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이해관계에서 선박금융 구체화 단계”

이종철 선주협회 회장이 천안 수협 연수원에서 워크숍 일정 막간에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회장은 당면과제인 선박금융 전문기관의 설립 추진에 대한 의지와 계획, 선원과 선박금융 전문인력 양성의 문제, 시황, 협회장직에 대한 소회 등에 대해 밝혔다. 이 회장은 선박금융 전문기관 설립 추진과 함께 해운조선금융에 대한 융합 전문지식을 갖춘 선박금융 전문인력의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박금융전문기관 설립 추진에 대해
해운업계 내에서는 선박금융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선박금융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해운업 외곽으로 확산시키는 단계이다. 해운업계의 공감대를 형성한 첫 단계에서 금융계와 정·관계 등에 공감을 얻어가는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는 국면이며, 이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고 있는 단계이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추진력을 받으면 1년 내지 1년 반안에, 즉 내년 하반기안에는 어떤 형태로든 결실을 맺어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에대한 이해관계는 제각각 다르다. 부산시는 선박금융 중심지가 되겠다는 욕구가 있고, 국토해양부 또한 나름의 시각이 있으며, 기존은행들은 기존금융을 강화하면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재부에서는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들리는데
기재부가 반대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방법론에서 기존 금융기관의 기능을 확대해서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은 반대는 아니고 방법이 다른 것이라고 본다.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의 기존금융을 확대한다면 분명 그것도 하나의 옵션이다.
그러나 해운업계가 선박금융을 선호하는 것은 실제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금융과 해운, 조선을 완전히 이해하는 전문가가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선박금융기관은 하나의 브릿지다. 객관적으로 검증된 선박금융 전문가들을 만들어내서 그들이 기존 금융기관으로 퍼진다면 그때는 선박금융전문기관이 없어도 된다고 여긴다. 국내금융과 해외금융의 차이는 선박금융에 대한 지식이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기재부와 금융위원회가 이해를 못한다기 보다 방법론에서 우리와 시각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환경을 극복해나가는 것이 해운업계의 과제이다.

●선박금융에 대한 특혜 시선에 대해
해운업에 특혜를 달라는 것은 아니다. DVB 등 해외선박금융은 해운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금융지원이라는 말을 통상 쓰는데, 지원이란 표현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2-3년전까지만 해도 선박금융이 발전하기 어려운 나라였다. 해방후 50여년간 부동산 가격이 끊임없이 올랐기 때문에 은행들이 자본이 불충분한 선박으로 갈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부동산 신화가 어느정도 멈췄다. 그러니 저축은행과 건설회사의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부동산 다음으로 담보금융할 수 있는 분야가 선박이다. 지금은 선박투자에 대한 관심이 유발된 시점이다.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진 선박에 대한 투자관심을 잘 이끌어나간다면 금융기관들이 해운업이 훌륭한 투자처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지, 은행권에 지원해달라는 개념은 아니다.

●정부 지원이 없는 상황에 대해
개인적으로 정부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해운의 호불황이 예외적으로 생긴 것도 아니고 호불황은 수요공급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반복적으로 늘상 발생하는 것인데, 그건 기업이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는 해운업 자체라기 보다 전세계 금융이 패닉상태에서 금융마비가 되었다. 때문에 그때는 일시적으로 산업 전반에 대한 금융이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루틴한 상태에서 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단 해운업이 우리기업간의 경쟁이 아닌 중국과 일본 등 국제적으로 무한경쟁 산업이기에 산업 전반적인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정상적으로 금융이 돌아가게 해달라는 요구이다. 

●중국의 해운조선산업 육성책에 대한 대응책은
중국이 세계해운의 강자로 등장하는 것은 기정사실일 것이다. 국가지원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국 자체가 세계적으로 화주국가이고 물류와 해운시장이 방대하기 때문에 충분한 토양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해운업에서 승부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서 결정된다고 본다. 전문가집단의 지식과 시스템으로 승부가 난다고 생각한다. 누가 어떻게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바뀐 트렌드에 대응해가느냐가 관건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경영진이나 전문인력이 우수한 상황이다. 금융인프라는 취약하지만 기업가 정신이 강하고 해운전문인력이 서포트가 되고 있다.

실질적인 문제는 해운전문인력의 공급이 원활치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수한 해기인력의 전승이 큰 문제이다. 세제혜택 등 실질적인 혜택을 통해 대국민에 해운의 이미지 제고에 힘써야 한다. 젊은이들이 해운에 매력을 느끼고 열정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과제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본해운은 희망이 없다고 본다. 호황기에 배가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배가 잘못해서 불황이 온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잘못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온 것이다. 우리 해운인력이 중국이나 일본의 고급인력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우수한 인력 확보가 국내 해운경쟁력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본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