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석통합의 추진현황과 개선점

 

부산 감만부두 허치슨·대한통운 통합법인 BGCT 7월 운영
광양 선석 스와핑에 따른 3사간 통합작업 후속논의는 부진

 

 

대한통운 감만부두 전경
대한통운 감만부두 전경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산과 광양의 선석통합 작업이 대한통운과 허치슨, 동부의 기본협상 성공으로 일단락됐으나 후속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양부 강무현 차관은 “부산 감만부두는 허치슨과 대한통운이 통합에 합의했고 광양은 동부와 허치슨의 선석스와핑을 통해 선석 통합이 이루어지게 됐다”고 밝히고 “이로써 실질적인 선석통합 운영에 대한 기본 협의는 완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광양 1단계 선석 통합과 관련된 동부익스프레스, 대한통운, 허치슨 3사의 선석 스와핑에 따른 통합 후속논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향후 추진일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한통운·허치슨 부산감만에 BGCT 설립
한진·세방의 선석통합 작업과 동시에 추진돼온 허치슨과 대한통운의 통합은 한진·세방의 경우와는 달리 업무추진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한통운과 허치슨은 회사운영체계, 인력관리시스템 등에 있어 차이가 상대적으로 큰 국내회사와 외국계 회사라는 점에서 많은 시일이 소요된 것.


또한 허치슨의 경우 통합운영의 당위성을 홍콩본사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해양부의 입장에서는 국내외 외국인 투자자 유치 분위기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통합운영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구해야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두개사는 부산 감만부두 나머지 2개 선석에 대해서 통합한다는 내용의 MOU를 5월 24일 체결하고 6월 30일 각 50%씩 출자한 단일법인인 부산감만컨테이너터미널(BGCT)의 설립 등기를 마쳐 통합을 위한 기본 작업은 마무리된 상태다.

 

광양은 선석스와핑(맞교환)  통한 통합에 기본합의
광양의 경우는 좀 다르다. 대한통운이 광양 3-1단계 운영권을 확보한 후 1단계 선석 운영을 포기하면서 선석통합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기에 이른다. 즉 광양항은 선석 스와핑에 의한 통합 작업이 이루어지게 된 것. 이와 비슷한 시나리오는 이미 본지(2005년 5월호 참조)에 보도된 바 있다.


광양항 스와핑 계획에 따르면 광양 1단계 나머지 2개 선석에 대한 통합(대한통운과 허치슨)작업을 중단하고 1단계 허치슨부두(1선석)와 2-1단계 동부건설 부두(1선석)가 교환된다. 여기에 1단계를 포기한 대한통운 선석은 동부건설에 인계되어 동부가 1단계 나머지 2개 선석을 모두 운영하게 된다. 또한 교환된 2-1단계 허치슨 부두와 인접한 한국국제터미널(이하 KIT) 3개 선석이 통합되어 운영될 예정이다.<그림 참조>

 

 

작년 통합법인 설립한 한진·세방 효율성 기대이상
선석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하에 그 대상이 된 부산 감만부두와 광양 1단계 부두는 통합작업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4개의 운영사가 각각 1개 선석씩을 맡아 운영하고 있었다. 항만의 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 부두에 대한 선석통합 작업은 작년 9월 한진과 세방의 통합법인 운영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즉 각각 350m에 불과한 단일선석으로는 선박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340m에 달하는 8,000teu급 선박의 접안조차도 용이하지 않아 이에 대한 해결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진과 세방은 선석통합을 통해 부산과 광양에 각각 BICT(부산국제컨테이너터미널)와 GICT(광양국제컨테이너터미널)의 통합법인을 설립·운영하면서 부산항의 경우 700m에 달하는 선석의 확보를 통해 선석당 생산성 향상과 함께 CY 장치능력도 2만 258teu에서 2만 2,112teu로 9.2%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이를 운용하는 인력은 461명에서 410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선석통합의 효과는 선박의 재항시간 단축, 동시접안 선박 척수의 증가, 대형선 기항 가능 등으로 이어지며 비용절감을 통해 연간 감만은 약 90~300억원, 광양은 약 55~230억원의 경제적 효과창출이 기대된다는 KMI의 연구결과도 있어 해양부의 선석통합에 대한 의지는 확고했다.

 

해양부 및 관련기관 통합추진 위한 지원에 적극
또한 해양부는 기본적으로 선석 통합을 대상 업체의 자율에 맡기는 한편 원활한 통합이 이루어지도록 최대한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선석통합과 관련해서 해양부는 통합 운영사에 대해 전대기간을 향후 30년까지 늘려주고 또한 통합에 소요되는 기간 동안의 전대료는 일시 감면하는 방향으로 통합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이외에도 펜스철거 등 물리적으로 지원이 가능한 부분은 컨테이너부두공단 및 부산항만공사에서 직접 실시하는 등 관리주체가 이를 맡아 해결하고 전산시스템 통합 등에 투입되는 비용은 금액보조의 형식을 띤 지원이 예상되고 있다.


컨공단 등도 작년 선석통합 작업이 실시된 광양국제컨테이너터미널(GICT:한진·세방의 광양 1단계 통합법인)에 대한 펜스철거와 야드보강 작업 등에 10억여원을 지원한 바 있다. 한편 광양 1단계 부두에 설치되어 있는 갠트리크레인도 향후 운영사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항만 내 선석통합은 비용인하의 기본적 수단
선석 스와핑에 의한 통합작업은 이미 홍콩·일본 등의 항만에서는 선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되었던 방법이다. 홍콩 항만당국은 선석 스와핑의 기본방침만 수립하고 이해관계의 조정 역할만 담당하는 한편 당사자인 부두 운영사들이 상업적인 판단하에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로써 선석의 분산운영보다는 통합운영이 효율적이라는 확실한 결과를 얻게 된 것. 이 통합운영으로 부두면적·GC당 처리물량 증대, 부두능력 증대, 부두간 이동물량 최소화로 인한 배후교통 부담이 크게 완화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도 이와 비슷하게 기존 기업의 존속성을 인정하고 대상부두에 한해 기존 하역사가 출자한 통합법인을 설립시켜 터미널 전체시설의 공동이용, 터미널별 유지보수체제의 공동화 등을 실현하는 등 고효율의 부두운영을 이뤘다. 해외의 사례에서 보듯 항만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소규모 단위의 부두운영방식에서 탈피한 대규모 단위의 운영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해양부 항만물류과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석 통합은 부산항 감만부두와 광양항의 운영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편해 항만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작년 9월 통합에 성공한 한진·세방 터미널의 경우 부산항의 선석당 생산성이 시간당 83Van(1Van은 갠트리크레인이 컨테이너 1박스를 이동시키는 것)에서 105Van으로 증가하는 등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광양, 부산 등 나머지 선석의 통합이 완료될 경우 야드 활용률 또한 약 20% 내외로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KMI의 관계자도 “비효율적인 부두의 통합운영은 비용인하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석통합은 선사·운영사 모두에 이익
1개의 선석씩 운영하던 터미널에는 운영사별로 펜스를 통해 선석을 구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석 통합이 이루어질 경우 불필요해진 펜스는 철거되고 이 여유공간을 CY로 활용할 경우 장치능력은 자동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장치능력의 증대는 결국 본선 하역물량의 증대와 함께 터미널 내 장치물량의 증대를 통한 ODCY 이동물량 축소 및 셔틀 운송비 절감, On-Dock 내의 장치기간 증가로 서비스가 제고되는 효과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 이외에도 △인건비 절감 △전배현상의 감소를 통한 셔틀운송비 절감 등 터미널 운영사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다양하다.


선사 측면에서도 선석 통합으로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운항선사는 △선석의 확보가 용이해지고 △체선 및 적체의 해소와 함께 △운항스케쥴의 유연성을 확보하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터미널의 대형화로 인한 독점적 시장구조 형성 등을 이유로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으나 대체로 부두통합이 이루어진다면 부두이용물량이 확대될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부 “선석통합에 거는 기대 크다”
광양의 경우 1단계 2개 선석을 통합·운영하게 될 예정인 동부익스프레스는 이번 선석 통합을 계기로 선석 효율성 증대와 함께 신규선대 유치 측면에서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영업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선석의 통합으로 생산성 및 부두효율성이 극대화되는 한편 마케팅 능력의 극대화로 이어져 결국에는 신규선대 유치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동부 물류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해양부가 지적한 바와 같이 통합 전의 비효율성을 그대로 답습하며 선석당 공칭능력 50% 수준의 물량을 겨우 처리해오던 상황이 이번 통합을 계기로 분위기가 대반전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보이고 있다. 동부 관계자는 “광양의 경우 동부에서 현재 운영하는 1개 선석으로는 효율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에도 여의치 않다”면서 “이번 통합으로 선석 추가 운영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초대형선의 상시 접안이 가능해져 추가선대 확보를 통한 운영이익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고 크게는 우리나라 항만의 대외적 경쟁력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양 부두통합에 해당업체간 적극적 의지 보여야
부산은 통합을 위해 대한통운과 허치슨의 MOU와 함께 통합법인 설립이 완료되었지만 광양은 기본적인 합의만 이루어진 채 통합을 위한 실무적인 움직임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후속논의가 언제쯤 이루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과 달리 나름대로 복잡한 선석통합의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대한통운, 허치슨, 동부익스프레스 3사의 협의가 원활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 업계 관계자는 “2007년 3-1단계 건설이 마무리되고 현재 1단계의 대한통운이 이전되는 시기에 맞춰 선석 스와핑 등 추후 일정을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간단한 작업이 아니기에 미리 3사의 세부적인 협상테이블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양부의 추가적인 중재노력과 함께 업체 스스로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현재 선석 통합에 대한 합의만 존재할 뿐 이후 대상 운영사간 3자 협의체 구성이나 향후 계획은 전혀 준비된 바 없다”며 “어느 한 업체가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세부협상은 원활히 이루어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컨공단 관계자는 “올해안에 준공될 것으로 예상되는 3-1단계 부두가 정상운영될 수 있도록 대한통운과의 협의가 긍정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내년 3월 이전에라도 대한통운이 이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석 통합시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추가비용 등은 작년 한진·세방의 경우와 같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기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만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추진되고 있는 부산과 광양 일부 선석의 통합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지금, 해당업체간 끈기있는 협상 노력을 통한 부두의 통합이 원활히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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