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령 15년을 넘긴 대형원유선박(VLCC)의 중고선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23년 2월까지 중고선 시장에서 거래된 VLCC중 선령이 15년 넘는 선박은 최소 55척에 달했다.


관련업계는 “15년이상 선박은 해체 후보가 될 선령이다. 불과 1년 사이 이렇게 많은 고령선이 거래되는 상황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정규 용선시장에는 나타나지 않는 러시아 등 제제국 트레이드에의 투입으로 고령선 수요가 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부터 고령 VLCC의 중고선 매매를 둘러싸고 거래량이 증가하고 선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관련업계는 “지난해 4월시점 선령 약15년 VLCC가 3,650만달러에 매매됐다. 이 시점에서도 높았지만 올해 2월에는 선령 약 17년 선박이 5,250만달러 이상에서 거래됐음이 보고됐다”라며 VLCC 중고선가의 상승세를 전하고 있다.


이같는 배경에는 러시아산 원유의 수송을 비롯한 제재국 트레이트에서의 고령선 수요증가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브로커인 포텐&파트너스도 제재국 트레이드에 종사하는 선박을 ‘ 다크 플리트’로 규정하고 그 요건의 하나로 ‘선령 15년이상’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다크플리트’는 정규 용선시장이 아니라 수면 아래에서 거래가 진행된다. 제제 리스크를 감안한 할증 운임이 전망돼 일부 해외선주 중에 참가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업계는 전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따른 위험 하에서 고령선의 다크 플리트로의 전용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으며, 그 영향으로 스크랩도 정체 상황이다.
 

해체 대상이 되는 15년이상 VLCC는 최근 100척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활발한 제재국 트레이트로 인해 정규 용선시장의 수급 밸런스도 타이트해졌다. 최근 중동-중국 항로는 비교적 비싼 저유황유(VLSFO) 사용에서도 하루 평균 5만4,500달러로 손익분기점 3만달러를 웃돌고 있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 수송을 위한 불법 유조선이 600척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대 러시아 에너지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CNN은 제재를 피해 러시아산 원유를 중국, 인도 등으로 수송하는 그림자 선대(shadow fleet) 규모가 전 세계 유조선의 약 10%에 해당하는 600척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쉐도우 플릿은 정유사나 보험업계가 아닌 글로벌 제재 대상 국가에 속하는 러시아, 베네수엘라, 이란 등을 상대하는 유조선으로, 운항사나 선주사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 노후 유조선으로 운영되는 쉐도우 플릿은 주요 서구권이 제공하는 해상보험 가입이 어려워 저렴한 중고 유조선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정체가 불분명한 쉐도우 플릿의 활동이 늘어나면 러시아는 글로벌 제재와 가격상한제를 회피할 수 있게 되며, 러시아의 실제 원유 수출 규모도 파악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산 원유 수송에 동원되는 선박이 증가할수록 전체 유조선 수송능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 해상운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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