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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항순례(1)/싱가포르
[385호] 2005년 12월 06일 (화) 11:17:53 김홍인(현대상선 차장) komares@chol.com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의 경제가 급성장하자 아시아지역 항만들의 중심항 경쟁이 더욱

▲ <김홍인> 현대상선 홍보실 차장

치열해지고 있다. 허브항의 지위를 선점하려는 항만간의 경쟁은 이제 국가차원의 경쟁으로 번져 각국정부의 중국을 드나드는 화물유치 전략 또한 공격적이고 다양하다.

 

컨테이너화물 부문의 세계항만 순위가 매년 지각변동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도 싱가포르항만은 세계 최고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홍콩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한 싱가포르항만의 허브항 유지전략을 시작으로 현대상선의 김홍인 차장(홍보실)이 세계의 허브항을 돌아가며 매월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국가경쟁력 세계 2위,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 세계 1위, 1인당 GDP 2만2천달러, Green&Clean City...”
서울보다 조금 넓은 684㎢ 면적에 인구 425만의 도시국가인 ‘작은거인’ 싱가포르(Singapore)를 상징하는 빛나는 수식어들이다.


동북아를 넘어 세계의 금융·물류 중심지로 선진국 반열에 오른 싱가포르의 경이로운 성장은 강력한 국가의 통제와 정교한 사회시스템의 산물이라는 곱지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慧眼과 과감한 투자, 헌신적인 국민성이 복합된 당연한 귀결이라는데는 이의가 없다.


자국 물동량이 고작 5%에 불과한 싱가포르항이 세계 최고의 항만으로 발돋움한 것은 실로 놀랍다. 세계 간선항로상에 위치한 유리한 지정학적 여건에다, 항만 좌우에 포진한 센토사섬 등 주변의 섬들이 자연 방파제를 형성하고 있고, 이를 체계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싱가포르항은 보통 항만도시에서 느껴지는 투박함이나 무질서를 찾기 어려울 만큼 쾌적하고 심플하다. 전 세계 200여 선사가 앞다퉈 이 항만을 이용하고, 123개국 600여 항만과 바닷길이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운항만업 왕관 장식하는 보석으로 간주
자국 GDP의 12% 가량이 해운과 항만산업에서 창출될 정도다. 싱가포르가 해운.항만산업을 ‘경제적 왕관을 장식하는 빛나는 보석’으로 간주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9월초 싱가프로 항에서 PSA(PSA Corporation, 싱가포르항만공사) 직원은 “올 상반기 싱가포르항이 라이벌 홍콩항을 제치고 1위로 등극했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1.6%가 늘어난 1,137만teu를 기록해 1.3% 증가에 그친 홍콩보다 63만teu를 더 많이 처리했다. 1987년 이후 처음이다. 부산항에 비해서는 거의 배에 달한다. 8월말까지는 1,540만 6,000teu로 홍콩의 1,464만teu보다 5% 가량 높아서 이런 추세면 올해 1위 자리는 무난한 듯 하지만 PSA측은 매우 신중한 반응이다. 그만큼 주변 항만과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탄종 파가(Tanjong Pagar), 케펠(Keppel), 브라니(Brani), 파시르 판장(Pasir panjang) 등 PSA가 운영하는 컨테이너 터미널과 JPP(Jurong Port PTE LTD)  산하의 주롱(Jurong) 터미널을 합해 총 42개의 선석에서 120여기 이상의 ‘갠트리 크레인(Gantry Crane)’이 숙련된 거미손처럼 쉴새없이 움직인다. 연중 무휴 풀가동하면서 하루 6만개 이상(teu 기준)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최고의 생산성을 갖추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PORTNET’과 ‘CITOS’ 등의 물류시스템으로 항만운영이 한치의 오차없이 이루어진다. 

 

42개 선석에 120여 갠트리크레인 풀가동
싱가포르항이 경쟁항만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換積港으로서의 기능. 미주와 구주의 중간에 위치한 요충지로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수출입 화물이 집결돼 미주 혹은 구주로 오가는 주요항로와 이어진다. 이렇게 換積되는 화물이 전체의 80%. 환적화물 한 개(20피트)를 처리하면서 200달러의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세계적인 換積港으로 키우기 위해 싱가포르항은 애초부터 換積이나 재수출 되는 화물의 무료장치 허용기간, 항만요금 등 여러면에서 특별우대조치 등을 취하는 과감한 정책을 펴왔다.  


세계적인 항만이 다 그렇듯이 싱가포르항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중 하나는 항만 배후의 잘 발달된 물류기지. 남쪽 해안선을 따라 20km에 걸쳐 ‘싱가포르 디스트리벨트(Singapore Distribelt)’를 조성하여 다국적 기업과 국제복합운송업체들을 유치하고 있다. 4개의 물류시설은 10만~21만㎡ 규모로 항만의 터미널과 바로 연결돼 화물포장, 샘플링, 조립, 검사, 지역배송 등 다양한 물류활동을 수행한다. 이 때문에 DHL 등 무려 6,000여개의 외국기업이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가 싱가포르의 1년 투자의 70%를 차지할 만큼 국제화되어 있다.

 

선용품판매 선박급유 등 부대서비스도 최고
더욱이 터미널을 임대하는 홍콩항 등과 달리 PSA는 거의 모든 선석을 직접 운영하며 선박이 접안을 위해 장시간 대기하지 않도록 하고 선박수리와 선용품 판매, 선박급유 등 세계 최고수준의 항만 부대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물류강국 싱가포르를 이끄는 헤드쿼터 PSA는 지난 1997년 10월 항만운영의 민영화 방침에 따라 기존의 PSA(싱가포르항만청)를 공공 항만운영회사인 PSA Corporation(싱가포르항만공사)과 항만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MPA(싱가포르해사청)로 이원화했다. PSA Corporation은 터미널과 물류시설에 대한 운영권을 갖고 항만의 모든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다.  MPA는 우리의 해양수산부나 지방 해양수산청에 해당하는 집행기구다. 항만의 실제 운영과 영업은 PSA Corporation이 맡고 있어 일반적으로 PSA라고 지칭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과 접해 있는 PSA 본사는 입구와 내부는 물론, 외곽까지 중무장한 사설 경비원들이 24시간 경계를 서고 있다. 요즘 들어 부쩍 강화되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귀뜸이다. 싱가포르에서 PSA가 차지하는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머스크이탈 위기 구조조정 인센티브로 극복
싱가포르항은 한때 ‘성장과 정체’의 딜레마에 빠져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씨랜드(Maersk-sealand)’가 지난 2000년 기항지를 인근 말레이시아의 탄중 펠레파스로 옮겨간데 이어 대만의 ‘에버그린(Evergreen)’도 2002년 그 뒤를 따랐다. 말레이시아의 항만 이용료가 싱가포르보다 30-40%를 싸게 하며 선사들을 유혹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다국적 기업들이 싱가포르를 떠나 혜택이 많은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중국 등지로 이탈하는 걸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고, 결국 PSA는 직원 800명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PSA는 곧바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 환적화물에 대한 보관료 할인혜택을 주고, 수출입 화물보다 평균 35% 낮은 하역료, 72시간 이내 재선적하는 환적화물은 10-51싱가포르 달러(6천원-3만원 정도)를 환급하는 등 다양한 인세티브제를 도입한 것이다. 정부도 선사와 화물유치를 위한 마케팅에 매년 1억 싱가포르 달러(약 614억원)을 투자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싱가포르항의 1위 자리는 몇 년후 또 다시 상해나 홍콩에게 물려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지만, PSA는 이에 아랑곳 하지않고 묵묵히 먼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파시르 판장터미널 12개선석 추가건설
대대적인 신항만 건설이 이루어지는 곳은 시내 서쪽의 파시르 판장 터미널. 오는 2011년까지 12개 선석을 추가로 건설하고 선석당 평균 4개(부산항 3.2개)인 크레인 등 하역장비와 무인자동화 시스템을 대폭 화충해 연간 물동량 처리를 지난해 2,062만teu에서 6년 뒤 3,100만teu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주롱 터미널 운영사인 JPP 역시 현재의 140만teu 처리규모를 5년후 240만teu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PSA는 1990년대부터 해외로도 눈을 돌려 한국(인천 남항)을 포함해 중국, 인도, 이탈리아 등 11개국 18개 항만에  공동출자 혹은 주식취득의 형태로 항만개발에 참여하여 매월 해외에서만 100만teu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이로써 PSA는 싱가포르와 해외에서 연간 3,311만teu를 처리해 전세계 물동량의 25%를 점유하는 거대 공룡 항만운영회사로 자리잡았다. 


싱가포르는 국가 차원에서도 새로운 플랜을 짜고 있다. 미래 국가경쟁력 강화전략 보고서인 ‘새로운 도전, 참신한 목표(New Challenges, Fresh Goals)’가 바로 그것. 이미 지난 96년부터 전국을 초고속 광대역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싱가포르 원’ 계획을 추진해 왔으며, 2000년부터는 해운.항만.도로 등 국가인프라를 모두 정보화한다는 ‘Infocomm 21’을 마련하고 세계 일류 정보통신국 건설의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첨단기술을 가지고 해외기업이 투자를 할 경우 5-10년간 법인세 및 개인소득세율을 면제 혹은 대폭 감면해주는 등 과감한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다. 

 

국가인프라 정보화  ‘Infocomm 21’마련
14세기 수마트라섬의 한 황태자가 방문했을 때 이상한 동물을 보고 사자로 오인하면서 ‘싱가푸라(사자의 도시)’라는 뜻으로 불리다 영국인이 싱가포르로 부르기 시작한 아름다운 나라 싱가포르.


컨테이너 터미널 바로 옆 여객선 부두 위로는 센토사섬과 연결된 케이블카(높이 60미터)에서 바다와 부두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옛항구의 선창가를 따라 음식점과 까페, 주점 등이 줄지어 있으며, 재래식 소형 화물선을 유람선으로 개조해 ‘바다택시’로 활용하는 등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고 촘촘하고 예쁘게 가꾸어 다듬어내는 지혜로운 사람들의 나라가 바로 싱가포르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强小國’으로 우뚝선 싱가포르. 그 싱가포르의 심장이자 상징인 싱가포르 항만의 빼어난 경쟁력은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우리의 미래를 위한 훌륭한 反面敎師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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