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물류 민*관 함께 준비하고 대응해야

제조전*후 친환경화 필요, 탄소 저감량 거래 활용
녹색물류 인증제도 도입, 지속적 관리 필요


전 산업에 걸쳐 녹색 사업화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물류산업의 녹색화를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물류하주지원단이 10월 9일 개최한 '녹색물류 경영전략수립을 위한 세미나'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환경관련 규제의 동향과 국내 물류기업의 녹색물류 대응방안을 알아보기 위한 자리였다. 


무역협회 이기성 전무는 인사말을 통해 "녹색물류 전략의 성숙도가 높을수록 물류비 절감, 기업이미지 상승, 매출액 증대의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기업 경영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고 예측하며 "올해 12월 코펜하겐에서 기후협약에 관한 지침이 확정된다. 이는 국내기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이를 최소화 하려면 민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며 정부와 기업, 학계가 함께 노력하여 녹색물류 전략 수립에 만전을 기할 것을 부탁했다.

 

전세계적 엄격한 기준 의무화, 에너지 저감 = 경쟁력 확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김형태 박사는 '글로벌 환경규제 동향 및 녹색물류 대응방안'이란 제목의 발표를 통해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에 대해서 설명하고 국내 기업의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김형태 박사는 전세계적으로 그린생산이 의무화되고 그린조달이 장려되고 있으며 온실가스 저감이 의무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린인증제도가 창설되어 에너지스타, 그린물류우수사업자, 엔젤선박, 그린선박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인증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형태 박사는 국제기구와 각국의 구체적인 환경규제 정책을 설명했다. 김박사는 유엔환경계획(UNEP)의 바젤조약, OECD의 확대재생산책임제도,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의 국제기후변화협약,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상오염방지 등의 국제기구의 정책과 미국*EU*독일*중국*일본의 환경규제 제도를 소개했다.


이에 따른 국내 수출입기업의 대응방안으로 김형태 박사는 ▲제조*판매 전후단계의 친환경 중시 ▲에너지 저감제품 생산 확대 ▲이산화탄소 제감량의 거래제도 활용 ▲우수 물류기업 활용 및 연대체제 구축의 네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제조 과정에서의 유해물질의 사용을 저감함으로써 친환경화를 이루고, 제조 후에도 수거*처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재사용과 재활용율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에너지 효율화 제품의 생산 체제를 도입하여 이를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설정하고, 인증제도를 만들어 인증제품의 홍보를 강화시키면 에너지 저감이 곧 경쟁력 확보로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조만간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탄소 거래제도의 활용과 전문 3PL기업을 육성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세계 5대 녹색강국 진입 목표, 녹색물류 인증제도 통해 지속적 관리
한국교통연구원 종합물류연구본부의 민연주 박사는 녹색물류 인증제도와 사업지원방안에 대해서 설명했다. 민연주 박사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국내외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 동향, 해외의 온실가스 저감사업 사례등을 소개하며 국내 녹색성장 5개년 계획과 녹색물류 인증제도를 소개했다.


민연주 박사에 의하면 녹색성장 5개년 계획은 2020년까지 세계 7대, 2050년까지 세계 5대 녹색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각 부처별로 추진된 녹색뉴딜, 신성장동력사업,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등 목표치 및 부처별 재정 투자계획 등을 재검토하고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저탄소 에너지자립형 Green Port를 구축하고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의 전환교통을 추진하며 수*배송 보관 등 물류공동화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또한 녹색물류 인증제와 녹색물류 파트너쉽을 통한 녹색물류를 향상화시켜 녹색교통물류 체계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녹색물류 인증제도는 기업인증과 사업선정 부문으로 구분되어 있다. 기업인증을 받기 위해서 물류기업은 온실가스와 대기환경 물질의 배출을 줄이고 폐기물 관리에 관한 계획서를 제시하여야 한다.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통해 기업 인증을 받게 되며, 인증기업은 주기적인 평가를 받게 되고 그 결과에 따라 인증의 유효성이 결정된다. 평가항목으로는 ▲경영책임 및 전략계획 ▲환경부하 저감사업 실적 ▲물류 시스템 고도화 사업 ▲온실가스 배출 모니터링으로 이뤄진다.


사업선정은 물류기업과 화주기업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녹색물류 체계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대상으로 연기지원 사업과 보급사업을 꼽을 수 있다. 사업투자비 대비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가장 큰 평가항목이며 이외에도 사업의 적합성을 통해 사업인증을 평가하게 된다.

 

녹색물류 위해 하주기업에 대한 정책 나와야
이날 열린 토론회에는 한진물류연구원의 김대진 박사, 용마로지스의 신재천 부장, 유한킴벌리의 전용훈 차장이 참여하여 각 기업이 실행하고 있는 친환경 사업사례와 사업추진상에서의 문제점을 공유했다.


용마로지스의 신채천 부장은 이날 세미나가 상당히 실질적이고 전문적인 사례가 포함되어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하며 용마로지스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신재천 부장에 의하면 용마로지스는 작년 후반기부터 탄소 배출량을 계산했으나 아직 그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배송 쪽 분야만 실행되고 있다. 탄소배출량을 계산해 보니 원가와는  다른 형태에 지표가 나타날 수 있으며.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것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기회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용마로지스가 국토부와 함께 시행하고 있는 LNG 연료 시범사업은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부장은 실질적으로 기업입장에선 연료비 절감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데 시범사업을 운영해보니 오히려 배출량과 연료비가 더 늘어났다고 전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전국에 LNG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연료충전을 하기위해 가까운 거리를 돌아가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또한 인센티브 지급문제와 관련하여 하주기업에 대한 페널티와 인센티브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하주기업에 대한 제제와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물류기업 단독의 녹색물류 추진은 어려우며, 하주기업에 대한 정책이 같이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진물류연구원 김대진 박사는 환경정책 개발시 물류기업과 제조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 박사는 재활용이나 재생산의 책임 부분이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부과되고 있으나, 사실 산업의 특성상 제조업체가 모든 것을 담당하긴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휴대폰의 재활용*재사용은 제조업체가 담당하며 유통과 판매는 유통사들이 하는데, 유통사들은 재활용이나 재사용에 적극적이지 않은 점을 꼽았다. 또한 폐기물 처리에 있어 과거에는 제품이 단일재였으나 현재는 복합재가 사용되고 제품 구조가 복잡해져 페기물처리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김 박사는 정부측에도 재활용이나 재생산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환경부와 지식경제부 각자의 영역에서 준비하고 있지만 서로 통합이 안되는 실정이라며 자료의 통합을 강조했다.

 

 

취재수첩/  '녹색성장', 세부 기준부터 제시하라

'녹색'의 열풍이다. '녹색'은 더 이상 색을 가리키는 단일 개념에 머물지 않는다. 환경오염의 심화와 그에 따른 기업 규제*정책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녹색'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이다. 올해 12월에 열릴 코펜하겐 환경기후협약 회의에 온 관심이 쏠린 가운데,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새로운 환경협약이 기업에 끼칠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와 학계에서는 '녹색성장'으로 변화하는 전 세계적 기업환경의 변화를 부담이 아닌 또하나의 기회로 여겨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거대한 변화에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선구자적 입지를 다져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녹색성장'으로의 변화가 멀고도 험하기만 한 모양이다. 그도 그럴것이 환경규제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는 탄소 배출량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녹색 성장과 관련 세미나에서 이런 기업들의 심정이 절박하게 드러났다. 세미나에 토론자로 나선 한 기업 관계자에게 플로어에서 질문이 나온 것이다. 내용인 즉, "우리 회사는 탄소 배출량 조사를 이렇게 하는데, 그쪽 회사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였다. 정부와 학계에 질의를 하러 나온 기업 토론자는 즉석에서 "우리는 어떠한 방식으로 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같이 방법을 공유하자"라고 말해 즉석 '구두계약'이 이뤄지기도 했다. 탄소 배출량 조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 생긴 에피소드이다.


자체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조사하는 기업들은 정확한 조사를 위해 연료법과 톤키로 방법 등을 사용하여 각기 다르게 조사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기 전까지는 어떠한 것도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녹색화 시범사업을 시행 중인 기업 역시 고충을 겪고 있다. 정확한 자료와 통계가 없어 발생한 시행착오 때문에 손실이 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신있게 녹색화에 선뜻 나서는 기업의 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


'녹색성장'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세계 기업의 질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기존의 산업구조로부터 탈피하지 못한다면 우리 기업은 어느 순간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학계에서의 정확한 자료제시와 기준설정이 필요하다. 거시적인 방법론의 맥이 잡혔다면 이제는 구체적인 자료와 표준을 제시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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