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경영 효율화·전문화로 미래 선도”
HMM·팬오션·SM그룹·KSS해운 CEO 신년사 경영 키워드는?
“해운회사 넘어 영속기업” “주도적 탄소중립 추진” “글로벌·대형선사 도약”

푸른 용의 해인 갑진(甲辰)년 새해를 맞아 국내 해운업계는 위기극복 및 경영 효율화 체제를 구축하여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전문성 강화·수익 사업구조 혁신과 함께 주도적인 탄소중립을 추진한다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국내 주요 해운선사 CEO들이 1월초 발표한 신년사에 따르면, 올해 해운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하고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 전망되고 있다. 이에 각사 CEO들은 신년사에서 지난 한해 수고한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새해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보와 내실경영에 집중하여 글로벌 리딩 선사이자 대형선사로 도약을 준비하는 한해를 다짐했다.

주요 해운선사 CEO들의 신년사를 통해 2024년 해운업계의 전망과 당면과제, 각사의 새해 경영방침을 알아본다.
 

김경배 HMM 대표이사
김경배 HMM 대표이사

김경배 HMM 대표, “글로벌 탑티어 해운사 도약을”

‘위기극복 경영체제’ ‘미래 전략경영 강화’ ‘경영체제 질적 고도화’

HMM은 글로벌 탑티어(Top-tier) 해운사 도약 비전을 위해 올해 △위기 극복 경영체제 구축 △미래 전략경영 체제 강화 △경영체제의 질적 고도화라는 3가지 경영방침을 세우고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은 1월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난해 우리 회사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복합위기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신규 서비스 도입을 비롯한 수익성 제고, 시황악화에 대처한 비상경영체제 등으로 안갯속에서도 의미 있는 결실을 이뤄냈다”고 회고했다. 김 대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22년의 기저효과로 매출, 이익 등 재무 수치는 감소했지만, 타 선사 대비 양호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탑클래스 수준의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김 대표는 “지난해가 상고하저의 환경이었다면, 올해는 상반기부터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수요 측면에서는 경기침체와 고물가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중국 경기 회복 지연, 각지 분쟁 확산 등으로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지난 2-3년간 발주한 신조선의 대규모 인도로 인해 운임 하방 압력이 지속되어 수요-공급 밸런스 회복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EU의 배출권거래제(ETS) 적용, IMO 규정에 따른 탄소집약도지수(CII) 제출 등 환경규제가 본격화되어 경쟁의 룰도 바뀌고 있다.

김 대표는 “이처럼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시장의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먼저 빠르게 적응하고, 창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이에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HMM은 올해 예고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위기극복 경영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기회는 준비한 자에게만 온다고 한다. 따라서 각 사업 부문별로 숨겨진 위기 징후를 면밀히 파악하고, 선제적이고 과감한 시도를 통해 견실한 성장을 이루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부문은 고채산 화물 증대와 함께 신규 화주 개발, 인프라 확대 등에 집중하고 벌크부문은 다양한 선대 확보와 장기운송계약 확대, 고수익 화물 개발 등으로 운영 효율과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관리지원 부문은 수익 확보, 신성장 방안을 고민하고, 각 부문 간 그리고 본사와 현장간에 유기적인 협업체계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호황기 뿐만 아니라 불황기에도 굳건히 이겨낼 수 있는 역량이 내재화된다면 우리 회사는 해운회사를 넘어 영속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미래 전략경영 체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위기극복 경영이 땅에서 보는 ‘Ground view’라면, 미래전략 경영은 땅 위에서 보는 ‘Above view’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회사는 초대형선 확보와 선제적인 규제 대응으로 체질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해운업계에 불어닥친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해 새로운 기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다.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 수립과 투자를, 사회적 관점에서는 고객과 주주, 협력사,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호 신뢰 및 협력을 일궈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회사 내에서도 기업 경쟁력의 원천으로써의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ESG 경영을 핵심가치로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경영체제의 질적 고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아무리 좋은 전략이 있더라도, 효율적인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 훌륭한 인재가 없으면 그 전략은 무용지물과 다름없다”면서 “따라서 디지털 시스템을 비롯하여 전사적으로 제반 인프라를 선진화하고, 신속하면서도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하며, 불필요한 관행 제거, 업무 합리화 등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는 현재 많은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글로벌 탑티어(Top-tier) 해운사로 도약하자는 우리의 미래 비전은 변하지 않는다.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한 마음 한 뜻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면 거센 풍랑을 헤치고 더욱 강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

안중호 팬오션 대표 “글로벌 리딩 해운물류기업 비전 달성”

‘전문성 고도화’ ‘민첩한 대응력‘ ‘주도적 탄소중립’ ‘안전사고 예방’

팬오션은 올해 시스템 구축을 통한 경영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뿐 아니라 주도적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여 해운업계의 미래를 선도한다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는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세계적인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경기둔화와 중국 건설경기 침체 등해상물동량 성장세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80차 IMO의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 2050년 탄소배출량 넷제로 전략이 채택됐으며, 새해부터 유럽연합의 배출권거래제도(EU-ETS)가 시행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친환경 정책에 대한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고 밝혔다.

이에 안중호 대표는 올해 복잡 다난한 경영환경 속에서 현안 문제들을 극복하고, 지속가능경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새해 중점 경영전략 5가지를 임직원들에게 제시했다.

가장 먼저 개인과 조직의 전문성을 고도화하고 융합시킬 것을 주문했다. 안 대표는 “변동성에 적시 대응하기 위해서는 회사 구성원의 다양한 관점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여러분 모두 맡은 업무를 능동적인 자세로 수행하고, 이 과정에서 습득한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공유하여 개인과 조직이 보유한 전문성의 깊이와 폭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방면에서 전문성을 가진 회사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상호 작용하게 되면, 회사 전체적으로 다양한 시각과 경험이 통합되어 개개인의 역량 강화와 더불어 회사의 조직 역량을 종합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탄력적이고 민첩한 대응력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안 대표에 따르면, 새해 경영환경은 지정학적 위험 증대, 주요 원자재 가격 불안 심화,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발생 가능성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변동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작년에 시작된 파나마 운하 통항 제한, 홍해 통항 화물선에 대한 예멘 반군 공격등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새해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안 대표는 “이렇게 변동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회사 내부적으로 탄력적인 의사결정과 민첩한 대응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폭넓은 시각으로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한다면 어떠한 위험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구축을 통한 경영 효율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안 대표는 “여러분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각자의 분석을 통해 잠재된 문제점을 발견하고 선제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이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습관을 갖게 된다면, 회사는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를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회사는 기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시스템을 통한 경영효율화를 이루어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팬오션은 올해 무엇보다 주도적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여 해운업계의 미래를 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팬오션은 이미 구축한 환경경영 시스템에 따라 환경 및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부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고 있다. 2020년부 LNG 운송 및 벙커링 시장에 본격 진출하여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개척 중이며, 저탄소 연료 전환 및 고효율 선대로의 교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밖에 환경 관련 다수의 국책과제 참여 및 민간부문에서도 각 분야의 기업과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고 있는 자율운항 연구, 디지털 및 탈탄소 기술 연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팬오션은 앞으로도 강화되는 전 세계적인 탈탄소화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친환경, 고효율 선박으로의 대체를 지속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안 대표는 안전사고 예방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안 대표는 “회사는 임직원과 이해관계자의 안전과 보건을 최우선 가치로 인식하여 안전보건경영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중대재해 Zero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안전보건 관련 위험 예방 및 임직원들의 안전의식 내재화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여러분께서도 유비무환의 자세를 항상 견지하여 안전관련 위험을 사전에 식별하고 위험 요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을 지속하여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또한 본선과 신속한 정보 공유와 소통 강화를 바탕으로 사고 예방에 집중하여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임직원들이 각자 맡은 바 업무를 더욱 책임감 있게 수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안 대표는 “기존 및 신규 경쟁자들로 넘쳐나는 해운환경 속에서 청룡처럼 회사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누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이를 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와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우리에게는 그간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축적해온 위기극복의 DNA가 있다. 갑진년 새해가 팬오션의 글로벌 리딩 해운물류기업의 비전 달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화주 협력 기반 경쟁력 있는 글로벌 해운사 도약”

“해운 저시황, 수익성 견고한 사업구조로 거듭나야”

SM그룹은 새해 경영방침을 ‘과감한 변화와 강한 경쟁력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기업’으로 세웠다. 이를 위한 실천방안으로는 △저성장 장기화 대비 재무건전성 선제적 확보 △지속성장이 가능한 과감한 사업구조 혁신 △원가, 판관비 절감으로 이익창출에 기여 △높은 도덕성과 주인의식 함양 등을 제시했다.

SM그룹 우오현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우리 SM그룹은 안팎으로 힘든 상황을 자주 맞이했지만 ‘사업분야가 넓은 기업이 장기적으로 경영이 안정된다’는 SM그룹의 신념과 저력이 돋보인 한해였다”면서 “국제분쟁에 따른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의 경영악재에서도 우리 그룹은 투자와 M&A를 지속해 재계 30위의 대기업집단으로 도약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회고했다.

우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SM그룹이 가진 ‘도전의 DNA’와 ‘불광불급(不狂不及)정신’으로 경영목표를 달성하자고 주문했다.

지난해 SM그룹 해운부문은 코로나19로 인한 해운업 호황이 종료됨에 따라 금융부담 증가와 운임하락이 거셌지만, 쉘(Shell)과 계약한 LNG선 2척과 LNG 벙커링선 1척이 인도돼 총 18척의 LNG 선단을 운영하게 됐다. 이를 통해 LNG사업부문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우 회장은 “한 때 잘나가던 기업들이 한 순간 파산하는 이유는 과도한 부채 때문”이라고 운을 떼며 “대출의존도가 낮은 기업은 절대로 망할 이유가 없다. 불황기에 과도한 부채로 파산했던 기업들을 반면교사 삼아 재무구조를 보다 탄탄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회장은 해운부문은 “코로나19 이전으로 운임 수준이 회귀한 해운시황을 고려해 수익성을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는 사업구조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화주와의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 해운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도 KSS해운 대표이사
박찬도 KSS해운 대표이사

박찬도 KSS해운 대표 “중견선사 넘어 대형선사로 발돋움 준비”

“해육상 직원이 실질적 회사 주인, 자발적 업무 수행 정체성”

KSS해운은 올해 중견선사를 넘어 대형선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한다는 경영방침을 정했다.

박찬도 KSS해운 대표이사는 신년사에서 “당사는 작년 연준의 가공할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면서 “비상경영 체제하에서의 경영 효율성을 기반한 회사 운영 및 각종 크고 작은 사고들 속에서도 분전과 분전을 거듭한 결과이기에 더욱 값진 결과”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경제의 성장세 약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고금리 지속 전망, 보호무역주의 확산,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의 이슈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하여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박 대표는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시장의 예상을 지속적으로 상회하며 오르던 연준의 금리 인상 이야기도 막을 내리고, 내년에는 아주 일부이기는 하나, 하락의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며, 올 연말은 보다 따뜻한 한해 마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SS해운은 올해 대형선사로 거듭나기 위해 가장 먼저 연내 해상직원들의 급여 및 근무환경과 복지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설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50 탄소중립을 위한 현실적인 최종 버전의 Phase를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육상 직원들이 실질적인 회사의 주인임을 인식하고, 자발적인 업무 수행을 가능케 하는 정체성 확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DX(디지털전환) 구축과 향후 구축된 DX의 근본적인 발전방향에 대한 계획을 구축하고, 미래성장동력 시장에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시 진입한다는 경영방향을 세웠다.

박 대표는 “이러한 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스터디하여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맡은 바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러한 준비를 철저히 하여 2024년엔 보다 더 나은 KSS해운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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