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더북 51.3%가 대체연료선 1376척…‘LNG’ 이어 대세로 떠오른 ‘메탄올’

 
 


탈탄소화라는 새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한 해운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친환경 대체연료이다. LNG를 필두로 하는 이중연료 신조선 발주는 올해 메탄올이 대세로 부상하며 톤수기준으로 지난해 3분의 1 에서 절반 이상(51.3%)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선박 대체연료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전 세계 해운업계가 탄소중립이라는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탄소저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친환경 선박 대체연료를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IMO의 탄소배출저감목표와 연계해 해운업계는 오는 2030년까지 탄소감축 20%를, 2050년까지는 넷제로를 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2030년까지 연간 1,700만Mtoe의 탄소중립 연료의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 이는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탄소중립 연료공급의 30-40%에 해당하는 양이다.

DNV가 최근 발표한 ‘Maritime Forecast to 2050’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연료로 운항하고 있는 전 세계 현존 선대와 오더북은 지난해 보다 가속화되고 있다. LNG는 여전히 가장 유망한 대체연료 기술로 선택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메탄올을 이중연료 솔루션으로 사용하는 선박의 수가 급증하고 있어 주목된다. LPG선을 제외한 LNG추진선의 오더북은 톤수 기준 현존 선대의 2배 이상이다. 메탄올 추진선 오더북 역시 현재 운항 중인 메탄올 추진선의 톤수 기준 20배 이상이다. 이 같은 통계는 지난해에 이어 대형선박의 대체연료 추진 발주 트렌드를 보여주며 그 흐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대체연료 신조선 1,376척 발주, 메탄올 컨선 142척

DNV에 따르면, 2023년 7월 기준 전 세계 신조발주 선대 5,258척 중 1,376척이 대체연료로 발주된 것으로 나타났다. 톤수 기준으로는 LNG추진선을 포함하여 51.3%가 대체연료로 운항할 수 있는 선박으로 발주되어 전년도 33% 대비 급증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대체연료로 운항하는 선박은 톤수 기준 6.5%로 나타났다. 이 역시 지난해 5.5%에 비해 증가한 규모다.

대체연료 선박을 척수 기준으로 살펴보면, 현재 운항 중인 선박은 1.8%, 오더북은 26%로 나타났다.

대체연료 선박의 오더북을 살펴보면 LNG 연료가 선도를 달리고 있다. 현재 대체연료로 발주된 1,376척의 선박 중 306척이 LNG추진 LNG선박이며, 523척이 다른 타입의 LNG추진선박이다. 카캐리어와 컨테이너선박 분야에서는 각각 133척, 196척의 LNG추진선이 발주됐다. 추가적으로 탱커(83척), 벌크선(39척) 등에 대한 LNG 연료 사용도 급증하고 있는 분위기다.

메탄올 연료는 기존 메탄올 운송 탱커에서 독점적으로 선택 되어왔다. 현재 운항 중인 23척에서 메탄올이 연료로 사용되며, 신조탱커 14척이 발주됐다. 그러나 올해는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대체연료로 급부상했다. 메탄올을 연료로 운항하는 총 142척의 컨테이너선이 발주됐다. 메탄올 추진선 발주의 개척자는 머스크라인이다. 머스크는 총 25척의 메탄올 컨선을 신조발주햇으며 이가운데 2,000teu급 피더 컨선 ‘로라머스크’호가 9월 공식운항에 들어간 상태다. 에버그린도 메탄올 컨선 24척을 50억달러에 발주했으며, HMM도 9,000teu급 메탄올 컨선 9척을 발주했다.

LPG선박의 경우 72척이 LPG를 연료로 사용해 운항중이고 93척의 LPG선박과 4척의 에탄올 선박이 LPG 연소캐파와 함께 신조발주된 상태다. 배터리·하이브리드추진선의 발주는 295척이다.
 

머스크의 녹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머스크의 녹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배터리·하이브리드는 소형선, 암모니아 공식 발주는 ‘0’

대체연료선 오더북에서 선박 수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는 LNG와 배터리·하이브리드로 나타났다. 그러나 톤수로는 LNG연료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배터리·하이브리드 솔루션은 주로 소형선박에 적용돼 있다. 현재 LNG연료를 사용하여 운항 중인 선박은 총 1,079척이며, 이중 LNG선박이 659척이고, 다른 선박타입의 LNG추진선이 420척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LNG 벙커링 선박은 총 45척이 운항하고 있다. 이중 3분의 1의 선복량은 1만㎥규모 이상이며, 대형 LNG추진 컨테이너선박에게 서비스할 수 있다. 오는 몇 년 내로 인도 예정인 1만㎥ 이상의 선복량을 가진 벙커링 신조선은 총 11척이 발주됐다.

암모니아 추진선의 공식적인 발주는 현재까지 ‘0’척이다. 전 세계적으로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입증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적합한 에너지 컨버터 기술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암모니아 추진선의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몇 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암모니아 연료로 운항 가능한 선박의 비중은 기술이 이용가능해지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잠재적인 암모니아 추진 전환을 위해 신조단계에서 ‘암모니아 레디’로 건조되고 있는 선박은 58척이다.

암모니아, 수소 등과 같은 탄소중립 연료의 도전과제로는 △자본투자비 증가 △제한된 연료 이용가능성 △글로벌 벙커링 인프라 부족 △선원훈련 추가 △높은 연료비 △선상 저장공간 추가 수요 등이 꼽히고 있다.

한편 대체연료는 화석 에너지원에서 파생될 수도 있기에 해운업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well-to-wake’ 단계에서 고려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원 대체연료 핸들링 교육 뒷받침돼야

무엇보다 해운업계의 탄소중립 연료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해기사들과 육상직원들의 연료 핸들링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기존 전통연료와 비교 시 대체연료들의 사용에는 안전 리스크가 야기되기 때문이다. 특히 수소·암모니아·메탄의 기체혼합물, 암모니아·메탄올의 독성, 메탄·수소·암모니아의 저온 리스크, 메탄올·메탄수소의 가연성 등은 벙커링 운영과 선상 연료 저장·연료 유통 및 보수 문제에서 새로운 복잡성을 야기하게 된다.

이에 따라 연료 핸들링 역량을 갖춘 해기사의 공급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운영 안전 과제를 지닌 연료가 도입됐을 때, 연료운영과 관련된 위험성에 대해 분명한 이해도를 갖추고, 리스크를 완화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해기사의 역량이 필수적이다. 아직까지는 대체연료 도입에 따른 운영경험이 전무하거나 거의 없는 상태이므로 ‘업스킬링(upskilling)’이 요구되고 있다.

가스 선사들과 케미컬 선사들이 수십 년간 축적해온 연료관련 역량들은 다른 해운부문의 업스킬링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전 세계 선대와 비교시 선박과 해기사들의 수에서 매우 한정적인 자원이라 할 수 있다.

LNG 연료의 점차적인 도입도 기존 LNG 전문선사들의 수십 년간 경험과 결합하여 오늘날 외항 선사들이 LNG를 연료로 받아들이는데 중요하게 작용했다. LNG 연료시스템의 안전한 통합과 운영은 결국 디자이너, 선주, 해기사, 제조사, 조선소, 기국, 선급 등이 구축한 20년 이상의 러닝(learning)과 경험의 결과이다.

80만명 해기사 업스킬링 니즈

LPG 연료도 현재는 LPG핸들링 경험을 갖춘 선원들이 있는 LPG 선사들이 사용할 수 있다. 메탄올도 케미컬 선사들이 메탄올 운송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암모니아의 경우 상황이 조금 다르다. 가스선사들이 암모니아의 운송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연료로서는 아직 선박에 적용된 실제 사례가 없다. 해운 탈탄소화의 시급성을 고려했을 때, 향후 암모니아 선박연료의 대량 도입은 LNG 사례에서 보듯이 매우 빠르게 이뤄질지도 모른다. 이를 위해서는 선박 오퍼레이터와 규제기관에서 안전운영 프래티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수소 연료는 일본에서 진행한 1개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해상화물로는 운송된 적이 없다. 선박연료 실증도 현재는 소형 R&D프로젝트에서 진행 중이다. 선박의 수소 저장과 유통의 안전한 적용은 현재까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궁극적으로 해기사와 선원들의 대체연료에 대한 추가 교육 및 훈련은 필수적이며, 안전운영을 위한 업스킬링 니즈는 육상조직에도 동일하게 반영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LNG·LPG 추진 선박에서 일할 것으로 전망되는 해기사들의 수는 오는 5년 내에 약 2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30년 중반까지 해운업의 연료전환을 위해서는 약 80만명의 해기사들에 대한 추가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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