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 2010 KMI 해양정책 연례 심포지엄

서남해안 조력발전 경제성 평가, "논란 여지 있다"
환경부작용, 비용 감안하면 "경제성 없다"


 


 현재 추진 중인 국내 조력발전소 건립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이 재평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3월 10일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2010 해양정책 연례 심포지엄- 해양 신재생에너지 개발, 득인가 실인가?'의 발표자로 나선 유승훈 호서대학교 교수는 "조력발전소 건설 추진은 환경에 끼칠 부작용과 이에 대한 비용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 추진되어야 한다"고 밝혀, 현재 추진 중인 인천만과 충남 가로림만 조력발전소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가 개최한 동 심포지엄에서는 최근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인천만과 가로림만의 조력발전소 추진에 대한 경제적*환경적 접근이 이뤄졌다. KMI의 강종희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이 우리 해양환경 보존과 잘 균형을 이룰 수 있는가 △또 우리가 개발한 신재생에너지가 해양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타당성을 충분히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장현 국토해양부 제2차관은 축사를 통해 "해양환경은 중요한 분야임에도 불구, 당장의 성과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간과되기 쉽다"며, "신재생 해양에너지 개발에 대해 개발논리와 보존가치 양쪽의 균형을 잘 잡아, 바람직한 방법론이 구체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표자로 나선 이광수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에너지 소비국이자 후발 선진국으로서 국제 사회에 기여할 필요가 있으며 이의 방법은 친환경 에너지발전, 특히 조력발전소의 건설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였다. 이에 조력발전소 건설에 유리한 서남해안을 개발한다면 연간 400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현재 추진 중인 인천만 조력발전소의 경우 연간 4,799억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승훈 호서대학교 교수는 "그 동안의 경제성 분석이 환경비용을 고려하지 않은채 실시되었고, 최근 실시된 해양연구원의 경제성 분석에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특히 조력발전소 개발 예정지인 충남 가로림만의 예를 들며, "가로림만은 세계 5대 갯벌로 이 지역의 비시장적 가치는 연간 1,007억에 달한다. 타 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의 비용편익은 0.81로 '경제성 없음'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인천만 조력발전소 경제가치 4,799억원, 갯벌 육지화도 미미, 친환경 건설 가능

이광수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에너지의 수급전망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 에너지의 97%이상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다양한 환경적 액션이 취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에너지 소비국이자, 후발 선진국으로서 국제사회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 해양*신재생에너지 개발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서남해안은 세계적인 조력*조류에너지 부존지역으로 개발 여건이 대단히 우수하다. 현재 조사된 개발가능 에너지는 시화호 약 25.4만KW, 인천만 약 132만KW, 가로림만 약 52만KW의 조력에너지와, 울둘목 약 5~10만KW, 장죽수도 약 10~20만KW, 맹골수도 약 20~30만 KW 등의 조류에너지가 꼽힌다. 이들 에너지의 자원가치를 추정할 경우, 조력발전은 연간 400만톤 이상, 조류발전은 연간 100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만 조력발전소의 경우 2007년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내년 8월까지 1단계 연구가 진행된다. 기본안은 강화 남단부터 영종도를 잇는 규모로, 현재 중규모안과 대규모안이 검토되고 있다. 소규모안의 경우 강화갯벌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발전 타당성도 떨어져 배제되었다. 중규모안은 총 발전용량 1,320MW에 연간 101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안의 경우, 총 1,440MW의 발전용량과 연간 112만톤의 탄소 감축효과가 있다. 두 방안의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중규모안은 2.132(B/C), 대규모안은 2.063(B/C)으로 나타났다. 경제성 측면에선 중규모안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갯벌활용*보전의 측면에선 대규모안도 고려할 수 있다.


 이들 수정안을 따랐을때 인천만 조력발전소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약 4,799억원으로 평가된다.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갯벌면적 축소의 경우, 중규모안은 약 17.1%, 대규모안은 약 15.2%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중 육지화되는 부문은 미미하다. 대부분의 갯벌이 바다로 변하게 되어, 육지화에 따른 환경 피해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친환경 개발계획으로 방조제, 친환경 수문 등이 건설될 예정이다.
 
가로림만은 세계 최고의 갯벌, 해연의 비용편익 결과 문제 있어

유승훈 호서대학교 교수
 조력발전은 향후 다가올 석탄*석유 에너지의 고갈과 탄소배출 저감의 측면에서 피할 수 없는 대체 에너지이다. 그러나 조력발전의 난점은 발전소 건설을 위해 방조제를 쌓게 되고, 갯벌을 황폐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을 위해 환경을 파괴한다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조력발전을 하자, 하지말자 같은 간단한 논리로는 결론을 낼 수 없다. 환경의 가치를 정확히 고려한 후에 그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현재 시화호에서는 세계 최고 규모의 조력발전소가 건설 중이며, 만약 정부의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충남 가로림만에는 520MW, 강화도는 840MW, 인천만은 1,320MW의 조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될 것이다. 전 세계 조력발전소의 최대규모를 우리나라가 연이어 경신하게 된다. 재미있는 점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인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240MW)가 오랜 시간동안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는 반면에 다른 어떤 국가에서도 이 기록을 깨려하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연이은 조력발전소의 건립을 추진하고, 그 규모를 계속 확대해 세계기록에 대한 '경쟁(Racing)'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력발전소 건설 러쉬가 자연생태계의 파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충남의 가로림만은 서산과 태안 사이 호리병 모양의 반폐쇄성 형태이다. 이러한 호리병 모양의 갯벌은 세계에서 매우 드문 형태이며 특히, 가로림만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에 하나로 꼽힌다. 여기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연 그대로 보전된 천혜의 갯벌이다.


 지금까지의 환경영향평가나 타당성조사는 이러한 환경의 가치를 간과하거나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 가까운 예로 2000년, 환경비용 재평가로 전면 백지화된 영월댐의 사례는 많은 교훈을 준다. 이렇기 때문에 환경의 가치를 고려한 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 단순한 당위성의 주장이 아닌 다양한 경제학이론에 근거한 타당성 분석으로 합리적인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것. 환경의 가치를 비용으로 환산해 경제성 분석에 고려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남긴다.


 2007년 조사된 가로림만의 연간 비 시장적 가치는 약 1,007억원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가치가 약 720억(2001년 조사), 한강 하구 약 682억(2003년 조사)에 비해 대단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비용편익 조사도 변화가 나타난다. 해양연구원에서 분석했던  환경비용 미 고려시의 비용편익은 2.20, 그러나 이 비용을 감안한 이후 분석한 제 3기관의 비용편익 결과는 0.81로 나타났다. 0.81은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수치로, 사업추진을 백지화 할 수 있는 결과이다.


 지난해 해양연구원은 환경비용을 반영하여 가로림만 조력발전소의 경제성 분석을 다시 실시했다. 그 결과는 비용편익 1.25. 그러나 이 결과는 많은 의문점을 남긴다. 우선 조력발전소 건설로 인해 갯벌면적과 해수교환율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수면안정으로 수산물증대편익(연간 54.76억원)이 발생한다고 가정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한 연간 194.2억원의 관광편익이 발생한다는 분석도 비현실적이다. 연간 194.2억원의 관광편익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발전소의 건설로 연간 관광객들이 64만명 늘어나야 하고, 또 이들의 지출이 연간 약 500억원에 달해야 위의 수치가 가능하다. 그 외에도 교통편익이 5년에 걸쳐 1,299억원 발생한다고 가정했는데, 가로림만 같은 외진 지역에서 이러한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 보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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