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정부간 소통창구 기대”

12월 9일-10일, 1박 2일간 중소업체 임직원 39명 참여
물류이슈 교육, 업체직원 아이디어 공유 이어져

 

 

한국 무역협회 물류개선팀이 주최한 제 8차 물류경쟁력 제고를 위한 물류실무 워크샵이 지난해 12월 9일~10일 양일간 경주 일성콘도에서 열렸다. 워크샵은 최근 국제물류의 동향과 대응전략, 물류비용 절감방안 등의 실무연수와 조별 분임토의, 물류현장 방문 등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이뤄졌다.


서울과 지방 중소물류·화주업체 임직원 39명이 참여한 ‘제 8차 물류실무 워크샵’은 중소업체에게 최근 물류이슈에 대한 교육은 물론, 업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참가자들은 최근의 동향을 접하기 어려운 중소업체들에게 이와같은 워크샵이 더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동시에, 워크샵에서 나온 업계의 생생한 의견이 정부까지 전달되기를 희망했다. 1박 2일동안 경주에서 열린 워크샵을 동행 취재했다.

 

물류·화주기업 동반 참여, 업체간 교류 기대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오전 7시 30분, 일행을 태운 버스가 삼성동 무역센터를 출발했다. 참가자들의 면면은 그야말로 다양했다. 연령으로 보면 20대부터 50대까지, 직책도 사원에서부터 대표이사까지 참가자들은 1박 2일 일정의 워크샵에 기대를 품고 경주로 향했다.


단 한번의 정체없이 4시간여를 달려 경주에 도착,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6층 워크샵 장소로 이동했다. 테이블 위에 놓여진 이름표를 받아들고 자리에 앉았다. 책상에 놓여진 자료집엔 1박 2일간의 일정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오후 1시부터 시작하는 본 교육의 일정은 이튿날까지 빡빡하게 짜여 있었다. 교육프로그램은 총 5개 주제의 교육프로그램과 조별 분임토의. △AEO를 중심으로 한 물류보안 대응방안 △녹색물류, 물류공동화 △물류공동화 실현사례 △제 3자물류의 발전과정 및 동향 △통관 및 관세리스크 관리요령 등 현 물류상황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이슈와 물류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


무역협회 물류개선팀 허문구 팀장이 단상에 올라 환영인사와 이번 워크샵의 취지를 설명했다. 허 팀장은 “중소 무역업체들이 물류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전하며, “이번 제 8회 워크샵은 2009년 마지막 일정으로 참가자들이 많은 정보를 얻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무역협회에서 주최한 물류실무워크샵은 이번 워크샵을 포함 2009년 한 해동안 총 8회 개최되었다. 6차 워크샵까지는 화주기업 임직원만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나, 물류기업과 화주기업이 함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판단 7차 워크샵부터는 물류·화주기업 임직원이 함께하는 자리로 거듭났다. 이어 참가자 소개가 계속되었다. 허 팀장은 참가자 한명한명을 소개하며 회사소개를 덧붙였다. 허 팀장의 소개를 받은 참가자들은 저마다 큰 소리로 자기소개를 하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한바탕 박수를 치며 인사를 하니 그동안의 서먹함이 한결 가시는 듯 했다.

 

물류보안, 녹색물류, 3PL 등 물류이슈 교육 

조양국제종합물류 이호준 이사의 강의로 본격적인 워크샵 일정이 시작되었다. 수업은 전체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자료집을 중심으로 중소업체 눈높이에 맞춘 수업이 대부분이었으며, 다양한 참가자들의 다양한 질문도 계속되었다. 첫 주제는 ‘AEO를 중심으로 한 물류보안 대응방안’으로 AEO제도의 태동배경부터 각국의 AEO 대응방안까지 관련 내용을 총 망라했다. 특히 중소무역업체의 입장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와 조언, 질의응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강의가 이루어졌다. 참가자들 역시 관심어린 태도로 첫 수업을 진행해 나갔다. 몇몇 참가자들은 “AEO라는 용어를 처음 들어본다”며, “중소업체들도 국제 동향을 잘 파악해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씨맥로지스의 조동기 이사는 ‘물류공동화 실현사례’라는 주제로 LCL전용 공동물류센터를 이용한 물류비 절감사례를 소개했다. 조 이사는 중소 화주·물류기업 입장에서 물류창고를 신축할 시 고려해야할 점, 관리 노하우 등을 전해주며 중소업체의 선전을 응원했다. 또한 인천항 LCL 전용물류센터의 사례를 들어 동 물류센터 개장이 주는 효과와 시사점을 설명했다.


동의대학교 조삼현 교수는 ‘글로벌 물류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녹색물류와 물류공동화 추진사례를 설명했다. 조 교수는 해외 항만의 사례를 들며 “미국 롱비치 항의 운항속도 감속 규제, 배출가스 삭감 의무화 등은 세계 항만이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삼영물류 이상근 대표는 ‘제 3자물류의 발전과정 및 동향’을 주제로 3자물류의 개념과 발전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이 대표는 3자물류의 발전단계를 총 3단계로 나누어 1단계는 화주기업의 물류기능 중 일부를 단순 반복수행하는 종속물류단계, 2단계는 물류 업무를 위탁받아 자체 노하우로 수행하는 독립·종합 물류단계, 3단계는 생산·영업 등과 연계하여 화주기업의 총 프로세스 개선을 수행하는 전략물류단계로 구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현재 3자물류의 2단계인 독립·종합물류단계이며 3단계인 전략물류로 진입하는 시점”으로 규정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3자물류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를 화주기업의 기존자산 처리문제와 아웃소싱의 불확실성 등으로 꼽았다.


분임토의, 참여자간 의견공유 활발
1일차 강의 일정이 모두 끝나고 참가자들은 2인 1실로 방을 배정받았다. 각자 배정된 방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었다. 점심시간 보다는 한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참가자들은 식사 중에도 수업에 대한 내용과 각 업체의 실정 등을 공유하는 등 물류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식사를 마친 후 이어진 분임토의 시간. 총 6개조로 나눠져 조별로 모여 앉았다. 토론은 자

유로운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테이블 위에는 분임토의 내용을 기록하기 위한 필기도구와 약간의 주류가 제공되었다. 한조는 6-7명의 조원으로 구성되었으며, 물류기업과 화주기업이 적정하게 배분되어 있었다. 각자 소개를 마치고 자신이 속한 업종의 애로사항과 개선노력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자유로운 토론이 계속되었다. 한시간 반 남짓한 토론시간동안 각 조의 토론지는 이미 가득 채워졌다. 정해진 토론시간이 끝났지만, 아쉬운 참가자들은 각자 방에 모여 단합의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비록 오늘 처음 본 사이지만, 같은 업계에 종사한다는 동질감이 이들을 하나로 묶어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책 결정시 업체의견 고려되길 기대”
둘째날 아침, 눈을 떠보니 경주 하늘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워크샵 장소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참가자들이 첫 수업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워크샵의 마지막 강의인 김중활 관세사의 ‘통관 및 관세리스크 관리요령’ 수업이 시작됐다. 업체들이 실수하기 쉬운 관세법과 관세율, 원산지 표기방법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특히 질의응답으로 진행된 이 수업은 많은 참가자들의 호응이 뒤따랐다. 참가자들은 혹시라도 당할지 모를 관세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수업내용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모든 수업이 종료되고 마지막으로 분임토의 결과 발표시간이 이어졌다. 진행을 맡은 무역협회 물류개선팀 김태현 대리는 “많은 물류워크샵을 진행했지만, 어제처럼 활발한 토의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면서 “참가자들의 물류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1조부터 차례로 진행된 분임토의는 각 조별로 현 물류이슈에 대한 대응방안과 사례를 제시했다. 4조 조장을 맡은 인천항발전협의회 황치영 사무국장은 “화주들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보수적인 사고방식 등으로 기존의 물류루트만 고집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물류비 절감을 위한 화주업체의 사고의 전환을 주문했다. 또한 “권역별 거점항만과 배후산단의 특성화가 필요하다”며 항만기능의 활성을 위해 배후산단의 특성화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또한 5조의 현대중공업 강화구 과장은 화주기업의 입장에서 3자물류 아웃소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 과장은 “화주기업 입장에선 아웃소싱이 곧 기업의 구조조정과 연결된다는 인식이 많다”며,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 노사간의 갈등과 업무의 불안정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많은 참가자들이 “이번 워크샵에서 나온 업계직원의 많은 의견들이 정부의 정책결정에 반영되길 바란다”며 무역협회가 업체와 정부 간 의견 소통의 창구로서 기능할 것을 주문했다.

 

포스코, 포항·영일신항만 현장방문 이뤄져

경주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물류현장 방문을 위해 다시 버스에 올라탔다. 방문지는 포스코 공장과 포항·영일만 신항.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에 제대로 견학을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잠시, 한 시간여를 달린 버스가 포스코 공장으로 들어섰다. 안내원의 안내를 받으며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포스코 공장의 엄청난 규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직접 들어간 제연공장은 이날 현장견학의 하이라이트였다. 눈앞에서 100m가 족히 되보이는 시뻘건 철이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벨트를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중간중간 뿌려지는 엄청난 양의 물도 그 열기를 식힐 수 없었다. 참가자들은 서로 감탄을 금치 못하며 철이 만들어지는 순간을 확인했다.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기록을 남기지 못한 점이 아쉬웠던지, 뜨거운 열기를 참으면서도 자리에 서서 하나하나를 기억해두려는 모습이었다.
포스코 현장방문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포항·영일신항만.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 항만의 선석까지 직접 가보진 못하였지만 포항·영일만항 사무실에서 완공된 2개의 선석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9년 9월 개장한 포항·영일신항만은 현재 1-1단계 2선석이 운영 중이다. 그러나 포항영일신항만 관계자는 “당초 기대와 달리 항만 물동량이 저조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 참가자는 “이렇게 훌륭한 항만에 물동량이 없으니 아쉬울 따름”이라면서, 포항·영일만 신항의 선전을 빌었다.

 

물류워크샵, 업체교육과 업계의견 수렴 기회
모든 일정이 끝났다. 지방에서 참가한 몇몇 참가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무역협회에서 주최한 ‘물류실무 워크샵’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많은 물류관련 세미나와 심포지엄이 서울에 집중되어있기 때문에 지방 업체는 물류업계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특히 서울에 있으나 규모가 영세한 중소 물류업체도 마찬가지이다.


‘물류실무 워크샵’의 가장 큰 임무는 지방 및 소규모 업체들을 더 많이 참여시켜 최근 물류 동향과 이슈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중소업체의 여러 목소리들을 정책관리자에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분임토의 등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은 실제 업계에서 겪고 있는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참가자들은 무역협회가 정부와 업계간 소통 창구가 되길 바라고 있었다. 올해에도 이어질 무역협회의 ‘물류실무 워크샵’이 더 큰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많은 중소업체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물류에 대한 최신 동향과 업계 종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인 ‘물류실무 워크샵’. 올해에는 더욱 발전한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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