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높아져만 가는 시장의 경쟁과 압박을 헤쳐 가는 해운 선사들의 다양한 생존전략에 대해 영국의 해운전문지 CI誌가 보도한 내용을 번역했다.

 

  세계 여러 곳에서 싹트고 있는 신흥 무역들을 이끌어가려면, 선박과 터미널 그리고 IT 시스템을 위한 자본의 필요성은 영원히 늘어만 갈 것이므로 합병은 불가피하다.


  유럽-아시아 항로를 잇는 컨테이너 선단에서 수십억 달러 이상의 변동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컨테이너 운송 이익이 - 가장 최근 몇 년간은 제외하고 - 바닥을 치는 순환을 지속한다면 합병은 피할 수 없다. 오직 해운 산업에 대한 열정을 가진 경영자만이 수익에 대해 조심스러운 여유를 가지고 있다. 이런 순환적 환경은 아마도 2009 유럽 기반의 무역을 위한 협의기구의 해체보다 더욱 나쁜 일일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세계의 다른 곳도 분명히 유럽의 주도를 따를 것이란 점이다. 일본 공정 거래 위원회가 오늘날 세계 사회의 협정에 대한 타당성과 필요성에 대해 묻는 지경이다.


  해운 분야의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전략을 살펴보려고 한다. 몇몇 회사와 맺고 있는 사업관계 속에서 그들이 말하는 것을 읽고 살피며 형성된 나름대로의 시각에서 해석하게 될 것이다. 물론 다른 여러 방법들이 있겠지만, 주목할 만한 사실은 오늘날 국제 교역에 있어서 그룹을 형성한 업체들은 아주 교묘한 접근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운계 실패 = 파산이나 M&A

  역사는 해운업계에서 실패란 파산이나 인수합병과 같은 무거운 대가를 요구한다는 걸 알려준다. 그 위대했던 말콤 맥린도 1980년대 중반 US Lines의 실패로 인해 파산에 이르고 말았다. 해운 산업 초기의 주역들은 이제 모두 교체되어 버렸다. 시랜드, US 라인, 무어-맥코믹 라인, 시트레인, OCL, ACT 등 개척자들은 모두 사라지거나 다른 회사의 산하로 들어갔다. 그들은 새로운 자본의 요구와 존재하지 않는 이익의 간극을 메우지 못했던 것이다.


  US 라인은 1965년과 67년 사이에 세금을 포함해서 600만불의 이익밖에 얻지 못했으며, 당시 업계의 거물이었던 시랜드조차도 그보다 조금 더 나은 3,000만불 이익에 그쳤다. 대조적으로 머스크 라인은 2005년에 세금을 제외하고도 15,000만불의 이익을 얻었다.


사실 맥린은 자본의 필요성을 일찍 깨닫고 SL7 시리즈의 선박들을 개수하는 데에 투자할 수 있는 자본을 가지고 있던 레이놀드 토바코사의 인수제의에 동의했다. 그러나 견실한 수익률을 거두던 전통 있는 담배 회사는 낮은 이익만 내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자본을 요구하는 해운사업에 질려버리고 말았다. 결국 시랜드는 작은 회사들로 분할되었으며 후일 철도회사인 CSX에 인수되었다가 다시 머스크라인에 팔려가는 신세가 되었다.


  그 이후 완전히 새로운 선사들이 나타났다. 에버그린은 1968년에 출범하여 1973년 AP Moller사에서 첫 컨테이너선을 건조했고, 스위스에 기반을 둔 MSC사는 1970년까진 존재하지도 않았다. CGM의 경우 역사를 되짚어보면 1851년에  Messagerie 해운이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CMA사는 쟈끄 사드에 의해 1978년에 창립되었다. 상위 5개사 중에서 오직 Hapag-Lloyd사만이 업계에서 장수했다고 말할 수 있으며, 이 회사가 살아남아서 번성하고 있는 이유는 전통적이고 조심스런 경영방식 때문인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Hapag-Lloyd도 과거에 재정난을 겪은 일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 회사들은 사업에 대해서 조금밖에 모르는 투자자들로부터 거대한 금액의 투자금을 모으는 기술을 가져야 했고, 복잡한 세계 전략을 관리할 신묘한 IT 시스템도 개발해야 했다. 화물이 수익성을 유지해준다면 양보 경영도 중시했다. 순수한 해양지식만으로 수송선을 운용하던 시절은 이미 먼 옛날이야기인 것이다.

 

 

MSC 의사결정 신속 ‘싼 배는 다 사’ 전략

  가장 분명한 전략을 가진 해운 회사는 MSC라고 본다. 쟝뤽 아퐁테 선장과 대화를 나눈다면 분명히 당신에게 그가 가장 최초의 선주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MSC는 그들의 선박들로 돈을 번다. MSC는 값만 싸다고 판단되면 중고 선박이든 새 선박이든 가리지 않고 산다. 그 장점은 물론 결정에 주주들과의 복잡한 회의가 필요한 회사들과 달리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점이다. 수요가 적으면 조선 시장의 가격이 싸지는데, 다른 선주들이 투자하기 위해 주주총회에 교섭을 청할만한 배짱 -혹은 용기-가 없을 때이기도 하다.


  또한 MSC는 우리 모두가 너무나 궁금해 하는 간접비의 최소화를 구현할 줄 아는 기업이다. 저렴한 선박과 낮은 간접비의 조합이 막강한데, 특히 그 사실은 이 회사가 다른 컨소시엄이나 협의체의 주요 회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연관되어있다. MSC는 물류 사업과 주제넘은 항만 경영에는 관심이 없다. 터미널 경영에는 다소 관심을 보이기도 하지만 주력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MSC도 재미를 좀 보기 위해 크루즈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한 것은 설명이 필요하다 하겠다. 이들은 벌써 8척의 중형 크루즈선을 지중해 - MSC의 뒷마당과 같은 구역 -에서 시험 운항하고 있다.

 

 

Hapag 보수주의적 프로의식 장수 요인

  이미 Hapag-Lloyd의 보수주의에 대해 언급했다. 고객이든지 컨소시엄의 파트너이든지 하파그 로이드사와 일하고 있다면 누구나 회사의 프로의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파그 로이드사의 프로의식은 CP Ships를 흡수합병하면서 더욱 여유로워진 것으로 보인다.


  하파그 로이드사의 성격이라면 가격에 책임을 지고, 강한 양보 경영과 열정적인 이익 증진의 추구, 그리고 엄청난 능률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MSC와 비교해서 중요한 차이점은 하파그 로이드사는 선주를 항상 염두에 두고, 회사의 이익은 선박의 효율적인 운용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웹사이트에 나타나는 첫 번째 문구가 모든 것을 말해 준다. ‘하파그 로이드 그룹은 국제 컨테이너 정기선 해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MSC처럼 하파그 로이드사도 항만사업에 관심을 돌리진 않는다. 이사회의 수장인 마이클 베렌트는 인터뷰를 통해 “특별히 그럴 필요가 없다면 우린 터미널에 투자하진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또 물류 사업에 끌리지도 않는 듯이 보인다.

 

MSC와 하파그 로이드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MSC가 확고히 독립적인 상태로 남기를 바라는 데에 반하여, 하파그 로이드는 여전히 컨소시엄을 신뢰하고 있으며, 컨소시엄 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하파그 로이드의 신중함과 보수주의 - 아마도 다른 회사들보다 오래 사업을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는 회사가 컨소시엄 시스템에서 벗어나 표류하는 것을 더욱 꺼리게 하는 요인인 것이다. 하지만 그런 요소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고 하파그 로이드도 MSC처럼 크루즈 선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또 다른 선사 중 진정한 선주로 에버그린이 주목할 만하다. 회장인 YF Chang 박사는 그 의 저서를 읽은 독자들이 자신이 선장이란 사실과 에버그린은 자사 선박들을 효율성과 경제성에 입각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절대 잊지 못하게 해준다. 에버그린과 MSC간의 공통점은 창립자가 모두 해운 협의기구나 물류와는 별로 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 사실은 매우 인상적이다. 하지만 창이 아직 EVA 항공을 소유하고 있기는 하다.

 

 

OOCLAPL, 종합물류기업 지향 기업

  두 번째 주요 전략은 미래지향적 물류회사들이 물류 공급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소개하는 두 곳의 해운사가 이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 OOCL사는 달성 목표로 ‘가장 발전된 컨테이너선과 최고의 물류 서비스 공급자가 되자’는 기치를 내걸었다.

 

● APL 물류는 ‘처음부터 끝까지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최신의 IT기술과 데이터 연결로 공급망 예측과 조절을 극대화할 것이다.’라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비록 물류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에게 합법적으로 서비스를 하지만, 이런 회사들이 타사와의 경쟁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알아내기는 어려웠다. 전 세계 100여 개국에 750개의 사무소를 가지고 있는 Kuehne+Nagel(K+N)사나 세계 135개국에 6,500개 사무소를 가지고 있는 DHL(물론 많은 수의 DHL 사무소들이 소화물 비즈니스에 사용되고 있지만)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만약 회사가 선박보다 물류업을 선택할 경우, 공급자들은 해운업체로서의 장기적 미래를 보고 있는 것인지가 진정 궁금하다. 물류업은 완전히 다른 경영 방식을 필요로 하는 아주 복잡하고 전혀 다른 사업으로 보이는데 말이다.


K+N과 DHL은 해양 수송의 주요한 고객들로 그들 자신을 물류 공급자라고 하는 회사들이 시장의 성장 중인 주요 부분들을 무시할만한 여유가 있을까?

 

 

일본선사, 그들만의 해결책 - 자국 고객에 집중

  일본 경영자들은 그들만의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사업에 대한 집단주의적 철학은 일본 경제와 고용자 모두를 위해서 오랜 세월동안 유지되어 왔다. 그들은 오래전에 해운사업은 순환한다는 사실과 기초를 다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종류의 선박 - 자동차 수송선, 탱커, 페리, 로로선, 건화물선 등등 - 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닫고 있었다.
  NYK와 MOL사는 그들의 해운 사업 이익에서 40%를 차지하고 나머지 60%는 K Line이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확장을 하던 축소를 하던 터미널 사업, 그리고 일본과 미국 내 공장과 연계되어 있다. 작년에 NYK는 암스테르담의 세레스 터미널을 인수했고 일본 해운도 로테르담의 Maasvlakte II같은 터미널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와중에 MOL도 플로리다 잭슨빌의 터미널 개발 프로그램에 뛰어들었다.


  모든 일본 선사들이 물류 사업에 가담하고 있지만, K+N이나 DHL과 불꽃 튀게 경쟁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물론 일본 선사들은 - 심지어 물류업에 엄청난 투자를 한 NYK Line까지도 - 본래부터 해상 운송을 하려는 일본 고객들에게만 집중하고 있다.

  일본 선사들을 살펴봤으니 대한민국으로 관심을 돌려보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모두 아주 다양한 선박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진은 여전히 이익의 80%가 정기선 운항에서 창출되며, 그 의존도가 줄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현대상선은 LNG선과 벌크 수송선 그리고 기름 탱커와 비슷한 법칙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몇 년 전 금융환경에 등 떠밀려 고 수익을 창출하던 자동차 수송선 사업을 매각하고 말았다.

 

 

Maersk, '뭐든 할 수 있다‘는 머스크의 야심과 오만

  ‘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철학은 조금 우려가 되는 바이다. 물론 머스크 라인을 두고 하는 소리다. 전술한 바와 같이 해운 산업에 몸담은 모든 업체들은 이 해운사의 성장력에 불안해하고 있다. 그렇다. 지금은 비록 P&O 네들로이드 사를 인수하고 소화불량을 일으키고 있긴 하지만, 곧 극복해낼 것이 분명하다. 머스크 라인은 점점 더 큰 배를 건조하고 있고 지금 존재하는 다른 수송선단보다도 더 많은 수를 주문해 놓고 있다. (MSC는 제외)


  게다가 머스크사는 큰 선박들을 건조하면 할수록 터미널을 소유하는 것이 운용에 용이하다는 이론 하에 유럽과 북미, 지중해, 중동 그리고 아시아에 걸쳐 40개의 터미널에 투자하고 있다. 그래서 머스크사는 최대의 해운회사일 뿐만 아니라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자이기도 한 것이다.


  물류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해운사가 많긴 하지만, 머스크 ‘물류’는 K+N이나 DHL에 비하면 조금 작아 보여도 전 세계적으로 200개의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거대 물류 회사다. 하지만 고객들이 항상 품게 되는 의문점은 그들의 컨테이너를 항상 최종적으로 머스크 ‘해운’의 선박으로부터 받을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인지, 혹은 머스크 물류가 진정으로 독립적이어서 K+N처럼 누구든지 화물을 수송해도 괜찮다는 융통성 있는 입장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거기에 APM 터미널과 머스크 물류의 딜레마가 있는 것이다. : 그들은 각각 독립적인가? 아니면 해운회사로서의 머스크를 지원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머스크, 퇴출사업 고민 중” 소문 나돌아

  근래 들어 머스크 라인은 어떤 사업을 남겨둘지를 주로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 소문에 의하면 머스크사는 그들의 트럭 운송 회사를 처분할 것이라고 한다. - 머스크사는 이미 포트링크를 처분했고 조선소들도 매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머스크 라인이 도달한 결론은 아마도 합리적인 차원으로 운영하기엔 조직이 너무 복잡해졌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것은 더 많은 이익을 창출을 위해 한걸음 더 앞서 나가려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CMA CGM을 언급하겠다. 이 회사의 성장은 정말 놀랍다. 그 자유로운 정신과 ‘할 수 있다’는 자세는 20년 전의 시랜드사를 생각나게 만든다. 이 회사는 배를 건조하고 회사들을 사들였다. CMA CGM은 터미널을 손에 넣는데도 센스를 보이고 있다. 물류분야에 있어서 이 회사의 미래는 점칠 수 없지만, 이 투쟁의 장에서 그들만의 생각을 분명히 해야만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모두 네 개의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겠다. (1) 해운사들은 그저 해상 운송 회사로 남길 원한다. (2) 해운사들은 거대 해상 운송 그룹으로 거듭나려 한다. (3) 해운사들은 스스로를 물류회사로 보려고 한다. (4) 머스크 라인이나 CMA CGM처럼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한다.


  놀랄만한 사실은 9.11 사태의 여파로 경기가 급랭하던 2001년과 2002년 사이에 망한 회사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 여파는 2005년에 나타나서 주주들은 낮은 수익에 허덕이며 주식을 팔 수 있을 때 팔아치워야 했다.


  컨테이너 혁명이 일어나던 당시의 수송선사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선사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비록 합병을 하더라도 말이다. 그들의 사업 목표는 명확히 새로운 경영법을 가리키고 있다. 말콤 맥닐의 경영법은 이미 한물 간 것이다. 감명적인 것은 모든 해운사들이 비록 전략은 다르더라도 그들이 가야할 곳과 어떻게 가야하는 지 그 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해운기업들은 또한 국제 무역의 두 자리 수 성장에만 의존하는 대규모 사업 확장의 위험성도 깨닫고 있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새로운 컨테이너선이 진수되는 광경을 꿈꾸며 잠 못 이루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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