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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현(鄭寅鉉) 선우상선 사장
“기업확장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392호] 2006년 04월 28일 (금) 14:27:27 이인애 komares@chol.com

 

선우해운, (주)봉신 M&A로 우회상장에 성공
공개시장의 자금을 통해 차기호황 대비한다


  ▲ 정인현 선우상선 사장  
 
 

인수합병(M&A)를 통한 기업의 몸집불리기는 국제적인 추세이다. 해운업계에서도 M&A로 기업의 외형을 키워 뉴스메이커가 된 기업들이 국내외에 여럿 있다. 선우상선도 그에 속한다. 


선우상선의 자회사인 선우해운은 올 3월 70년의 역사를 가진 특수산업기계 및 기계주물제품 생산업체인 (주)봉신을 인수·합병함으로써 주목받는 기업이 됐다. 이와함께 선우의 오우너이자 최고경영권자(CEO)인 정인현 사장도 해운업을 토대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인물로서 새롭게 부각돼 있다. 특히 봉신에 대한 선우해운의 M&A는 건실한 기업간의 거래였다는 점에서 최근 수년간 잇따른 일부 국내 해운기업들의 인수합병건과는 성격이 달라 더욱 관심을 끈다.


인수이후 봉신의 대표이사에 취임한 정인현 사장은 많은 시간을 인천시 가좌동에 위치한 봉신의 사옥에서 보낸다. 새로운 사업체에 대한 업무파악과 두기업간의 합병 준비로 한참 바쁜 까닭에서이다. 그래서 기자도 정인현 사장을 만나기 위해 인천의 수출 5공단에 소재한 봉신을 찾았다. 해운기업의 사무실보다는 중후함이 느껴지는 그의 집무실에서 선우해운과 봉신의 M&A 경위와 향후 사업구상을 들어보았다.


“기업의 확장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죠. 운을 믿고 따르거나 욕심에 의한 기업의 확장은 위험하다고 본다.”

 

돌다리도 두드려가는 신중한 성격
선우해운이 봉신을 인수한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는 정인현 사장의 말이다. 평소 돌다리도 두드려가는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진 그는 해운업을 보다 건실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건실한 제조업체를 인수하게 되었노라고 밝힌다. 해운에 상존하는 불안정한 요인들을 분산시키는 한편 공개시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필요한 시기에 선박확보 등에 투자해 안정적으로 해운업을 성장발전시켜가는 카드로 봉신의 인수를 선택했다는 얘기이다.


 

건실한 기업간의 인수·합병은 재무상의 시너지 효과를 배가시킬 가능성이 높다. 정 사장이 봉신을 인수·합병을 추진한 배경에도 이같은 재무적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선우해운과 봉신의 합병으로 재무능력을 키우면 상호 교차투자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자산규모가 커짐으로써 봉신은 신기술 개발로 규모를 키우고 선우는 선박의 적기확보를 위한 유동성 확보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재무능력 키워 교차투자 강점 살릴 터
“봉신을 인수하기 전에 중소형 조선소 인수에 관심을 가졌었다. 그러나 조선업보다는 제조업이 해운업의 불안정성을 보완하기에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조선업은 해운의 호황·불황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리스크 분산효과가 떨어진다는 측면에서 제조업체가 유리하다고 여겼다.”


안정적 성장을 위해 봉신을 인수한 뒤 선우해운은 봉신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3월 29일 합병을 위한 이사회 결의를 마쳤고, 5월 9일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합병된다. 합병이후 회사의 명칭은 (주)봉신으로 통일되며, 기계사업부와 해운사업부로 조직된다. 그러나 조직의 변동은 없고, 해운사업부의 사무실 역시 그대로 유지된다. 정인현 사장은 통합기업인 (주)봉신에 전념하고 해운사업부에는 전문경영인을 두어 경영해나갈 계획이다. 
두 회사의 합병 청사진은 봉신을 세계적인 특수기계 제작업체로 발전시키고 선우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회를 맞았을 때 선박을 탄력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함으로써 더 큰 발전을 이끌어간다는 그림이다.


벌크시장이 불황을 맞았을 때 시작했던 선우해운의 케미칼사업은 초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지난 해부터 이익을 내고 있으며, 올해에도 50억원이상의 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케미칼부문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기반을 다진 만큼 다시 찾아올 차기호황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자금확보여력을 갖춘다는 것이 선우가 추진한 M&A의 이유이다. 건실한 기업간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함으로써 자금확보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액션이었다는 것.

 

차기호황에 대비해 자금확보 능력 갖춰
“우리나라는 대표적 해운국인 그리스나 일본보다 해운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선박금융이 등장해 있지만 해운기업 스스로가 적정한 M&A로 자금력을 확대해 안정성을 확보한다면 또다른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벌써 차기호황을 대비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정인현 사장의 코멘트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다 또다시 호황을 맞았을 때 투자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논리이다.

 

5년내 동남아서 케미칼 강자되려
그는 특히 케미칼사업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1만톤 전후의 케미칼시장에서 향후 5년내에 동남아지역내 선도기업이 되는 것이 선우의 1차적인 목표다. 정 사장이 추진한 사업확장의 중심에 해운업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해운기업이 안정권에 진입할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냐의 여부는 필요시 선박을 신조할 수 있는 능력여부가 관건이 된다고 보고 있다. 유동성을 확보해 적기에 신조선박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때를 위해 자금확보여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사상초유의 호황을 누렸던 2년전 하룻밤새 선박매매가 성사되는 ‘긴박한 상황’을 경험했던 것처럼 선박매매에서 자금확보력은 시간을 다투는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을 갖추게 되는 것.


이미 차기호황 대비에 들어간 정인현 사장은 호황기에 벌어들인 돈을 잘 활용해 해운업에 재투자함으로써 한 단계 더 높은 해운산업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운만 해서 한국해운에 어느정도 기여할 수 있을지 회의스럽다’고 생각하는 그는 봉신을 더 발전시키고, 그러한 봉신을 통해 선박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마련하고자 한다.

 

봉신 선박주물제품 제작사로 발전시키려
선우는 봉신을 세계적인 특수기계 제작업체로 발전시키려 하고 있고, 자신감도 갖고 있다. 대학에서 기관학을 전공한 정인현 사장은 스스로를 ‘엔지니어’라고 말한다. 기계를 알고 있는 그가 봉신을 낙점한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다.  또한 선우가 내놓은 봉신과 선우의 상호 시너지 효과 청사진도 밝아 보인다.


선박의 최종수요자로서 선우해운은 조선산업과 선박엔진 등 선박기자재의 향후 기술개발방향을 잘 파악하고 있다. 이같은 환경을 토대로 봉신의 선박주물제품에 대한 기술력과 영업력을 강화해 세계적인 선박주물제품을 제작사로 (주)봉신을 발전시킨다는 것이 정 사장의 사업구상이다. 또한 봉신이 세계적인 특수기계 생산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정 사장은 선우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할 방침이다. 선우가 각국에 산재해 있는 수요처에 해상운송서비스 가치사슬을 글로벌화했고, 봉신과의 합병을 통해 경쟁력있는 글로벌기업으로 발전한다는 것.


합병법인인 (주)봉신은 2005년 결산기준으로 △자산총액 1,101억원 △매출총액 1,546억원 △순이익 114억원이 된다. 매출과 순이익이 합병 이전보다 각각 2.3배와 3.4배로 증가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증대되면 금융기관과 주요 거래처에서의 신뢰도가 향상될 것으로 정 사장은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주)봉신은 일본 등지의 협력업체가 요구하는 기술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기술투자는 물론 국내외 마케팅을 강화해 국내외 우수고객 확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특수선박에 집중투자 계획
해운사업부는 특수해상운송부문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것이 선우의 사업구상이다. 선박관리에 특별한 기술이 요구되는 화학물운송(케미칼) 등 특수선박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영업망을 확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봉신의 인수와 합병을 통한 사업확장이 선우만의 장점을 살리는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90년대 자생적으로 탄생한 해운기업중 장족의 발전을 보이고 있는 선사들이 꽤 있다. 최근 2-3년 호황을 통해 돈도 많이 벌어들인 그들기업이 시황이 꺽인 지금 미래를 대비하는 모습은 서로 다르다. 선우의 정인현 사장은 건실한 기업 인수와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으로 자금확보의 여력을 확대하면서 ‘해운기업의 업그레이드’를 선언한 모델이다.


정 사장은 “시대의 변화를 잘 읽고 신속하게 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망하고 움직이는 자는 흥한다’는 징기스칸식 경영철학을 경영활동을 통해 늘 스스로 다짐한다고 한다. 그는 일방적인 확장이나 잘된다고 안주하는 모습 모두 경계한다. 따라서 정 사장은 성을 지키는데 그치지 않고 성을 확장하기 위해 나선 것. 그가 시도하는 새로운 성쌓기가 성공하면, 그는 튼실하게 자기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우량한 해운기업으로 남을 것이다. 한차원 향상된 한국해운산업을 위해 그의 사업구상이 성공을 거두기를 바래보았다.


 

∥선우해운과 봉신의 인수경위와 매출 규모----

 

봉신, 연 700억원 매출규모의 기계제조업체
선우해운, 900억원 매출의 케미칼*벌크선사


 


총 267명의 직원이 종사하는 봉신은 1만 6,500평 규모의 부지에 4개 공장을 가지고 기계주물과 산업기계(타이어), 공작기계, 선박용부품 등을 생산하는 70년 역사의  제조업체이다. 특수기계부문에서는 국내 1위의 제조업체로서 연간 생산량이 2만톤 규모이다.


1936년 봉신 주작소로 설립된 봉신은 1988년 유가증권시장에 공개된 회사이며, 1995년 봉신산업과 합병한 이후 1997년 주식회사 봉신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2002년에는 산업자원부로부터 부품소재 전문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한 봉신은 요코하마엔지니어링, Cooper, 미츠비씨중공업, Mazak 등 해외유수의 업체에서 기술력과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매출에서 수출의 비중이 60%이상인 수출중심의 중견제조사로서 인천의 가좌공단과 남동공단 등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시가로 환산하면 순자산가액이 683억인 자산가치가 우량한 상장기업이기도 하다. 


(주)봉신의 지난해(2005년) 매출은 약 700억원 규모였으며 3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매출 900억원에 40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를 설정해놓고 있다. 
선우해운은 1996년 설립됐으며, 2005년 결산기준 자산 456억과 매출 874억원인 케미칼 특수선과 벌크선대를 운영하는 외항해운업체이다. 2005년에 900억원의 매출에 8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으며, 2006년에는 900-1,000억원의 매출목표하에 100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 인천시 수출 5공단에 소재한 봉신.  
 
선우상선이 100% 지분을 투자한 선우해운은 봉신의 주식 41.26%를 장외에서 매수함으로써 경영권을 인수했다. 인수금액(280억원)에 대해 시장에서 비싸다는 평가가 있지만 정인현 사장은 봉신의 사업과 재무구조의 건실성을 설명하며 그만큼 안정적인 회사를 산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전실사 과정없이 인수했기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전사주가 10억원을 올연말까지 예치해놓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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