 독립 부처로 출범시켰다. 이후 존립의 12년 역사 속에 15인의 장관과 9인의 차관이 배출됐다. 

차관 수준의 ‘청’이 하나의 독립 부처로 승격·탄생되면서 초대 장관으로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의 신상우 씨를 초대 장관으로 임명했다. 신상우 초대 장관은 임명된 이후 그 이듬해인 97년 8월까지 해양수산부의 틀을 잡는데 노력했다.

현재 한국 야구위원회 총재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신상우 초대 장관은 이번에 해수부 폐지반대 운동에 적극 동참하면서 다시 한번 해수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가까이 접할 수 있었다.  그 이후 2, 3, 4대 장관으로 1997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출신의 조정제 씨, 제15대 국회의원 출신의 김선길 씨, 14, 15대 국회의원 출신의 정상천 씨가 역임했다.

이 기간 동안 이번과 같은 해수부 폐지에 대한 사항이 두 차례나 앞서 논의되기도 했다. 해수부 출범 갓 1년을 넘긴 시점에서 김대중 대통령 취임 전 정부조직개편심의위에서와, 같은 정권 시절 초기 기획예산위에 의한 정부조직개편안에 해수부 폐지가 포함됐던 것. 하지만 당시의 위기는 잘 무마돼,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6대 해수부 장관 역임
11대 최낙정 장관, 14일의 ‘최단명’ 수장 
이후 해운항만청 차장과 한국선급 회장 출신의 이항규 씨가 5대 장관으로 활약했고, 참여정부의 대통령이었던 노무현 씨의 해수부 장관의 이력을 6대 장관의 프로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무현 씨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임명으로 2000년 8월부터 2001년 3월까지 7개월간 해수부 장관을 지냈다.

7, 8, 9, 10대의 장관으로는 자민련 정책위원회 의장 출신의 정우택 씨, 새천년민주당 통일안보위원회위원장 출신의 유삼남 씨, 국모조정실장의 김호식 씨, 기획예산처 운영위원회 출신의 허성관 씨가 각각 활동했다.

11대 장관이었던 최낙정 씨는 해수부 역대 장관들 중 최단 임기를 지낸 장본인이란 기록을 남겼다. 2003년 9월 18일에 취임해서 그 다음 달인 10월 2일에 퇴임한 것. 임명된 지 14일 만이다. 최낙정 씨가 ‘최단명’ 장관이란 오명을 입게 된 것은 장관이라는 직책으로 선 여러 공식석상에서 연신 무리한 발언을 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 초등·특수학교 교장 연수 특강에서의 과한 발언으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성명서를 제출하며 강력하게 반발하며 나선 것이 결정적이었다. 사실 최낙정 씨는 해운항만청 시절부터 2003년도 6개월간의 해수부 차관 등 28년간 관련업무를 했던 ‘해양수산통’이었다. 하지만 장관이라는 공직에는 직무능력 외에 또 다른 것들도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 국정과제와 맞물려 선진제도 도입 잇따라
강무현 장관 끝으로 해수부 장관 임명 ‘종지부’
최낙정 씨의 갑작스런 경질로 10여일 동안의 장관 공석을 장승우 씨가 메웠다. 장승우 씨는 이후 2005년 1월까지 1년 4개월간 ‘장수’ 해수부 장관으로 활동했다. 특히 이 시기부터 해수부의 마지막 장관으로 종지부를 찍은 강무현 장관에 이르기까지 12대, 13대, 14대, 15대 장관은 모두 1년 이상 해수부장관으로 활약한 ‘장수’장관으로서 국내 해운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굵직하면서도 선진화된 제도를 많이 도입했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해운기업들의 괄목할만한 성장에 ‘동북아 물류중심국가 실현’을 국정과제로 삼고, 그 어느 때보다 물류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활발하게 펼친 참여정부의 의지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장승우 장관 시절의 대표적인 제도적 성과는 톤세제도. 2005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톤세제도는 해운기업이 여러모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좋은 제도로, 우리나라의 톤세제 도입은 일본에까지 영향을 주기도 했다. 2004년 도입된 선박투자제도 역시 국내 선사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선박을 확보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이후 13대 오거돈 장관 시절에는 항운노조와의 100년간 복잡하게 얽힌 항만노무인력에 대한 실타래를 성공적으로 풀어 상용화를 실현시켰고, 항만의 공기능 강화를 위해 부산항만공사에 이은 인천항만공사가 정식 출범하기도 했다.

14대 김성진 장관 시절에는 해수부의 중점사업으로 마련된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 육성’을 통해 하역사와 건설사, 항만공사 등이 합동으로 베트남 해외터미널 개발과 운영사업을 본격 추진했고, 해수부의 마지막 장관인 강무현 장관시절에는 유독 ‘희(喜)와 애(哀)’가 극명하게 대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2 여수엑스포의 성공유치로 온 국민을 ‘환호의 도가니’로 이끌었는가하면, 이 기쁨도 잠시, 태안앞바다에서의 ‘허베이 스프리트’호 기름유출로 대재앙 수준의 사고가 발생돼, 해양자원의 소중함을 절감하는 사건으로 남았다.
이렇게 15인 장관들의 업적과 행적이 하나가 되어 12년간의 해양수산부 역사가 되었다.

차관 출신 30%이상이 장관까지 역임
퇴직 공무원 모임 ‘해양수산회’로 활동
해수부 차관으로는 9인이 배출됐는데 이중 3인이 해수부 장관으로까지 발탁됐다.
장승우 씨와 최낙정 씨, 강무현 씨가 그들. 장승우 씨는 96년 12월부터 98년 3월까지 약 1년 4개월간의 활동이 기반이 되어 약 5년 뒤인 2003년 장관으로 임명됐고, 최낙정 씨는 차관 재임기간 중 장관으로 승진 임명됐다. 강무현 씨는 2004년 10월부터 2006년 8월까지 약 2년간 차관으로 활동하다 1년 뒤인 2007년 8월에 장관으로 발탁됐다. 

차관은 대체로 1년 이상 2년 이하로 재직했다. 1대 차관이었던 경기도지사 출신인 임창렬 씨(4개월)와 6대 최낙정 씨(6개월)를 제외하고는 2대 장승우 씨, 3대 전승규 씨, 4대 홍승용 씨, 5대 유정식 씨, 7대 김영남 씨, 8대 강무현 씨, 9대 이은 씨까지 모두 2명이상의 장관을 보필했다.

그간 ‘해양수산부’라는 조직아래 오로지 해양만을 매개로 활동했던 시절은 이제는 기록으로만 볼 수 있지만, 그들의 하나된 모습은 지난해 11월 해수부 퇴직 공무원 모임으로 발족된 ‘해양수산회’를 통해 볼 수 있다. 역대 장차관은 물론 공무원 전체가 한 뜻으로 모이는 모임인 만큼, 현직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국내 해운산업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활동을 전개해, ‘리틀 해수부’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역대 장관 프로필

역대 차관 프로필

<4대 홍승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