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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클레임 예방가이드
컨테이너 화물 붕괴의 원인과 책임
[569호] 2021년 01월 29일 (금) 15:57:34 한국선주상호보험 komares@chol.com

최근 컨테이너화물의 해상 유실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2020년 11월 30일 원(ONE)의 컨테이너선 ONE APUS호가 하와이 인근에서 악천후를 만나 컨테이너 1,816개가 유실되었고, 한 달 후인 12월 30일에는 일본 가고시마현 남서쪽 해상에서 에버그린(EVERGREEN)의 Ever Liberal호 컨테이너 36개가 유실되었다. 그리고 최근 2021년 1월 16일 머스크(Maersk)의 Maersk Essen호가 중국 샤먼항을 출항하여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항해하던 중 하와이 호눌룰루 북동쪽 해상에서 악천후로 인해 적재된 컨테이너가 무너져 컨테이너 750개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World Shipping Council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9년간 연평균 1,382개의 컨테이너가 해상에서 유실되었다고 하니, 단 2개월만에  2년치의 컨테이너가 해상에서 사라진 셈이다.


해상에서 선적된 컨테이너가 붕괴되어 유실되면 화물 손해뿐만 아니라, 유실된 컨테이너화물 수색 및 회수, 붕괴된 컨테이너를 양하하기 위한 막대한 비용 등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실된 컨테이너가 연안국의 환경오염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2018년 6월 양밍(Yang ming)의 YM Efficiency호가 호주 뉴캐슬 인근 해역에서 기상악화로 컨테이너 81개가 유실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호주 해사안전청(Australian Maritime Safety Authority)은 이 사고로 유실된 컨테이너와 400km에 달하는 해안가의 쓰레기를 수거하여 처리하였고, 유실된 컨테이너 처리에만 대략 미화 1,300만불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사고의 주요 원인들에 대하여 알아보고, 이와 관련된 법적 책임을 검토한다.


<사고 원인>
1) 황천

ONE APUS호 사고와 Maersk Essen호 사고에서 보듯 황천은 컨테이너 유실사고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물론 황천 상황이 반드시 사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상이 악화되면서 선박의 롤링(rolling) 및 피칭(pitching)이 심해져 고박 및 라싱 장비에도 그만큼 부하가 걸려 컨테이너가 붕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선박의 parametric rolling은 선수 혹은 선미 방향에서 갑작스럽게 과도한 롤링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심하면 단시간 내에 롤링 각도가 30도 이상에 이르기도 한다. 선체의 롤링 주기가 파도의 주기와 일치해 공진현상(resonance)이 일어나 롤링 각도가 커지는 현상, 즉 synchronous rolling이 발생하여도 선박의 고박 및 라싱 장비에 외력이 가해져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주의 해사안전청은 갑작스럽게 발생한 강력한 롤링으로 과도한 압력이 컨테이너에 가해져 결국 Yang Efficiency호 컨테이너 유실로 이어졌다고 결론을 내리기도 하였다. 다만 롤링이 갑작스럽게 발생한 원인들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루어졌지만, 관련 자료가 부족하여 결정적인 원인을 밝혀낼 수는 없었다고 한다. 2018년 1월 20일 CMA CGM G Washington호가 북태평양을 횡단하던 도중 컨테이너 137개가 유실된 사고에서도 영국의 해난조사국(Marine Accident Investigation Branch)은 사고 당시의 롤링 각도가 선박의 롤링 한계를 벗어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기도 하였다.


2) 선박의 대형화
선박의 대형화는 그만큼 선박이 여러 변수 및 외력 등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최근의 대형선들에는 길이 400m, 높이 40m, 폭 60m 이상으로 컨테이너가 적재되므로, 적재된 컨테이너에 엄청난 풍하중이 가해져 고박 및 라싱 장비에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적재량이 늘어나 무게중심을 위해 중량화물을 하단에 배치하면 복원력의 중요한 평가지표인 GM값(메터센터의 높이)이 커지게 되어 선박의 복원력은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높은 GM값은 롤링 주기가 짧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선박의 움직임(rolling)이 빨라져 엄청난 하중이 고박 및 라싱 장비에 가해질 수 있다. 영국의 해난조사국(Marine Accident Investigation Branch)은 2017년 10월 30일 영국 선적의 Ever Smart호가 북태평양에서 컨테이너 42개를 유실시킨 사고에서 사고 당시의 선박 GM값이 만재(full load) GM값을 초과하였다는 점을 밝혀내기도 하였다.
특히 정기선의 경우 타이트한 일정 아래 가급적 컨테이너화물을 가득 실은 상태에서 운항이 이루어지므로 컨테이너 붕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더욱이 대형선은 악천후에서도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출력도 높아 악천후 속에서는 선박 곳곳에 가해지는 외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3) 컨테이너 적재
적재된 컨테이너의 각 단(stack)에 가해지는 힘은 컨테이너 자체 무게, 컨테이너에 적입된 화물 무게, 상위 단(stack)의 무게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선박에 마련된 화물고박지침(cargo securing manual)에서는 각 단(stack)별 최대허용중량을 명시하고 있는데, 각 단에 가해진 중량이 허용중량을 초과할 때 컨테이너 붕괴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각 단별 무게 분산도 선박의 GM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발항 전 적정한 범위의 GM값을 계산하여, 화물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고박지침에서는 라싱 및 고박 장비에 걸리는 하중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중량화물은 하단에, 가벼운 화물은 상단에 배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만약 중량화물이 상단에 선적되면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Ever Smart호 사고에서 영국 해난조사국은 컨테이너 붕괴가 발생한 구간(bay)의 컨테이너 중 36%가 총중량 신고제에 따라 신고된 중량의 오차범위(5%)를 초과하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SOLAS협약 개정으로 2016년 7월부터 도입되어 시행중인 총중량 검증제(Verified Gross Mass)에 따라 송하인은 화물선적 서류 제출시 해당화물의 중량 정보를 선장 및 터미널에 제출해서 적절한 적재 계획인 수립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상당부분 정확한 신고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일부 국가에서는 이같은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거나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4) 내품 및 컨테이너 라싱 및 고박
내품이 적절하게 포장되거나 고박되지 않아 화물이 풀려 이동하게 되면 컨테이너에 구조적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 즉, 컨테이너는 화물을 담아내기 위한 용기에 불과하므로 심한 외력에 노출될 경우 구조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 컨테이너 외벽은 마모되기 쉽고, 하역사 등이 취급하는 과정에서 손상되기도 쉽다. 손상된 컨테이너가 붕괴되면 상단(stack)에 적재된 컨테이너들이 연쇄로 붕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적절한 라싱 및 고박이 직접적인 사고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갑판에 선적된 컨테이너들은 각각의 끝단을 트위스트락(twistlock)으로 고정하여야 하고, 각단은 라싱 로드(lashing rod)로 고정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정 작업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거나 손상된 장비가 사용될 경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Ever Smart호 사고에서는 라싱장비의 결함이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었는데, 조사 결과 당시 윈드라싱(wind lashing)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일부 라싱로드가 헐거웠다는 점, 일부 트위트트락이 심하게 마모되었다는 점들이 밝혀졌다.

 

<법적책임 여부>
1) 운송인과 화주

일반적으로 컨테이너화물 운송계약서에는 해이그비스비규칙이 편입되어 있거나 혹은 동 규칙을 편입시킨 국가의 법이 적용된다. 운송인은 기본적으로 운송물을 적절하게 수령, 선적, 적부, 운송, 보관, 양륙을 하여야 할 의무를 진다. 따라서 운항 중 일부 라싱 불량 등이 발견되면, 이를 즉시 교체 혹은 개선시켜야 한다. 만약 컨테이너가 붕괴하여 화물 손상이 발생한 경우, 운송인은 화물 손상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한다.
그러나 운송인이 해상고유에 의한 위험(perils of the sea)에 따른 면책을 주장하려면, 운송인은 헤이그비스비규칙 3조 2항(Article III.2)에 따라 운송물이 적절하게 수령, 선적, 적부, 운송, 보관되었다는 것을 입증한 후, 화물손해가 헤이그비스비규칙 4조2항(Article IV.2)에 의한 사유에 의하여 발생하고 이에 대한 운송인의 과실이 없다는 점도 입증하여야 한다.


사실 이러한 면책을 현실에서 인정받기란 쉽지 않다. 실제 영국 판례(Volcafe v CSAV [2018] UKSC 61)에서는 황천 면책을 주장하는 운송인에게 입증 책임을 강도 높게 부과하기도 하였다. 다시 말해 황천 면책을 주장함에 있어 예견가능성 및 회피가능성이 판단의 근거가 되는데, 기술발전으로 운송인이 황천 면책을 주장하고 입증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만 황천 상황이 아니더라도 통상적인 해상 기후에서도 parametric rolling 및 synchronous rolling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입증할 수 있다면 황천면책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2) 선주와 용선자
선주와 용선자(혹은 계약운송인)간의 손해배상에 대한 책임은 궁극적으로 감항성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선주는 기본적으로 선박의 감항성을 유지하기 위한 주의의무(due diligence)를 부담한다. 영국법이나 우리나라 법은 특정항해에서 요구되는 구체적, 개별적 상황에 따라 감항성을 판단하는데, 컨테이너 붕괴사고와 관련하여서는 발항 당시 관련 장비들이 적절하게 갖춰지고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 이러한 장비가 통상의 해상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이 감항성의 판단기준이 될 것이다. 즉 화물이 적절하게 적재되었다고 하더라도 라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화물이탈이 발생하여 선박 안정성을 해쳤다면, 선박은 발항 당시부터 감항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간주된다(Moore v. Lunn(1922) 11 L1.L.Rep.86,92).

 

<시사점>
여러 조사결과에서 나타나듯 대부분의 컨테이너 붕괴사고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발생한다. 어쩌면 해상고유의 위협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사고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고에서는 인간의 과실 등이 개입되어 있다. 이는 송하인이 화물을 적절히 포장하여 컨테이너에 적입한 후 중량을 성실히 신고하고, 운송인 및 터미널은 이에 따른 합리적인 적재계획을 수립하여 화물을 선적한 후 관련 규정에 맞게 컨테이너를 확실하게 라싱 및 고박처리한다면, 지금까지 발생한 상당수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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