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첫 번째 선박투자회사(이하 ‘선박펀드’)가 설립되고 선박이 간접투자대상으로서 소개된 지 벌써 햇수로 8년이 되었다. 2004년 선박펀드가 처음 출시되고 나서 그 이후 선박펀드는 그 내용적인 측면에서 질적 변화가 있었는데 채권형 상품에서 실적형 상품으로의 변화과정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선박펀드 초기상품은 대부분 해운선사와의 소유권 취득 조건부 나용선 계약을 근거로 채권형상품이었다. 이미 확정된 용선계약, 용선료로서 상품구성이 확정되면 펀드만기까지 아무런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되는 채권과 유사한 구조였다. 이러한 채권형 상품은 비록 배당수익률은 높지 않았으나 당시 저금리상황과 비과세의 특혜로 선박펀드가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자리잡는데 공헌을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채권형 상품은 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그 혜택이 전적으로 해운회사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투자자입장에서는 상품구성 이후 추가 배당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라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채권형 상품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실적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이는 투자자 수익률 상승이라는 시장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실적형 상품의 출시과정에서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형태는 기존의 채권형 상품의 안정성에 선박매각이익의 일부를 추가로 지급하는 혼합형 상품이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에 상당한 장점이 있으나 BBC HP 용선 선박을 자사선과 동일시하는 해운회사 입장에서는 선박매각이익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에서 혼합형 상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2010년 이후 출시되는 실적형 상품의 공통적인 특징은 단순 나용선(SBBC)을 선박운용의 기본으로 삼고 있으며 대선기간 중 또는 대선기간 후 선박매각을 통한 선박매각 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황시장에서 선박용선료는 통상적인 금융구조로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은행대출규모를 축소하여 시장에서 통하는 용선료를 맞추고 선박운용기간 동안 투자자에게 고정된 배당을 지급하고 선박매각에 따른 추가이익의 향유를 그 선박펀드의 운용목표로 삼는 것이다. 이러한 실적형 상품의 구성 배경에는 신용도가 좋은 용선사와의 용선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 흐름을 확보, 고정 배당을 원하는 시장 요구를 반영하고 현재의 선가가 상당히 저가인 수준이라는 점에 착안, 선가 상승의 기대를 상품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불황시장에서 시장에서 요구되는 용선료를 맞추고 일정 수준이상의 고정배당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원금상환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데 이는 곧 선박매각 이익규모가 축소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상품을 구성함에 있어 안정된 자금흐름 또는 고정배당이라는 한정된 틀을 벗어나 시장지향적인 사고에서 시장운임 연동형 실적형 상품이 보다활발히 논의될 필요가 있다.
근래에 들어 운임에 대한 대형 하주의 입장이 상당히 변화하고 있다. 과거 고정운임을 Risk Hedge차원에서 이해했다면 지금은 운임을 시장에 연동시키는 것이 Commodity시장에서의 위험을 흡수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사고의 전환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대형 하주와의 장기계약을 바탕으로 시장운임 연동형 실적형 상품을 구성하는 것은 거래상대방 위험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투자방안이 될것이다. 또한 아직 선박펀드의 역사가 일천하고 급격한 시장변화로 인해 투자심리가 많이 위축되었지만 지금의 불황시장에 투자함으로써 투자금액을 축소하고 수입을 불황시장에 고정시키지 않음으로써 향후 운용수익의 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시장운임 연동형 상품을 통한 선박투자는 투자 시기나 투자 형태적인 면에서 성공투자의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해운시황이 불황이라는 상황에 착안해서 본다면 적절한 규모의 원금상환을 1차적인 자금흐름을 목표로 삼고 이후 시장운임 상승에 따라 운용중 배당을 증가시키는 것을 2차적인 자금흐름의 목표로 펀드를 운용한다면 원천적인 원금상환위험을 해소할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정배당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에 맞추어 선박운용을 하는 것이 오히려 펀드운용의 안정성을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선박펀드가 대상으로 하고 있는 투자자 시장이 해운시장에 대해 그리 우호적이지 않고 최근의 해운불황의 여파로 시장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시장지향적인 모델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대해서는 우려가 있지만, 210년 이후 BBC대선 형태의 실적형 상품이 성공적으로 런칭되었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그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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