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통폐합하면 해양수산 클러스터 의미 없다”

인사와 예산 권한 부서장에게 위임, 투명경영과 창의적 연구 활성화 
팀제 도입으로 변화에 탄력대응, 4연구부 2실로 조직 슬림화 혁신

 

<강종희 원장 약력>학력=△1950년 출생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서울대 해양학과(학사) △한국외국어 대학교 경영학(석사) △영국 Univ. of Liverpool 해운경제학(박사) /이력=△76년 율산해운 △79년 범양상선 △83년 삼미해운 △84년 해운산업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원장,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물류연구본부장, 한·미 해양정책공동연구센터 소장,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회 해운항만분과위원 △대한상사 중재원 해사중재인(Maritime Arbitrator) △現KMI 원장 /저서=△21세기 대한민국 선택 해양강국 비전 △해운을 통해 바라본 물류중심화 비전 △21세기 해운·물류혁명에 대비한 현대 해운·물류 이해 △해양수산백서(해운수산분야 집필) △해운경영론Ⅰ(해운투자와 선박금융 집필) △해운영어
<강종희 원장 약력>학력=△1950년 출생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서울대 해양학과(학사) △한국외국어 대학교 경영학(석사) △영국 Univ. of Liverpool 해운경제학(박사) /이력=△76년 율산해운 △79년 범양상선 △83년 삼미해운 △84년 해운산업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원장,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물류연구본부장, 한·미 해양정책공동연구센터 소장,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회 해운항만분과위원 △대한상사 중재원 해사중재인(Maritime Arbitrator) △現KMI 원장 /저서=△21세기 대한민국 선택 해양강국 비전 △해운을 통해 바라본 물류중심화 비전 △21세기 해운·물류혁명에 대비한 현대 해운·물류 이해 △해양수산백서(해운수산분야 집필) △해운경영론Ⅰ(해운투자와 선박금융 집필) △해운영어
1997년 3월, 5개 연구기관의 해양수산 연구조사 기능을 모아 출범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10년만에 통폐합 논의 ‘외풍’을 맞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해양수산 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해온 KMI는 해양정책의 약화가 우려되는 지금 예전보다도 더 필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조직개편의 후속 조처로 국책연구기관들의 통폐합이 논의되고 있어 KMI의 앞날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8월말 6대 원장에 취임한 강종희 KMI 원장은 이러한 외풍에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는 한편 연구원 조직을 4연구부 2실로 개편하고 외부환경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팀제를 도입함으로써 연구활동을 활성화하고 경영을 투명화하는 혁신작업에 들어갔다.


10월 20일 오전 본지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강종희 원장은 통폐합 논의에 대해서 “우리나라 해양수산 클러스터 조성의 핵심기관인 KMI가 통폐합되면 해양수산 클러스터의 조성은 의미가 없다”면서 “해양에 대한 통합적 연구를 통해 바다에 대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국책연구기관”인 KMI의 존재 이유를 국회와 정부, 각계에 알리고 있음을 귀뜸했다. 또한 9월 중순에 있었던 대통령 초청 인문사회연구회 소속 국책연구원장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해양수산업계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며 연구원 통폐합 논의와 관련해 동요하지 말고 연구 활동에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강 원장은 KMI의 큰 문제중의 하나인 노사간의 신뢰 회복과 창의적인 연구활동을 위해 과감한 경영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원장의 권한을 대폭 부서장들에게 위임하는 것이 변화의 핵심이며, 이미 인사 부문에서는 권한위임이 시행되고 있다. 4개 연구부서장의 인사 이외 부서원들의 인사와 관리는 각 부서장에게 맡겼다. 취임이후 곧바로 취해진 인사이동도 그렇게 이루어졌다고 한다. 또한 연구부서는 팀제 운영을 통해 외부환경에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강 원장은 또한 예산부문의 권한 위임도 추진할 생각이다. 부서장이 예산을 짜고 부서별 독립채산제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원장 권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사와 예산을 부서장 책임제로 운영하려는 배경에는 그동안 쌓인 원장에 대한 직원들의 불신과 상호간 불신및 위화감이 자리하고 있다. 노사간의 문제 해결점을 ‘투명경영’으로 풀어나가려 하는 강 원장은 “KMI를 공기업 가운데 가장 청렴한 기관으로, 해양 GNP 시대를 선도하는 국가통합 해양수산정책개발 전문연구기관으로 만들겠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강종희 원장은 권력의 중심에 있기를 꺼린다. 그래서 원장의 권한을 과감하게 부서장들에게 위임하고 본인은 ‘경영철학’과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CEO가 되기 위한 경영개혁을 펼쳐나가고 있다. 강 원장의 ‘실험적인’ 경영스타일의 성패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도록 KMI가 건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취임후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혁신을 주창하셨는데, 그 배경과 향방은 어떠합니까?
“조직은 생명체와 같다. 그러므로 어떤 조직이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진화가 필수적이다. 아시다시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해양수산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따라서 변화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팀 제도를 도입했다. 이 팀들은 유연조직으로서 환경변화에 따라 신설과 폐지가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조직의 합리화 차원에서 조직을 4본부 3실에서 4연구부(해양물류연구부, 수산정책연구부, 해양정책연구부, 해양국토연구부) 2실(기획조정실, 행정실)로 슬림화하고 연구부서장을 선임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앞으로도 주변여건의 변화에 따라 우리 연구원 조직은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다.”     

 

◆ 취임시 밝히신 5대 경영원칙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취임 시 밝힌 5대 경영원칙이란 합목적성의 원칙, 상생의 원칙, 공평성의 원칙, 예외 최소화의 원칙, 그리고 Noblesse Oblige 원칙을 말한다.
첫째, 합목적성의 원칙은 연구원의 설립목적에 맞게 연구원을 이끌어 가겠다는 취지이다. 둘째, 상생의 원칙이란 원내 계층간 갈등을 넘어 서로 상생하자는 의미다. 셋째, 공평성의 원칙은 인사와 보수에서 평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성과에 따라 차등을 두겠다는 성과주의 원칙이라 할 수 있다. 넷째, 예외 최소화 원칙은 규정을 일탈하는 예외를 가능하면 줄여나가겠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Noblesse Oblige 원칙은 보직자와 상위 직급 자에게 강한 도덕성을 요구하겠다는 것으로서 반드시 이 원칙은 지켜내고자 한다.  

 

◆ 실용연구와 현안연구를 활성화하겠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내용인지요. 또 최근 수립한 3년간 연구계획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그간 국책연구원의 연구활동과 관련해 기초연구가 강조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개인적 소견으로는 국책연구원은 보다 실용적인 현안연구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차 이런 점에서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실용연구와 정부가 요구하는 시급한 과제에 대해 연구원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우리 원은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변화 속에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향후 3년간 추진할 ‘KMI 연구수행계획'을 수립하고 공표했다. 물류중심화 전략의 성공적 마무리, 수산업의 선진화 실현, 해양종주국 프로젝트 추진, 해양엑스포의 성공적 개최 지원, 해양기반 경제개발계획 수립 등 5대 과제를 중심으로 한 연구계획을 수립했다. 이 연구계획서는 전 연구원이 참여하여 종합 토론을 거쳐 확정했으며, 세부적으로는 KMI 경영목표, 연구부서별 발전목표와 추진방안,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향후 3년간 추진할 200여 과제, 2009년도 중점추진과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해양물류연구부는 ‘해양물류산업의 선진화 선도’를 발전목표로 삼아 미래 해운산업 창출, 항만개발정책의 선진화,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 항만운영의 선진화 등을 연구방향으로 60개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 취임사에서 해양기반의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도록 정부를 설득하겠다고 하셨는데요.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잘 아시다시피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일은 국가 지상과제이다. 그러나 육지에 기반한 경제성장이 한계를 맞고 있는 만큼 이제 해양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바다에서 국가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해양기반 경제개발계획(Marine-based Economic Development Plan)을 수립해보고자 한다.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 우리 원의 해양국토연구부를 주축으로 내년 초 기초연구를 시작해 2010년 말에 구체화된 안을 정부에 제시할 계획으로 있다.” 

 

◆ 어려운 시기에 원장 직을 맡게 되셨는데요. 최근 공청회를 마친 연구기관의 통폐합안에 대한 원의 입장은 이미 공청회장에서 밝혀진 바 있습니다만 원장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원장에 취임하자마자 이런 논의가 불거져 실로 당황스럽다. 신임 원장으로서 새롭게 구상하고 해야 할 일이 많은데 통폐합 문제에 연구원의 역량을 소진하니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에 결론부터 말하면 KMI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통폐합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


첫째, KMI(Korea Maritime Institute)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자랑스러운 국가 브랜드(National Brand)이기 때문이다. KMI라는 영문명칭은 1984년부터 사용돼 왔으며 전 세계 해양관련 기구는 우리 연구원을 주목하고 있다.


둘째, KMI는 해양수산부 폐지 이후 해양수산인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표상이기 때문이다.
셋째, KMI는 우리나라 해양수산 클러스터 조성의 핵심 기관으로서 2012년 부산 혁신도시로 이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KMI를 통폐합하면 해양수산 클러스터 조성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또한 지역민의 반발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넷째, KMI는 해양에 대한 통합적 연구를 통해 바다에 대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국책연구기관이기 때문이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에서 보듯이 해양수산부 폐지 이후 해양을 둘러싼 이해집단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KMI를 제외하고 이러한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국가기관이 없다.


다섯째, KMI 통폐합 논의는 최고 통치권자의 의도에 반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2008년 9월 19일 대통령 초청 인문사회연구회 소속 국책연구원장 오찬 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해양수산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표명하셨다. 그리고 대통령께서는 연구원 통폐합 논의와 관련해 KMI 원장에게 동요하지 말고 연구 활동에 전념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 지금 해운업계는 시황의 급락으로 공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해운계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작금의 해운시황에 대해 정부와 업계가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해운시황이 예상치 못하게 급락한데 이어 장기화될 개연성 때문에 걱정이 큰 것 같다. 그러나 해운역사를 되돌아보면 해운불황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또한 해운시장은 호황보다 불황이 지배적이었다. 우리 해운업계도 이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만큼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 역시 과거 경험을 토대로 해운정책 변화를 모색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 연구원은 업계와 정부에 도움을 주고자 지난 10월 17일자로 ‘금융위기 파급효과 및 해운시황 전망’에 관한 자료를 공표했다. 아마 이 자료가 시사하는 바 적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 한국해운의 앞날과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한마디로 말해서 한국해운의 앞날은 밝다. 이렇게 확신하는 데는 우선 우리 해운기업의 왕성한 기업가 정신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내 조선산업의 발달과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요건 역시 우리나라 해운산업 발전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해운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우리 정부이다. 즉 우리 정부의 해운산업 발전에 대한 굳건한 정책의지가 한국해운의 미래를 보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로 이런 점에서 한국해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역할이 지대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 학부시절의 해양학과 전공은 당시로서 매우 생경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배경과 해운계에서 일하고 연구해 오신 여정을 회고해주세요.
“지난 10월 18일 서울대학교 해양학과 40돌 기념행사가 모교에서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 행사에는 세계 곳곳의 해양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동문들이 참석했다. 만약 서울대학이 이런 인재를 배출하지 않았으면 우리나라 해양발전이 어떠했을까 생각하니 실로 우리 정부가 서울대학에 해양학과를 설치해 인재를 양성한 혜안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참석자 모두가 뿌듯한 기념행사였다. 나 역시 한 마음이다. 바로 이런 마음으로 해양학을 전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해양에 관련된 업무에 한평생 종사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오늘날 학제 간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심리학자 Amos Tversky와 Daniel Kahneman 교수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우가 바로 그런 좋은 예이다. 나도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해양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제학을 전공한 것이므로 해양경제 분야에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할 경지에 이르렀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아쉽게도 그런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그래도 지난 40년 가까이 해양에 대한 일과 연구에 종사한 것을 보람으로 생각한다. 특히 KMI에서 보낸 나의 지난 25년여 세월은 바다에 대한 열정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이 기간 많은 보고서와 논문을 저술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해양관련 칼럼을 가장 많이 기고했고 후학 양성에도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대학교, 인하대학교, 서강대학교 등 여러 대학교에 출강했다. 이제 우리나라 해양수산정책 연구의 국가 싱크탱크의 수장이 됐으므로 그간 다하지 못한 해양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고자 한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한번 지켜봐주시기 바란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