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를 넘어 물류인의 소통과 화합의 한마당”

6개 주제발표와 토론에 200여명 참여, 항만물류 기획전시 겸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하 KMI)이 주최한 ‘2010 물류항만전망대회'가 <국제물류, 변화와 신성장동력>을 주제로 200여명의 해운항만물류 관계인들이 모인 가운데 1월 25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되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KMI의 물류항만전망대회는 중국의 물류전문가를 초청해 국제행사로 거듭났고, 세미나장 진입공간에 한국항만의 과거와 현재, 항만시스템의 발달 내용을 알리는 사진과 플래카드, 각 항만관련기관의 자료집을 비치한 기획전시를 병행함으로써 행사의 내용이 다양화되었다. 


이와관련 강종희 KMI 원장은 개회사에서 “중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우리나라의 물류산업이 큰 발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국내 물류산업이 중국을 기반으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의 물류 전문가 2명을 연사로 초청했다. 중국 물류산업의 변화를 짚어보고 미래를 전망함으로써 미래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라고 제거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이번 대회의 국제화 배경과 기대감을 밝혔다. 아울러 강 원장은 처음 마련한 기획전시를 앞으로 확대 지속시켜 물류산업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의도했다고 밝히며 향후 물류관련기관들의 전시에 대한 더 많은 전시협조를 요청했다.


강종희 원장은 동 대회가 “해운항만을 포함해 전 물류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미나를 통해 관련산업의 비전을 찾아 방향성을 모색하고, 나아가 물류인들의 교류와 화합의 한마당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하며, 물류항만산업에 대한 대외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하는 바람을 밝혔다. 강 원장은 “물류산업계 밖에서는 물류산업이 파업과 갈등이 상존하는 국가의 부담이 되는 산업으로 인식되는 측면이 강한데, 물류항만전망대회와 같은 자리를 통해 물류산업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유망한 서비스산업으로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망대회에는 최장현 국토해양부 제 2차관을 비롯해 이재균 해외건설협회 회장, 김광재 물류정책관, 박종록 해운정책관, 이상조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이사장, 한준규 한중객화선사협회 회장 등 정부 당국자와 관계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KMI의 기획 의도대로 이번 대회는 많은 해운항만물류 관계자들이 참석해 신년인사를 나눈 교류의 장이 되었다.


이날 참석한 최장현 차관은 축사를 통해 “물류산업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물류산업의 국내외 여건변화를 살피고 선제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함으로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동 대회의 ‘시의적절성’을 평가했다. 이어서 항만의 부가가치 창출과 물류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공·항만의 배후물류단지 확충, 새로운 선박금융시스템 마련, 해운 부대사업의 육성을 통한 해운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물류분야의 녹색성장 등 정부의 물류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물류전망대회가 물류산업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산파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는 기대의 변으로 축사를 마무리했다.


본 행사인 국제세미나에서는 김광재 국토부 물류항만실장의 <2010년 물류항만 정책방향>을 기조연설로 시작해 < 아프리카 지역의 시장특성과 교역 전망-박영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중동팀 팀장> <중국해운물류산업의 변화와 전망-Mao Boke 상해국제항운연구센터 부비서장겸 전문가위원회 위원> <해운산업의 여건변화와 대응방안-길광수 KMI 해운연구실장> <항만산업의 여건변화와 대응방안-전찬영 KMI 항만연구실장> <물류산업의 여건변화와 대응-박용안 KMI 물류정책연구실장> <중국 도로운송과 물류업 발전현황-Gao Xiao Yun 중국 교통운수부 도로과학연구원 교통물류공정연구센터>의 6개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주제발표 내용중 마오 보커씨의 <중국해운물류산업의 변화와 전망> 내용이 주목받았다. 마오 보커씨는 중국 해운물류산업의 변화를 ▶1단계=2000년 이전의 중국대륙 해운물류의 시작단계 ▶2단계=2001년-2006년 11월 중국내륙 해운물류의 육성·발전시기 ▶3단계=2006년 11월 이후중국 해운물류기업의 쾌속 성장기 등 3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다. 그는 중국해운 물류의 문제점으로 ▶해운물류기업의 국제경쟁력 열위 ▶독립적인 해운물류 법규 미흡 ▶물류관리체제의 불명확 ▶하드웨어 중시 소프트웨어의 경시 경향을 꼬집었다. 아울러 향후 중국 해운물류를 발전시키기 위한 중국정부의 정책방향을 ▶시스템화 ▶통합화 ▶국내외 동일시와 국제보세물류와 수운물류의 발전 ▶정보화와 녹색물류화로 정리해 설명하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중국해운물류산업의 발전정책을 10개 항목으로 제시했다. (1)해운물류관리및 협력체제의 구축과 해운물류의 시장감독 강화, 통계와 감독측정시스템 구축, 해운물류기업의 성실신용 선도, 물류분야의 시장 메커니즘 발휘는 시장에 맡기고 정부는 물류환경의 공정거래 유도, 시장의 감독 관리강화, 해운물류산업의 안전규칙 제정 (2)해운물류의 기초시설과 물류거점, 물류네트워크 건설 강화, 정보화, 표준화 구축 강화, 해운물류 현대화 추진 (3)해운기업의 항만과 물류 참여를 지지하며 해운항만 물류기업들이 합자나 합작으로 자원을 통합 조정케 유도 (4)해운물류기업과 제조업의 연동발전 추진, 석유와 석탄, 철광석및 기타 광석제품의 해운물류시스템 구축 (5)3자 물류기업의 발전지지, 해운물류기업 간의 교류와 연맹, 재통합 지지, 해운물류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해운물류의 전문화 촉진 (6)정책적으로 국제해운물류 발전지원, 통관환경 개선해 항만서비스 효율화, 물류센터 도시에 물류기업 유치 (7)수운물류 발전지지, 장강, 주강, 헤이룽 강 등 3대 유역및 기타 주요수역의 수운물류 중점발전 ‘장강황금수로 건설’ 추진 (8)해운물류시장 환경 최적화, 신용시스템 건설, 해운물류산업 관련 금융, 보험, 중재 등 해운서비스산업 대대적 발전 추진 (9)전통적 해운물류시스템 개조 가속화, 해운 전자상거래 촉진, 녹색해운 물류로 발전 (10) 국제교류 촉진, 구변국가와 세게적인 해운물류네트워크 구축, 한중일 동아시아 국가간 해운물류교류 강화 등이다.


이어서 길광수 KMI 해운연구실장은 <해운산업의 여건변화와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길 실장은 해운산업의 최근 여건 변화를 살펴보고 “해운산업은 매출액 대비 부가가치율이 40.2%(08년기준)에 달해, 자동차와 반도체, IT산업 보다도 부가가치가 더 높은 산업”임을 강조했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세계 해운의 전반적인 시황지표를 추이와 정책및 법·제도적 여건변화, 경쟁여건의 변화를 점검한 뒤,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길광수 실장 정부 대응방안으로 ▶해운산업의 위기극복 대책의 지속적인 추진 ▶초대형 플랜트 수출및 자원개발과 연계한 지원대책 강구 ▶해운산업 중장기 육성·지원정책 지속 추진 ▶경쟁질서 확립과 불공정 거래행위 규제 ▶해운산업 신성장 동력 확충 ▶녹색해운 성장기반 조성 등을 제안했다.


이들 제안방안중 은행융자확약(Bank Loan Commitments)제도의 도입은  평상시 선사와 은행간의 융자 확약으로 위기시 운영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원전과 고속철, 도시개발 등 플랜트 건설의 운송권을 국적선사에 부여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2년까지 700억달러 수주를 목표로 한 정부의 해외건설 활성화 방안과 연계할 수 있다는 것. 건설 진출 분야와 사업영역의 다변화와 포괄적 패키지 사업 추진시 국적선사의 운송물류분야 사전 참여와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해운산업의 중장기 육성·지원책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길 실장은 지적하는 한편, 해운산업의 영역과 역할의 분담 확대를 제안했다. 해운부대사업과 연관사업의 선진화와 글로벌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총체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선박관리업과 선박금융업, 해운중개업을 집중육성하고 녹색성장 신 해운 추세에 부합하는 해운산업 영역을 재검토하고 역할분담을 모색함으로써 해운산업의 신성장동력을 확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산업간 다면적인 네트워크 구축과 상생협력 방안의 마련도 지적됐다. 자원개발과 운송물류시장의 참여 협력을 위한 선화주 합작선사 설립을 제안하는 한편, 대량화주와 국적선사간 협력방안의 재검토와 새로운 접근방법을 모색할 필요성을 지적하고 해운산업과 항만산업의 상생 발전방안의 모색도 덧붙였다.


또한 길광수 실장은 외항해운업계도 CO2감축 논의에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박의 CO2 배출량 삭감을 위한 기술적 방안이 상당한 성과와 진전을 보았고 경제적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EU는 이미 탄소세 부과와 연료유 부과금 개선 등을 논의한 바 있어, 세계 6위 선박보유국인 한국은 EU관련 항로 운항시 영향을 예상하고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EU 유형의 Quality Shipping화를 통해 녹색해운의 전망과 대응전략의 수립을 강조했다. 특히 선사의 Green Eco-Ship 개발과 기존선박 개조, 운항기법의 개발을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길 실장은 세계 유수의 선사인 NYK와 MOL, Maersk의 그린 에코쉽의 사례를 들었다. NYK는 2030년까지 CO2의 70%를 감축한다는 계획이며, 2050년에는 ‘제로’를 목표로 해 네비게이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케이프 벌크선의 하이브리드 전기 터보과급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MOL 또한 고효율의 연료첨가제를 개발하고 있고, 머스크는 유럽 최대의 CO2 포집저장(CCS)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해운기업의 대응방안으로는 ▶시장 불안정및 시황 변동성에 대한 상시 대비체제 구축 ▶단기적 경영 안정화 방안 추진 ▶경영여건 개선 및 수요 안정화 방안 강구 ▶경영혁신 ▶신성장 동력/신사업 발굴을 제안했다.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해서는 선복공급 조절경영 매커니즘을 구축하고, 시황변동성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시적인 항만체선에 의한 왜곡된 시장정보에 대한 오판에 유의할 것과 지역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요인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밖에 원자재의 투기적 재고수요에 따른 수송수요의 변동를 예의주시하고, 정기선 분야는 운영선대의 구성과 투입항로의 변화를 주시하며, 부정기선 분야는 자사선과 용선 간의 적정비율 관리 등 운항선박의 포트폴리오 수립이, 유조선은 단일선체 유조선의 퇴출에 대비한 수급여건 변화에 대응할 것을 상기시켰다. 선사간, 선화주간 협력체제 강화와 함께 자사 해운서비스제품의 혁신에 초점을 두고 운항선박의 기술혁신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업내 조직과 대외 거래관계 조직의 혁신과 전문인력의 노하우 활용방식의 혁신은 물론 수지관리와 원가절감 등 관리구조의 혁신도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Quality Shipping과 Green Shipping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발굴의 추진과 Green Eco Ship 개발 추진, 신규항로 개척(아프리카, 남미), 해운경영의 분업화·전문화의 추진도 검토할만 하다고 지적했다.


신규항로의 개척이 제안된 아프리카 지역의 시장특성과 교역전망이 이번 물류항만전망대회의 주제발표에 들어있는 것은 해운물류업계의 신시장 개척 제안과 연관되어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박영호 팀장이 아프리카지역의 시장특성과 교역전망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은 53개의 이질적인 시장이 어우러져 있는 2-3개 정도의 소수품목에 의존하는 ‘모노컬쳐’형 경제구조를 갖추고 있다. 구 식민 종주국과 종속적 경제구조와 광범위한 저개발, 절대적 빈곤도 아프리카 지역을 대변하는 표현들이다. 이러한 상황들은 오히려 최근 7년간 5-6%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아프리카지역이 정치적 안정이 이루어지면 새로운 성장지대로 부상할 가능성을 점치게 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소비나 제조시장으로서 보다 자원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가 이 지역을 주목하는 진정한 이유가 자원획득 때문이라고 박영호 팀장은 지적하며 석유개발 잠재력이 걸프지역에 버금간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제2의 중동’ 건설 플랜트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 하다. 그러나 이 지역 각국의 상존하는 정치불안과 열악한 인프라 환경 등은 투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는 강대국들 간에 새로운 쟁탈전이 펼쳐지고 있다.


박 팀장은 특히 중국과 미국의 아프리카 접근전략을 소개했다. 중국의 진출전략은 정치적·이념적 동맹관계를 토대로 경제협력 강화, 대규모 개발원조 제공, 저가상품 공세로 시장침투 가속화, 무기판매및 군사협력 강화, 소프트 파워 확산 등의 특성을 띠고 있다. 미국은 중동의 석유수급 불안정을 상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아프리카를 주목하고 아프리카 지역을 새로운 전략적 석유공급기지로 취급하고 있다. 이에따라 AFRICOM(아프리카미군사령부)를 창설,‘안보 인프라’를 강화했다. 이는 날로 증대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측면도 다분하다.


한국과 아프리카의 교역현황은 2007년 기준 100억달러. 이는 우리나라 수출총액의 3.1%를 점유하는 수준이다. 아프리카 수출품(한국의)은 자동차와 선박 등 수송기기와 전기·전자제품, 각종 화학제품. 반대로 아프리카에서 한국으로 수입되는 품목은 광물 등 원자재이다. 주요 수출대상국은 나이지리아, 남아공, 이집트, 앙골라, 리비아 등 소수국이다. 시장규모가 영세하고 구매력이 낮아 국제무역에서 외면당해왔지만 최근의 성장추세가 지속된다면 이 지역은 미래에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고 박 팀장은 지적했다. 그는 아프리카 수입시장의 뚜렷한 성장세를 그 근거로 제시하고  이 지역에서도 남아공과 나이지리아, 이집트 등을 중심으로 수입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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