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비스, 부품사간 협업 시스템에 이어 해외공장까지 RFID 기술 적용확산


양방향 정보공유로, 긴급 운송비+재고율 낮추고, 운송효율+납기준수율 높여
국토부, 글로비스 RFID 기반 u-SCM 구축 위한 美 모빌항에 관련기술 설치 지원

 

글로비스는 수출입 컨테이너박스에 RFID를 적용하고 있다.
글로비스는 수출입 컨테이너박스에 RFID를 적용하고 있다.
수출입 컨테이너에 RFID를 선도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글로비스는 이 기술 도입 후 1년 동안 총 124억원의 물류비를 절감했다. 물류회사로서 획기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2006년부터 RFID를 이용한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선 글로비스는, 2007년 2월 1차 RFID 사업으로서 계열사와의 협업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한 이래, 올 3월부터는 이 기술을 더 확장한 글로벌 u-SCM 시스템을 구축·가동하고 있다.


알라바마 향 물량에 우선 적용하고 있는 글로비스는 성과에 따라 점차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글로비스의 RFID 적용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전 세계 비접촉식 인식시스템 RFID에 이목 집중
05년 정부차원의 RFID 시장확대 방안 구축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 전파 식별)는 각종 물품에 소형 반도체 칩을 부착해 사물의 정보와 주변환경 정보를 무선주파수로 전송·처리하는 비접촉식 인식시스템으로서 2005년을 전후로 전 산업을 막론하고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RFID의 확산은 유통업체 월마트가 주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 많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월마트가 RFID를 초기 도입하면서 실질 수요가 일파만파로 확대된 것. 여기에 IT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기업간 경쟁이 ‘초 단위’로 치열해진 최근의 현상은 RFID에 더 많은 관심을 집중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 정부차원의 RFID 시장확대 방안이 발표되기도 했으며, 글로비스의 RFID 구축사업도 지식경제부 IT혁신 네트워크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전개된 것이다.

 

아산 2공장 처리 美 알라바마 공장향 물량에 적용
연간 1만 FEU 처리, 출입 全 차량 RFID 태그 부착

글로비스는 긴급화물로 인한 항공비를 RFID 기반의 u-SCM 시스템 가동후 월평균 5억원을 절감하고 있다.
글로비스는 긴급화물로 인한 항공비를 RFID 기반의 u-SCM 시스템 가동후 월평균 5억원을 절감하고 있다.
현재 글로비스는 아산 CKD 제 2공장(이하 아산 2공장)에서 이루어지는 전체 물류활동에 RFID 물류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아산 2공장은 미국의 알라바마 공장향 물품들이 처리되고 있는 곳이며 이 공장의 연간 물동량은 1만 FEU 정도이다. 


아산 2공장의 현관에서부터 RFID 적용 시스템을 볼 수 있다. 바로 차량 리더기인데, 아산 2공장에 출입하는 모든 차량에는 RFID 태그가 부착돼 있다. 이 태그와 리더기를 쉽게 비유하자면, 고속도로에서 사용되고 있는 하이패스와 같은 개념으로 직접 리더기에 대지 않아도 각 차량에 입력돼 있는 차량번호와 업체명, 기사명 등의 기본 데이터와 입출문 시간에 대한 정보를 읽어 상위 시스템에 전달된다.
 
글로비스와 협력사간 양방향 정확한 정보공유 실현
납품진도와 운송위치 추적 정보로 가시성 제고
아산 2공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RFID 기반 협업 시스템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주간단위로 알라마바 공장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글로비스에 주문하면, 오더를 전송받은 글로비스는 각 해당업체에 물품을 주문하는데, 이 주문과 동시에 배송일자와 시간도 지시된다. 러시현상으로 인해 길어지는 리드타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한편 오더 받은 업체에서는 오더물품을 정해진 시간 안에 아산 CKD 2공장으로 배송하게 되는데 양방향 정보전달이 가능해, 각 회사별 납품 진도를 글로비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비스와 협력사는 RFID 기반 협업시스템을 통해 발주관리, 생산실적관리, 출하관리, 배송추적관리, 포장계획관리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함으로써 긴급 운송건수를 감소시키고 있다. 특히 생산된 제품의 입고와 재고에 대한 출고가 RFID를 이용해 정확히 산출돼 재고수량을 터무니없이 쌓아두거나, 미처 확인하지 못해 긴급히 생산해야 하는 사례를 눈에 띄게 축소했다.

 

운송 효율화 실현위한 ‘밀크런’ 시스템 도입
‘납입현황판’으로 현장서 직접 일일 납입 관리
글로비스는 현대자동차의 모든 물류활동을 도맡고 있는 만큼, 자동차 산업이 지니고 있는 시장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협업시스템을 강구·적용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밀크런(Milk-run) 시스템이다. 이 밀크런 시스템은 다수의 부품업체로 연계된 공급체인을 보다 획기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착안된 것으로서 글로비스가 각 부품사에 납입지시를 하는 것과 동시에 운송실행사에도 노선별, 일자별 차량 소요정보를 통해 배차지시를 한다.

 

300~400개의 1차 부품업체에 600개가 넘는 2차 부품업체까지, 외주조달 의존율이 약 80%나 되는 산업의 특성을 감안한 획기적인 공급체인 운용 방안이 강구된 것이다. 여기에 필요한 모든 차량에 RFID 태그가 부착돼 실시간으로 운송위치 추적정보가 체크된다. 다시 말해, 개별 직납 체제를 거점별 공동 순회로 전환·확대함으로써 운송의 효율화를 실현하고 있는 셈.


여기에다 글로비스는 실시간 조달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하고 1일 입고되어야 하는 부품사와 시간을 현황판에 입력하고, 차량의 입문과 출문 리더기를 통해 입고현황을 미납, 예정, 완료 등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 납입현황판을 통해 납기관리를 별도의 관리 사무실이 아닌 현장에서 실시하다보니, 적기율이 90%이상으로 제고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현황판은 역추적도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미납 등으로 인해 표시되는 적색신호에 의해 결품을 미리 예상할 수 있고, 미리 조치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RFID 리더기와 연계한 이 납입현황판은 글로비스가 개발한 것으로 특허 출원중이다.


납입 지시된 물품들이 아산 2공장에 입고되면, 아산 2공장에서는 수출 컨테이너별 물품적임처리를 한다. 이때 각 물품별, 포장단위별로 각각 RFID 칩이 부착되고 최종 단위로는 컨테이너 박스에 RFID를 부착한다. 컨테이너 박스에 부착된 RFID는 부산항터미널에 설치돼 있는 RFID 리더기에 의해 해당 컨테이너에 적재된 물품 리스트와 구간별 이동 현황을 종합 SCM 정보에 전달되고, 이 정보는 글로비스와 알라바마 공장은 물론 선사시스템에도 연계돼 해당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항공 등 긴급운송비에 드는 비용 75억원 절감
다른 해외공장 확대시 496억원 절감 효과 예상
RFID의 시스템에 이목이 집중된 이유는 뭐니 뭐니해도 정확한 가시성이 확보된다는 데 있다. 글로비스의 경우에도 알라바마 공장에서 소요되는 부품의 약 60%, 2,000여 가지를 한국에서 조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력사의 재고와 운송상황 등의 가시성은 생산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그동안 정확치 않은 재고산출과 낮은 적기 납입 등으로 긴급운송비에 드는 비용이 2006년 기준으로 자그마치 89억원이 소요됐다. 하지만 RFID 기반 협업시스템을 가동한 이후 2007년도에 소요된 항공비는 25억원. 약 65억원 절감됐다. 여기다 협력사 긴급 운송비가 10억원, 공수절감에 의한 1억원, 재고비 절감액 36억, 적입누락 또는 클레임 절감에 따른 12억원 등 총 124억원의 물류비가 축소됐다. 이에 따라 글로비스는 슬로바키아와 체코, 조지아 등 해외공장에 RFID기반 u-SCM을 확대 적용할 시 496억원의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다 무인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건비 감소효과도 거두고 있다. 이에 대해 글로비스의 아산 CKD 구형준 센터장은 “지금은 동 기술 도입의 초기단계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수준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는 제1공장에 비해 2명 정도 적게 배치되어 있는데도 별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글로비스, RFID기반 u-SCM 구축비용 약 38억원
각국 항만, RFID 기술관련 설비 낮은 완비율 ‘제약’
물론 RFID 관련기술이 보다 상용화되기 위해서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들도 많다.
금속이나 물 성분에 있어 아직까지 인식율이 떨어지는 점과 RFID 칩의 단가가 비싸다는 점 등은 RFID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 실제로 RFID의 인식율은 99% 수준으로 기존 바코드(94%)보다는 높지만 100%가 확보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인 비접촉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또한 구 센터장에 의하면, 빈번하지 않지만 많은 비가 내릴 경우 차량 리더기가 오작동하는 등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또한 글로비스가 RFID기반 u-SCM을 구축하는데 든 투자금은 약 38억원 수준. 초기사업자로서 기술개발 등에 좀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된 면도 있지만 일반 중소물류사들이 쉽게 착수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선다. 특히 소물·저가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에게는 과도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구 센터장은 “글로비스의 경우, 알라바마 공장의 물류시스템도 본사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RFID 칩을 다시 회수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아직까지 RFID 칩의 단가가 높게 책정돼 있는 상황이어서 회수시스템을 적용하지 못할 시에는 비용부담이 상당하며, 이러한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 택배시장 등에서 쉽게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현재 글로비스에서 사용하고 있는 40피트 컨테이너 박스에 부착되는 RFID 칩의 단가는 8만원 수준으로 그나마 국산화된 상품이 있어 저렴하게 활용하고 있는 수준이 이 정도”라고 설명했다.


아산 2공장이 연간 처리하는 1만 FEU의 물량을 RFID 칩 회수없이 사용한다면 컨테이너 박스에 활용되는 RFID 칩 값만 해도 8억원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에다 포장단위별로 사용되는 칩까지 합치면 그 액수를 어림잡아도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되는 것.
아직까지 많은 항만에 RFID 기술관련 설비가 완비되어 있지 않은 것도 큰 제약조건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산항에 유일하게 RFID 리더기가 설치되어 있는 상태이고, 이번 글로비스의 u-SCM 시스템 도입이 가능하기까지는 국토해양부가 미국의 모빌항에 관련 설비를 구축함으로써 실현됐다.


글로비스의 RFID 기술은 올 4월 RFID 산업화 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공히 인정받았고 이보다 앞선 2007년 12월 현대차 전그룹사 혁신사례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내부적으로도 인정받았다.


글로비스의 RFID 적용기술은, 글로비스가 워낙 규모가 큰 현대자동차의 전체 물류를 도맡고 있고 해외 현지 물류센터 역시 글로비스가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했고, 더욱 큰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평가된다. 또한 모빌항에 직접 관련설비를 구축해 주는 등의 의지를 보이고 있는 국토해양부의 지원도 크게 작용했다.


현재 국내시장에서는 RFID 기술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제약조건으로 상용화 움직임이 다소 주춤해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선도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글로비스의 기술 성과와 관련기술 도입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앞으로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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