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 해사문제연구소가 진행하는 해운물류전문인력양성교육장에서 강종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이 ‘해운산업과 세상 바로읽기’를 골자로 한 특별강연을 했다. 강 원장은 1980년대 해운산업합리화를 겪은 한국 해운산업이 근 30년만에 사상 최악의 해운불황 속에서 혹독한 어려움을 맞고 있는 현상을 철학적으로 짚어보고 해운업계의 미래에 교훈을 남겼다.


 그는 세상을 바로보기 위해서는 △전체를 보아야 하며(全見) △똑바로 보아야 하고(直視) △올바로 해석(正解)해야 한다고 力說(역설)했다.


 

통상 단면만을 보기 마련인 우리네 인간이 전체를 보기 위해서는 시공간적으로 넓게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먼저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해운산업계에도 역사를 통해 진리처럼 회자하는 어귀가 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호황기에 많은 해운인들이 되뇌였던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망각의 동물인 사람들은 과거를 잊어버리곤 한다. 역사적 교훈에 무감각해지고 과거를 망각한 결과가 복잡다단한 용선체인 현상과 과도한 선박투자라고 꼬집으면서, 강 원장은 전체시간은 몰라도 과거의 시간을 통해서라도 배웠으면 지금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에 해운도 역사와 철학을 통해 배워야 한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세상을 똑바로 보기 위해서는 남과 나를 동일시하고 모든 세상사의 相對性과 無常性, 無我性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할 때 기업이나 내가 내뜻대로만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항상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공존의식이 생기면서 기업경영의 방향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는 철학적인 지적이다.


끝으로 그는 현상에 대한 올바른 해석능력을 강조했다. 바로 사물이나 상황에 정통해야 바른 예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과관계를 잘 알아야만 하는데, 해운업계는 호황기에 해운시황에 미치는 영향인자 중 중국효과를 과신하고 해운기업에게 유리하게만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해운시황에 미치는 영향인자는 각국의 경제여건과 금융 등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호황기에 다양한 인자들에 대한 인식이 무감각해진 결과라는 것.


특히 그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편견이 잘못된 판단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최대 편견인 확증(또는 확신)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전세계 해운업계가 호황의 인자만 보았지 불황의 인자들은 보지 못하는 되돌이킬 수 없는 오판을 하게 되었다는 지적 이다.


강 원장은 ‘1년 벌어서 7년을 먹고 산다’ ‘호황은 짧고 불황은 길다’는 해운산업의 특성(역사적 교훈)을 바로 해석했다면 하는 깊은 아쉬움을 표하며 이를 무시한 결과에 대한 댓가로 우리 해운산업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고 보고, 미래 해운산업계에 교훈으로 삼아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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