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컨테이너 80만대 돌파…신조 6만 8천대 ‘역대급’

 
 

코로나 반짝 특수 끝? 수요 급감·과잉공급 우려도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ISO 탱크 컨테이너 선대가 지난 10년 사이 2배가 넘는 규모로 성장하며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에 따른 예상치 못한 운임상승과 수요증대의 특수를 누리며 지난해 신조 탱크 컨테이너 수는 6만 8,000대로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자본력을 갖춘 신규 투자자들이 시장에 속속 진입하며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코로나로 누렸던 특수가 사라지면서 수요급감과 장비 과잉공급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제탱크컨테이너협회(ITCO, International Tank Container Organisation)’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ISO 탱크 컨테이너 시장은 8.6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성장률은 7.3%를 기록했다.

2023년 1월 기준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글로벌 탱크 컨테이너 수는 80만 1,800대로 집계됐다. 전년도 73만 7,935대에서 6만 3,865대가 새롭게 추가됐다. 이는 지난 2013년 41만대에서 10년 새 규모가 약 2배나 커진 것이다.

ISO 탱크 컨테이너는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규격에 맞추어 액체, 분말, 가스 등의 물질을 운송하기 위해 제작된 특수 컨테이너이다. 단열재와 내부식성 및 내화학성에 강한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로 만든 원통형 컨테이너로, 석유화학제품, 화공약품, 의료약품, 압축가스, 식료품 등의 액체 화물의 대량운송에 사용된다. 다른 재질의 컨테이너 용기와 비교하여 안전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반복 사용이 가능해 친환경적인 운송수단으로 평가된다.

탱크 컨테이너 시장은 드라이 컨테이너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벌크 액체 및 액화가스 운송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성장해 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10여년 전부터 성장 잠재력이 높은 특수 전문운송시장으로 주목을 받아왔으며, LNG, 수소, 암모니아 등의 수송이 가능해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오퍼레이터·임대회사·제조사 반짝 수혜

특히 코로나 펜데믹이 야기한 공급망 붕괴와 장비 급감으로 인해 전 세계 오퍼레이터와 화주들의 장비 수요가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탱크 컨테이너 제조회사들과 임대회사들도 급증한 수요에 힘입어 2022년에 반짝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탱크 컨테이너가 화주들에게는 ‘JIT(Just in Time)’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탱크 컨테이너 신조도 역대 최대 규모로 생산됐다. 2022년 신조 탱크 컨테이너 수는 6만 7,865대로 나타났다. 2021년에 신조 탱크 컨 5만 3,285대에서 1만 4,580대가 늘었다. 신조 탱크 수요는 글로벌 선대 규모의 확대로 이어졌다. 탱크 컨 수요가 급증하면서 노후 탱크 컨테이너도 폐기 대신 대부분 수리되어 서비스에 재투입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의 시장 붐에 힘입어 탱크 컨테이너 시장에는 지속적으로 신흥 투자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탱크 컨테이너는 액체화물을 운송하는 경제적인 수단이자 안정적인 자산가치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탱크 컨테이너 선대의 성장과 과잉생산이 장비 과잉공급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상당량의 탱크 컨테이너들이 공 컨테이너 상태로 오퍼레이터들에게 회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오퍼레이터와 임대회사들에게 활용률을 최대로 높이기 위한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데포의 보관 공간을 확보하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글로벌 TOP 10 회사들이 시장 지배

글로벌 탱크 컨테이너 시장은 여전히 소수의 메이저 오퍼레이터들과 임대회사들이 지배하고 있다.

ITCO에 따르면, 현재 운용 중인 전 세계 탱크 컨테이너 가운데 탱크 오퍼레이터들의 선대가 56만 8,760대, 임대회사들이 36만 925대, 화주 및 기타가 19만 9,110대로 나타났다. 2022년에 스크랩된 탱크 컨테이너는 4,000대로 집계됐다.

전체 시장에는 글로벌 대형 회사, 소형 니치 및 리저널(regional) 회사들을 포함해 총 240여곳의 탱크 컨테이너 오퍼레이터들이 활동하고 있다. 탱크 컨테이너 오퍼레이터는 화주들에게 벌크 액체, 가스, 파우더 등의 운송에서 도어투도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3자물류회사이다.

이중 글로벌 탑 10 오퍼레이터들이 전체 오퍼레이터 선대의 전 세계 탱크 컨 선대의 50%인 28만 7,250대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 1월 기준 ‘스톨트탱크 컨테이너’가 4만 7,000대로 TOP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호이어 그룹이 3만 9,900대로 2위, 뉴포트가 3만 8,500대로 3위, 베르치 그룹(3만 1,100대)과 중국철도물류(2만 7,500대)는 각각 4, 5위를 차지하고 있다.

6위는 덴하토(2만 4,500), 7위 벌크하울(2만 3,000대), 8위 인터모달탱크 트랜스포트(2만대), 9위 이웨이그룹(2만대), 10위 NRS 해상물류(1만 5,750대)이다.

전 세계 탱크 컨테이너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최소 38개사이다. TOP 10의 임대회사들은 29만 9,300대의 탱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총 리싱 선대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엑시프 월드와이드(7만대), 2위는 유로테이너(5만 5,000대), 3위, 씨애코 글로벌(4만 2,000대), 4위 래플스리스(3만대), 5위 CL 리싱(2만 9,150대) 순으로 랭크돼 있다.

이어 6위 트리플릿리싱(2만 2,360대), 7위 피코크 컨테이너(2만대), 8위 트리튼 인터내셔널(1만 2,200대), 9위 알바트로스 탱크리싱(9,900대), 10위 TWS 렌트어테이너(7,690대) 순이다.

TOP 탱크 컨테이너 제조사로는 중국 CIMC 세이프웨이(3만 4,000대)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2위 JJAP(1만 1,250대), 3위 NT탱크(1만 250대), 4위 웰핏오디(5,000대), 5위 싱가마스(3,000대), 6위 대련 CRRC 컨테이너(2,115대) 순으로 나타났다. 탱크 컨테이너 제조사들은 대부분 중국에 집중돼 있으며, 다음으로 남아프리카에 입지해 있다.

국내 오퍼레이터 15-20여곳 경쟁 치열

국내 탱크 컨테이너 시장은 전문성을 갖춘 소수 업체들이 독점 및 경쟁하는 특수 운송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세대 오퍼레이터들이 활동한 1990년대가 시장 황금기였으며, 현재 국내 시장은 토종업체거나 글로벌 오퍼레이터들의 한국법인 및 대리점 형태로 15~20여곳이 관련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들은 탱크 컨테이너를 보유하거나 임대를 통해 자체적인 장비를 갖추고 화학제품, 식류품, 가스, 미네랄 오일 등 액체화물에 대한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탱크 컨테이너 시장은 초기 장비 및 투자비용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축에 속한다. 탱크 컨테이너의 임대, 운송, 유지보수 등을 위한 자본력과 더불어 영업력, 해외 네트워크 등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본력을 갖춘 대형 업체들이 새롭게 국내 탱크 컨 시장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동종업계간 인수합병과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더불어 운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코로나 특수 끝, 수요 급감, “나가는 화물이 없다?”

코로나 특수로 반짝 호황을 누리던 국내 탱크 컨 시장도 엔데믹을 맞으며 둔화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나가는 액체화물 운송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한 때 국내에 반입되는 탱크 컨테이너 공급량이 대폭 감소하여 쇼티지(shortage) 현상이 극심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4-5년전과 달리 현재는 장비가 너무 많아졌다고 이야기 한다.

한 탱크 컨테이너 운송사 관계자는 “코로나 특수는 끝났다. 요즘 시장은 여전히 어렵다. 현재는 들어오는 탱크 대비 나가는 화물을 찾기 힘들다. 특히 부산 데포에 탱크가 너무 많이 쌓여여서 일시적으로 반입금지가 됐다”고 말했다.

국내 탱크 컨 시장은 특성상 성수기와 비수기 변동이 크지 않으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석유화학 시황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국산 석유화학제품 수출량은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둔화와 국내 생산 감소로 인해 전년대비 9.5% 감소했다. 대중 수출량도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변동과 동조성이 높은 석유화학제품 수요는 주요국들의 제한적 성장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에 1.5% 미만의 성장이 예상된다.

1천대 이상 ITCO 가입 국내 오퍼레이터 5곳

현재 ITCO에 가입돼 있으며, 1,000대 이상의 장비를 보유한 국내 오퍼레이터들은 대림, 태웅로직스, 레이딕스, 팬브릿지, 뮤토 등 5곳으로 나타났다.

국내 1위 탱크 오퍼레이터인 대림은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TOP 10 탱크 컨테이너 운영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대림은 현재 39개 국가에 연간 3만여대의 ISO 탱크 컨테이너를 선적하고 있다. 대림은 탱크 컨테이너를 7,500대 보유하여 국내 1위, 아시아 5위의 기업으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회사 측은 향후에도 고성장이 기대되는 탱크 컨테이너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탱크 컨테이너 1,400대를 보유하고 있는 레이딕스는 2008년 한영티엘에스로 설립돼 2009년 레이딕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동사는 케미칼 용기, 내륙운송, 해상운송 및 해외 현지 물류 서비스와 더불어 고압 액화가스, 초저온 액화가스 물류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며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용 고순도 케미칼, 과산화수소수, 초저온 액화가스용 특수 ISO 탱크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ISO 탱크 전문기업이라 밝히고 있다.

팬브릿지는 1995년 해상수출입 전문 포워더로 설립되어 2001년부터 탱크 컨테이너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1,000대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케미컬 드럼, 탱크 운송의 수십 년간 경험을 기초로 ISO 탱크 물류운영 프로세스 전문성과 노하우를 구축했다. 마포에 사옥을 두고 있는 뮤토로직스는 2021년 네덜란드 탱크 오퍼레이터 ‘Den Hartogh(2만 4500대)’와 합병돼 MUTO로 새롭게 출범했다.

태웅로직스는 후발주자이나 탄탄한 자본력을 토대로 공격적인 사업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ISO 탱크 사업을 시작한 태웅로직스는 2022년 극동MES의 ISO 탱크사업 전 부문을 양수했으며, 최근에는 제일차아이에스오탱크컨테이너로부터 ISO 탱크 컨테이너 1,500대를 인수해 총 3,500대로 규모를 확대하는 등 매년 외연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태웅로직스 “국내 2위, 亞 12위 탱크 전문 운영사 도약”

극동MES 양수 및 1500대 인수 공격적 사업 확대

종합물류기업 태웅로직스가 매년 탱크 컨테이너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국내 2위, 아시아 12위 탱크 전문 운영사로 도약해나가고 있다.

태웅로직스는 지난 9월 제일차아이에스오탱크컨테이너로부터 ISO 탱크 컨테이너 1,500대를 약 345억원에 인수했다. 장비 인도는 내년 8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태웅로직스는 5년 간 이를 임차한 후 전량 매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동사의 ISO 탱크 운영 대수는 기존 대비 약 84% 증가해 총 3,500여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태웅로직스는 2022년에 극동MES로부터 ISO탱크 1,000여대와 ‘스마트 탱크(Smart Tank)' 브랜드 상표권, 해당 사업부 임직원 등 탱크사업 전 부문을 양수했다. 이를 통해 탱크 운영 대수를 기존 900여대에서 2배 규모로 확대했다.

태웅로직스는 2020년부터 신성장동력으로 ISO 탱크 컨테이너사업을 개시하고 공격적으로 운영 장비를 확대해왔다. 특히 ISO 탱크 물류는 전자·화학 산업과 에너지 산업의 변화에 따라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측은 “2차전지 전해액, LNG와 수소, 암모니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지속됨에 따라 ISO탱크를 활용한 운송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전해액 등 2차전지 관련 액상화물 수요에 대한 ISO 탱크 사업을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태웅로직스는 2차전지 소재 산업이 활성화된 중국,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ISO 탱크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며, 해당 지역 모두 태웅로직스 법인이 자리잡고 있어 시장 공략에 유리하다고 보았다. 태웅로직스는 최근에는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산업은행과 MOU를 체결하고 ISO 탱크 컨테이너 및 국내외 물류 인프라 사업 경쟁력 제고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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