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준 선박 배전(配電)기술 보유 기업

 

국내최초 6,600볼트 처리 능력의 고전압 배전시스템 개발 
사이드 쓰러스터, 선박 알람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 노력

 

녹산공단에 자리잡고 있는 KTE 사옥 전경. 미술관과 같은 사무동과 사내 녹지공원이 돋보인다
녹산공단에 자리잡고 있는 KTE 사옥 전경. 미술관과 같은 사무동과 사내 녹지공원이 돋보인다

 

어느 집에 가든 전기가 들어오는 집이라면 어김없이 ‘두꺼비 집’이 있다. 선박도 마찬가지로 전기를 이용하는 선박이라면 모두 ‘선박용 배전시스템’이 필요하다.
‘KTE’는 선박용 배전시스템과 제어기기(Ship Electrical Panel & Console), 선박용 자동화 시스템(Ship Automation system), Thruster 등을 전문으로 하는 조선기자재 기업이다. 국내조선 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이 된 가운데 KTE는 ‘국내 최고가 곧 세계 최고’라는 마인드로 고부가가치 선박 전장품(電裝品)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깔끔하지만 밋밋한 느낌의 무채색 공장들이 늘어서 있는 녹산국가산업단지에서 녹지가 잘 조성된 공원을 끼고 있는 미술관 같은 모습의 KTE 사옥은 유난히 눈에 띄는 건물이다. 2004년 녹산공단으로 이전하면서 약 2만4,700㎡(7,500평)규모의 부지에 새로 조성한 사업장은 고부가가치 선박 전장품 생산기업의 이미지를 잘 전달해 주고 있다.

 

저전압 배전시스템에 이어 고전압도 세계시장서 좋은 평가
KTE는 창립 이래 현재까지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소에 1,000척분 이상의 주 배전시스템과 제어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또 2005년에는 프랑스 슈나이더(Schneider)사와 기술제휴로 LNG선에 필요한 ‘고전압 배전시스템(High Voltage Switchboard)’을 개발했으며, 이어서 8,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을 위한 고전압 배전시스템 기술도 국산화하여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바 있다.

 

KTE의 주력 생산품인 6,600볼트급 고전압 배전반(사진 위)과 저전압 배전반(사진 아래)
KTE의 주력 생산품인 6,600볼트급 고전압 배전반(사진 위)과 저전압 배전반(사진 아래)


LNG선이 손실 없는 가스의 하역을 위해 사용하는 가스압축기는 고전압을 필요로 한다. 또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운송효율을 높이려는 선사들의 방침에 따라 선박이 점차 대형화되면서 높은 전압을 처리할 수 있는 배전시스템의 수요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형을 위한 전장품 개발을 목표로 고전압 배전시스템 개발에 뛰어든 KTE는 개발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개발 후에도 납품으로 이어지기까지 많은 고난이 있었다.

 

하지만 고전압 배전시스템은 2005년 첫 납품을 시작으로 회사의 매출을 50%가량 신장시킨 강력한 성장동력일뿐만 아니라, 개발과 납품에 있어서 대우조선해양과의 협력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정되어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종걸 KTE 대표이사는 “KTE의 440V급 저전압 배전시스템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6,600V급 고전압 배전시스템 역시 07년 일본 조선소에 수출이 성사됨에 따라 세계시장에서의 앞길이 밝다”고 밝혔다.

 

상반기 950억원 규모 수주 ‘작년보다 2배 신장’

KTE의 배전시스템은 습기와 진동, 충격에 강하고 검사와 정비도 간편하여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TE의 배전시스템은 습기와 진동, 충격에 강하고 검사와 정비도 간편하여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TE의 배전시스템은 개별 선박에 대해 맞춤식으로 제조될 뿐만 아니라 습기와 진동, 충격에 강해 선박 내에서도 수명이 길고 탁월한 성능을 보여준다. 또한 서랍방식으로 제작되어 검사와 정비도 간편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어 고객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특징을 통해 해군에서 제시한 철저한 검사기준을 통과, 해군에서 운용중인 209급 잠수함 승조원 훈련용 배전반과 한진 중공업에서 건조된 강습상륙함 ‘독도함’에 배전시스템을 납품하여 국토방위에도 일조하고 있다.


한편 KTE는 미주의 뉴욕과 로스엔젤레스, 유럽의 런던, 중동의 두바이, 중국의 상해 등 세계 22개 지역에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운항중인 선박에 탑재된 자사 배전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경우 세계 어디에서나 A/S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선박용 배전시스템 부문은 KTE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KTE는 이미 3~4년치 배전시스템 물량을 수주해놓은 상태이며, 올해 상반기에도 950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맺어 기존 목표치인 1,000억원을 훨씬 상회할 전망이다.

 

매출 또한 지난해 550억원에서 급신장하여 8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 대표는 “매년 평균 80척 분량을 수주해 왔는데, 조선호황을 맞아 올해는 거의 2배에 가까운 물량을 수주했다”며 “원활한 생산을 위해 내부적으로 ‘기업 생산 개선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E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 △표준화된 부품의 아웃소싱 강화 등의 방안을 실천 중이다.


KTE는 대형선박의 접안과 미세조정을 돕는 사이드 쓰러스터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KTE는 대형선박의 접안과 미세조정을 돕는 사이드 쓰러스터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KTE는 또 지난 2000년부터 일본의 ‘나카시마 프로펠러(Nakashima Propeller)’사와 기술제휴를 맺어 대형 컨테이너선과 차량용 운반선, LNG선 등이 예선의 도움 없이 부두에 접안하거나, 좁은 항만에서 미세한 조정을 도와주는 측면 프로펠러 ‘사이드 쓰러스터(Side Thruster)’를 개발·생산하기 시작했다.

 

KTE의 사이드 쓰러스터는 프로펠러 날개에 ‘전방-비대칭(forward-skew)디자인’을 도입하여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하고 전체 길이를 짧게 설계하여 설치가 용이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최 대표는 “국내 최초로 사이드 쓰러스터를 개발하여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으나, 07년 타업체에서도 이를 개발하여 경쟁체제가 됐다. KTE는 지금까지 사이드 쓰러스터 256대를 국내외 조선소에 납품한 바 있으며, 향후 3년간의 물량을 확보해 놓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선박용 전장품 분야 ‘끝없는 연구개발 필수’
KTE의 주력 제품군인 ‘선박용 배전시스템’은 다양한 선박기자재 가운데에도 특히 많은 연구개발 노력이 필요한 분야다. 최 대표는 “선박용 전장품은 완전히 주문제작 방식으로 생산되므로 선박마다 똑같은 제품이 없다. 따라서 최적화를 위한 연구와 설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산업적 특성에 따라 KTE는 R&D분야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직 구성에 있어서도 대개의 제조업체가 생산직 직원 비율이 현저히 높은 반면 KTE는 R&D와 설계, 품질관리 등 연구관련 분야 인력이 전체 직원의 39%를 차지할 정도다.


1993년에 설립된 KTE 기술연구소는 제어기술과 네트워크기술을 통한 ‘자동화·무인화 선박’을 목표로 관련 기자재에 대한 연구를 지속한 결과 지금까지 △선박의 엔진, 기계장치, 전자기기의 상태를 감시·제어하는 ‘Alarm monitoring & control system’ △냉동 컨테이너의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Reefer Container monitoring system’ △선박용 발전기들을 동기화시켜 병렬운전을 가능케 해주는 ‘Power Management System’ 등과 같은 선박 자동화 시스템을 다수 개발했으며, 철도차량 감시 시스템, 부식감시 시스템 등 육상용 장비에서도 다양한 연구개발 성과를 거뒀다. 이를 통해 KTE는 11건의 특허권과 8건의 의장 등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01년 과학기술진흥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최 대표는 전장품 연구개발에 대해 “고부가가치선박에 납품을 하려면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북해와 같이 기후조건이 까다로운 곳의 해상 플랜트는 요구하는 사양이 굉장하다. 사용되는 전선 하나까지도 그 특성에 대한 증거 기술 자료를 첨부해야할 정도다. 따라서 설계를 위한 많은 연구와 기술이 필요하다”며 “기술은 한번 개발해 놓으면 응용을 통해 손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처음 개발하는 과정에는 많은 투자와 노력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기술력이 생명인 선박 전장품 분야에서는 인재의 관리도 중요하다. KTE는 △노사협의회와 정례모임 △직원 외국어 학습비용 전액지원 △매년 전직원 단합대회 개최 등 직원복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 대표는 “IMF 당시에도 구조조정에 따른 정리해고가 전혀 없었으며, 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KTE에는 10년 이상의 장기 근속사원이 전체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며 이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종걸 KTE 대표이사
최종걸 KTE 대표이사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고객의 요구(Needs)’에 부합하는 맞춤식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맞춤생산이 필수인 선박 전장품만큼 고객의 요구를 제품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 분야도 흔치 않다. 따라서 최종걸 대표이사의 “고객 만족을 위한 끊임없는 연구개발”이란 말에도 진정한 무게가 실려 있다. 


최 대표는 1973년 대한조선공사 입사를 시작으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공업을 거쳐 KTE까지 35년간 조선업계에 몸담고 있다.


92년 KTE에 들어와 2004년에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 대표는 조용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선박전장품 기술에 대한 이야기에서만큼은 눈빛을 달리하는 조선기자재 전문가이다.

 

 

 

△KTE의 연구개발 노력에 대해
“선박 배전시스템은 다른 공산품처럼 양산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선박마다 특성이 다르고 선주와 조선소의 요구도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맞춤형 주문생산 방식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최고의 성능과 에너지 효율, 정비능력 등을 발휘하는 맞춤형 전장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사적으로 연구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선사와 조선소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요구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개발해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 국내 조선 산업과 함께 동반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KTE의 향후 성장전략은 어떻게 되는지
“고부가가치 선박 전장품의 연구개발을 통해 기존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TV도 브라운관에서 프로젝션, PDP 등으로 발전해 나가듯, 선박용 전장품도 벌크선을 위한 저전압 배전시스템에서 많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LNG선, 해상 플랜트의 고전압 배전시스템 등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관심을 가지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앞으로는 선박의 대형화에 따라 전력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며, 특히 LNG선은 스팀터빈 방식이 아닌 전기추진방식을 선택하는 신개념 선박이 늘어나고 있으므로 선박 전장품을 전문화한 KTE도 많은 발전을 이룰 전망이다.” 

 

△선박 전장품 시장의 세계동향과 해외시장 진출 계획은
“선박 전장품 가운데 저전압 배전시스템은 KTE가 세계적으로도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고전압 배전시스템의 경우 유럽이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세계 조선의 중심이 우리나라이므로 국내 최고가 바로 세계 최고로 이어진다. 국내에서는 배전시스템 기술력에 있어서 KTE가 1위라고 자부할 수 있다.
지금은 선박이 수출되면서 우리 제품도 해외로 동반 진출하는 형식이지만, 향후 국내 조선기업들이 해외에 건립한 조선소들을 중심으로 직접 수출하고 해외 현지 제조시설도 확보할 예정이다.”

 

△KTE의 경영혁신 활동에 대해
“KTE는 안정적인 노사문화와 인적자원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직원들의 사기와 만족도 상승을 위해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제도를 구축하고, 2004년 사옥이전과 함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후 경영혁신 스터디 그룹과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직무분석 컨설팅을 수행하는 등 내부 혁신활동을 지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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