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디지털라이제이션&탈탄소) 조선업계 현주소

건조 공정 스마트화, 자율운항선박 3단계 진입·실증 추진

HD현대 메탄올 엔진, 삼성重 암모니아 연료추진 설계, 한화오션 CCUS 적용 LNG운반선 개발

 

조선업계를 덮쳤던 10년 간의 불황이 걷히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상반기부터 ‘슈퍼 사이클’을 맞았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조선 3사가 물이 들어온 조선업에 본격적으로 노를 젓기 시작하면서 3년치 일감을 벌써 수주까지 완료한 상황으로 LNG 운반선, 친환경 추진선 수요 증가에 따라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조선 3사는 스마트 야드와 자율운항선박·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제고하면서 미래 선박 시장에서 초격차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건조 생산 공정을 자동화하여 작업 생산성을 높이고 중간연료인 LNG보다 더 나아가 메탄올과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에 적합한 생산공정을 구축하고 있다. 자율운항분야에서 현재 국내 조선업계는 자율운항단계 3단계까지 근접해 있으며 ’30년까지 4단계까지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도 조선업이 조선산업의 업황 회복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맞춰 업계의 차질 없는 생산활동을 지원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조선산업 초격차 확보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늘고 있는 수주 실적을 뒷받침하고 인력난 해소와 함께 미래 선박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시장 분야에서 고부가선박 점유율 75% 목표로 무탄소 친환경 선박, 자율운항선박, 스마트야드 구축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스마트 야드로 건조 공정 자동화, 전사 통합모니터링 시스템 IoT 기반, 디지털생산센터 구축

HD현대는 ’30년을 목표로 스마트조선소 구축을 위한 ‘FOS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이 실시간으로 연결돼 스마트한 작업관리가 가능한 조선소를 세운다는 목표다. 또한 2025년까지 100㎿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먼저 1단계로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목표로 올해 완료될 예정이고 가상 조선소(Digital Twin) 플랫폼 ‘트윈포스(Twin FOS)’의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지도 위 선박을 클릭하면 건조 현황을 입체적 블록 형태로 한눈에 볼 수 있고, 크레인과 지게차를 비롯한 동력장비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로써 야드 상황을 신속히 파악해 관리함으로써 수작업, 중복작업, 빈손대기 등 비효율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작업지시,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실적 입력, 모바일 도면 실시간 조회 등을 통해 향후 생산효율을 큰 폭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 전사 통합모니터링 시스템(SYARD)
삼성중공업, 전사 통합모니터링 시스템(SYARD)

삼성중공업은 견적부터 제품 인도까지 선박 건조의 모든 과정(EPC)에서 생산되는 정보를 한 눈에 확인·관제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전사 통합모니터링 시스템(SYARD)’를 개발하고 본격적으로 적용했다. 해당 시스템은 통합모니터링 시스템은 기존에 개별적으로 관리되던 데이터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화하고 이를 분석해 시각화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삼성중공업은 전사 통합모니터링 시스템 적용으로 최적의 의사결정이 가능해 경영자원의 효율적 관리, 제품 생산기간 단축, 위험요인의 사전 파악 및 제거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까지 △메타버스 기반 원격 품질검사 플랫폼 △대화형 설계 챗봇 △생산 무도면 시스템 등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 건조 과정에 로봇 적용을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LNG운반선 화물창 멤브레인 패널 접합 공정에 업계 최초로 ‘레이저 고속 용접 로봇’을 개발하여 LNG 화물창 공정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올해부터 3,000억원을 투자해 현재 10% 중반대인 자동화율을 공정별로 최대 70%까지 로봇 자동화로 대체해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스마트 야드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인적 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 숙련직 감소에 대처하고 작업 능률과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려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 디지털생산센터 모니터링 시스템
한화오션, 디지털생산센터 모니터링 시스템

한화오션은 IoT, AI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선박 생산에 접목한 자동화 공정으로 안전성을 우선 확보하고 최적의 생산공법과 자동화, 디지털 기반의 야드 구축으로 고위험·고난이도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특히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협력사·공정·장비·자재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모든 조직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와 함께 한화오션은 2021년부터 IoT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생산센터를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운영 중이다. 동 센터는 ‘스마트야드의 전진 기지’로 건조 중인 블록 위치와 바다 위 시운전 중인 선박 상태를 IoT 센서 등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생산관리센터’, 해상에서 시운전 중인 선박 상태를 육지에서 확인하는 ‘스마트시운전센터’로 구성됐다. 이외에도 스마트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IT 기술을 활용한 실해역 운항 선박 유지 보수 및 경제 운항, 안전운항 등 최적화 운항서비스 제공 시스템 ‘HS4(Hanwha Smartship Solution)’ △선원 교육을 위한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선박 장비 운영, 유의사항, 가동 방법 등 시뮬레이션 시스템 △VR 기반 선박 스프레이 훈련을 위한 선박도장교육센터 △‘스마트 태그’를 통한 자재 위치 관리 시스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화물창에 온도, 습도, 이슬점을 감지하는 IoT 센서와 통신 설비를 설치한 화물창 환경 모니터링과 원격 제어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또한 올해 1월 한화오션은 선박 배관 조정관을 용접하는 ‘탄소강관 용접 협동로봇’ 개발했다.이번에 개발한 협동로봇으로 작업준비 시간을 60%가량 감소시켰다. 협동로봇 적용 이전 사용되던 로봇은 30kg이 넘는 작업대를 사람이 직접 운반하고 다시 위치를 고정시켰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을 요구했다. 한화오션은 해당 협동로봇 기술을 고도화해 일반배관 용접에도 투입할 방침이다. 또한 2020년 열간가공 작업에 AI 기술을 접목한 로봇도 현장에 적용하여 작업 효율을 높이고 있다.

 

자율운항선박 3단계 진입, ’30년까지 4단계 상용화 목표

HD현대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 회사인 아비커스는 SK해운과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자율운항 대형 선박의 대형 횡단에 성공했다. 이 선박에는 아비커스의 2단계 자율운항솔루션인 하이나스(HiNAS) 2.0이 탑재됐다. 이 솔루션은 현대글로벌서비스의 통합스마트십솔루션(ISS, Integrated Smartship Solution)을 기반으로 최적의 경로와 항해속도를 생성하고, 인공지능이 날씨, 파고 등 주변 환경과 선박을 인지해 실시간으로 선박의 조타명령까지 제어하는 2단계 자율운항 시스템이다.

 

또한 올해 9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 요트 페스티벌2023’에 참가하여 ‘뉴보트 도크’를 선보였다. 뉴보트 도크는 최첨단 자율운항기술을 기반으로 총 6대의 카메라 시스템으로 구성된 다기능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다 정밀한 충돌 회피 및 접안 지원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보트 건조업체가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단순한 센서 구성 및 직관적인 설치 보정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필요시 원격지원이 가능하도록 옵션 기능을 마련했다. 또한 HD한국조선해양이 H-LINE해운과 공동으로 개발한 기관자동화솔루션은 통합상태진단솔루션(HiCBM)과 통합안전관제솔루션(HiCAMS)이다. 두 솔루션은 선박 주요 장비에 대한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화재와 같은 비상 및 돌발 상황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선박 운항 시 기관사·갑판원을 대신하는 AI선원 역할을 수행한다.
 

삼성중공업, 에스베슬 선박 인지 화면
삼성중공업, 에스베슬 선박 인지 화면

삼성중공업은 차세대 스마트십 솔루션 ‘에스베슬(SVESSEL)’과 운격자율운항 시스템인 ‘SAS(사스)’를 중점으로 자율운항선박 시장에서 존재감을 내비추고 있다. 에스베슬은 워크로드를 줄이고 데이터 수집장비와 CII에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을 탑재하고 육상에서도 AI 시스템으로 실시간 경제 운항 검증을 할 수 있다. 또한 ‘SAS(사스)’는 자율운항선박의 조종시스템으로서 레이, 엑디스, 카메라 등을 통합한 콘솔을 통해 모든 데이터를 모아서 사용자가 컨트롤 할 수 있다. 특히 무선통신 기술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술인 ‘OTA’를 탑재하여 사용자는 최신의 데이터를 즉각 받아 볼 수 있다. ’24년에는 자체 개발한 ‘디지털 트윈 기반 선박 관리’ 플랫폼을 팬오션 17만 4,000㎥ LNG운반선에 탑재해 실증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현재 건조하고 있는 컨테이너선, LNG선 등 대형선박에 자율운항 솔루션 도입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22년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해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DS4’자율운항 솔루션에 대한 기술적 검증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24년까지 완전자율운항 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DS4’는 자율운항선박의 사이버 보안 해킹을 방어하고 안정적 운항을 보장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자율운항 시험선 ‘단비(DAN-V)’를 건조하고 관련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특히 단비는 대형 상선을 모사한 자율운항 전용 테스트 선박으로 실제 대형 선박과 유사한 운항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대형 상선용 자율운항 시스템 검증이 가능하다. 단비는 선박과 해양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항로를 조정하고 선원을 대신해 선박 주변 상황을 인지해 최적은 운항 조건을 추천하여 선박 안전성과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트윈 기반으로 모니터링 솔루션을 탑재하여 시뮬레이션으로 상황 예측과 사고 예방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다.

 

한화오션 측은 “한화오션은 현재 자율운항 레벨3 수준까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30년까지 ‘레벨 4’ 수준의 완전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16일부터 17일 이틀간 서해 제부도 인근 해역에서 자율운항선박의 원격제어, 경로 추종, 충돌회피 등의 해상 시험을 성공했다.

 

LNG 재액화 시스템 적용, 메탄올·암모니아 엔진·공급 시스템 개발 등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

HD한국조선해양 및 조선 자회사는 LNG DF선, 메탄올 DF선, 암모니아추진선, 전기추진선, 수소 운반선 및 수소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전 선종에 대한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머스크에 메탄올 추진선을 발주하면서 메탄올 엔진에 대한 기술력을 입증했다. HD현대중공업 엔지기계사업부는 세계 최초로 메탄올 이중연료 힘센엔진(H32DF-LM) 2기를 제작했다. 또한 HD현대중공업은 암모니아추진 힘센 DF 엔진을 개발 중에 있으며, ’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 운반체의 역할까지 포괄하는 암모니아 추진·운반선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추진선분야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이 선박용 전기추진솔루션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으며 직류(DCGrid) 기반의 LNG DF엔진과 에너지 저장시스템(ESS)을 바탕으로 엔진 가변속제어 및 에너지 최적 제어시스템(HiCONISPEMS) 등 저탄소, 고효율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LNG 추진의 핵심기술인 가스 처리시스템과 가스 화물창, 차세대 LNG 연료공급 시스템인 Hi-eGAS를 개발했다.
 

HD현대중공업,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 컨셉
HD현대중공업,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 컨셉

삼성중공업은 LNG 재액화 시스템 연료전지, 탄소포집 시스템, 배터리 하이브리드 시스템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SENSE IV’는 천연가스를 액화하여 LNG를 생산할 수 있는 해양 프로젝트용 자체 액화기술을 도입하여 어떤 해양 조건에서도 상변화 엾이 운전이 가능하다. 또한 질소 비중이 높아 안정성이 높고 기존 공정 대비 약 14%의 고효율을 내기때문에 친환경적이다. 또한 ‘S-Fugas’는 LNG 연료공급 시스템으로 선박에 적용된 엔진의 종류와 선종별 운항 특성을 고려하여 공급할 수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 신연료·제품에 대한 안전설계 및 환경평가를 위해 전문인력을 두고 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
 

HD현대중공업, 메탄올 엔진
HD현대중공업, 메탄올 엔진

이와 함께 삼성중공업은 탄소 포집, 액화, 저장 시스템에 대한 개발을 선급, 선주사, 기자재업체와 공동으로 진행하여 선박 배치 및 잠재 위험요소에 대한 설계 검토를 통해 174K LNG 운반선에 대한 2022년 ABS 선급 설계 인증(AiP)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이산화탄소 포집 시 필요한 에너지 절감을 위해 폐열·냉열 회수 공정 자체 개발을 통하여 획기적인 에너지 효율 향상 시스템 개발 중”이라며 “선주사, 기자재 업체와 공동 실증 연구를 통하여 컨테이너선에 올해 공동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2024년까지 세계 최대 용량 해상 실증을 완료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로이드 선급과 암모니아 잠재위험요인 도출 및 대응책 마련, 아프라막스급 암모니아 연료추진 유조선 설계 인증 △메탄올 연료 공급 시스템 개발 △중소형 운반선 타입 C 이중진공단열 탱크 기술 개발 등으로 친환경 선박 기술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LNG추진선의 기술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2조원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이중 6,00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추진 시스템 관련 운반선을 개발,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조선업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한화오션은 액화천연가스 재기화 선박(LNG-RV)을 개발하여 기존 LNG운반선에 대규모 LNG 재기화 설비를 탑재하여 해상에 정박한 채 LNG를 공급할 수 있다. 이 선박은 기존의 LNG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발생했던 대규모 투자 비용과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고압 이중연료 추진엔진(ME-GI)와 천연가스 재액화 장치(PRS)를 활용하여 LNG운반선을 건조하고 있다. ME-GI는 기존 대젤엔진 대비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량을 30% 감축 시킬 수 있고 PRS는 자연적으로 기화하는 LNG를 다시 재액화하여 화물창으로 보내는 설비로 전력 소모를 줄이고 선박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특히 한화오션은 고망간강 LNG 연료탱크를 개발하여 극저온에서의 성능, 강도, 내마모성이 우수하고 가격까지 저렴하여 친환경 규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을 개발하고 탄소포집 시스템(CCUS)를 적용하여 LNG운반선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2040년 매출 30조원 이상, 영업이익 5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친환경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늘려간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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