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온몸으로 경험한 항해자의 시선이 담긴 시집이 나왔다. 한국해양대학교 출신의 시인 정기남씨는 시집 ‘바다는 거의 밀물이어서’를 통해 먼발치에서 피상적으로 바라보는 상상의 바다가 아닌, 광막한 바다를 직접 누비며 품어 올린 해양의 언어들로 새로운 시의 세계를 열었다.


전망시인선에 첫 해양시집을 펴낸 정기남 시인은 전남 순천 출생으로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델라웨어대학교에서 해양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은 외항선 항해사로 오랜 기간 배를 타고 세계의 항구를 드나들었으며 해상교통관제사가 되어 바다의 곁을 지켰다.


시인의 바다에 대한 무한 애정과 그것을 시로 형상화하려는 진지하고 치열한 노력을 시집의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천측항해, 구면삼각함수, 오차삼각형, 풍배도, 킹스턴 밸브, 거멀못, 갱웨이, 흘수선 등 바다를 알지 못하면 알 수 없는 시어들은 생경하면서도 이채롭다. 자신의 체험과 역동적 상상력이 어우러진 이 시집은 한 권의 시집이면서 한 권의 바다라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의 해설에서 김수우 시인은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내면에 숨은 초월적인 원형과 함께 파도를 넘는 삶과 생명 외경에 대한 인식에 닿을 수 있다”라며 “항해를 중심으로 한 삶과 서정이 생성해 내는 언어가 이 시집에서 새로운 지도를 만들고 있다”라고 평했다.


정기남 시인은 “해양문학을 공부하고 바다를 제대로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것이 시를 쓰게 된 이유”라며 “바다를 통해 세상을 보며 올바로 살아내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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